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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두천 박찬호 야구공원, 3년전 기공식 후 공정률 0%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소요산 기슭의 작은 마을. 3년 전 야구선수 박찬호씨가 참석한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의 야구공원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기공식이 열렸던 곳이다. 지금 진행되는 공사도 없고,  야구장 추진을 알리는 현수막도 하나 없다. 
2014년 7월 '소요산 박찬호 야구장' 기공식 때 박찬호 선수가 참여했던 모습. [연합뉴스]

2014년 7월 '소요산 박찬호 야구장' 기공식 때 박찬호 선수가 참여했던 모습. [연합뉴스]

 마을 주민 용운선(60)씨는 “박찬호 야구공원이 조성되면 도로가 갖춰지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집값도 오를 것으로 많이 기대했는데 3년째 진전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서 유명인 이름딴 거리, 테마파크 조성 사업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은 사업자 사정으로 지지부진
주민들 “지역 발전 기대했다가 실망. 잘 추진되길”
동두천시 “지역경제 발전 위해 행정적 지원 방침”

인천 ‘류현진 야구장’도 4년째 오리무중
충북 청주시 ‘김수현 아트홀’ 2108년 준공
경기 성남시는 '신해철 거리' 조성 예정

동두천시 관계자가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소요산 기슭의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예정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동두천시 관계자가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소요산 기슭의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예정지를 설명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박찬호 야구공원은 동두천시가 민간자본 330억원을 유치해 상봉암동 32만㎡에 2000석 규모의 야구장, 타격연습장, 실내 야구연습장 등을 만들기로 했던 곳이다. 
'소요산 박찬호 야구장' 조감도. [사진 경기도]

'소요산 박찬호 야구장' 조감도. [사진 경기도]

 26일 동두천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지금 표류하고 있다. 2013년 2월 경기도와 동두천시, 박찬호 선수, 소요산야구공원㈜가 협약을 체결한 뒤 2014년 7월 기공식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사업자가 기간 내에 법정 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지난 2월 28일 실시계획 인가가 취소됐다.   
 사업시행사인 소요산야구공원㈜ 주경성 부사장은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지난 15일 실시계획 인가를 다시 동두천시에 낸 상태”라며 “인가가 나는 대로 착공해 1년 뒤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운성 동두천시 투자유치팀장은 “야구공원 조성 때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시는 행정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위치도. [사진 동두천시]

'소요산 박찬호 야구공원' 위치도. [사진 동두천시]

 유명인을 내세운 거리와 공원 등이 전국에 잇따라 조성되거나 추진 중이다. 대구의 김광석 길처럼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사업자 내부 사정이나 재정부담 때문에 차질을 빚기도 한다.  
 인천의 ‘류현진 야구장’은 4년째 진척이 없다. 인천시는 2013년 11월 인천시청에서 류현진 선수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참여한 가운데 ‘인천 야구 꿈나무 육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시는 야구장 건설부지 제공 및 재단 설립지원을, 류 선수는 어린이야구단 후원 및 장학사업 등을 펴기로 했다.  
2013년 11월 23일 인천시청에서 류현진 선수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야구 꿈나무 육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인천시]

2013년 11월 23일 인천시청에서 류현진 선수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야구 꿈나무 육성과 스포츠 발전을 위한 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인천시]

 
시는 이후 체육공원을 만들기 위해 매입한 땅을 제공키로 했다. 하지만 2013년 4월 감사원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럭비경기장과 체육관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를 과도하게 매입해 재정부담을 키웠다. 체육공원을 조성하지 말라”고 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한국 드라마계의 대모로 불리는 청주 출신인 김수현 작가의 이름을 딴 상당구 수동에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올 상반기 설계를 마친 뒤 2018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경기 성남시는 다음달 초 분당구 발이봉로 3번길 입구부터 수내 어린이공원까지 160m 구간에 ‘신해철 거리’ 조성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분당에는 신씨의 음악작업실이 있었다. 오는 9월 거리가 완공되면 고인이 10년간 진행했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을 딴 ‘고스트 스테이션’ 부스, 간이 공연장 ‘뮤직박스’ 등을 만날 수 있다.
 대구시 달성군은 지난해 10월 60여 억원을 들여 65만7000㎡ 규모로 ‘송해공원’을 만들었다. 송씨의 흉상과 데크·산책로·쉼터를 갖춘 ‘송해 둘레길’도 꾸몄다. 황해도 출신인 송씨는 부인 석옥이(82)씨의 고향이 이곳인 데다 이 마을에 자신의 묘터까지 마련했다고 한다. 송씨는 6ㆍ25 전쟁 때 월남했다. 이런 인연으로 2011년 명예 달성군민이 됐고 2012년엔 달성군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다. 달성군은 내년 말까지 30여 억원을 더 들여 음악분수과 광장 등을 송해공원에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임승빈 명지대(행정학) 교수는 “유명인의 이름을 내세운 거리 등 조성사업은 지역 공동체를 결속시키고 관광으로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하지만 지역과 연관성이 부족할 경우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업이 표류할 경우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될 수 있으므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익진·김윤호·임명수·최모란·최종권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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