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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클래퍼 전 DNI 국장 "북한과 '쿠바식 접근법' " 제안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국장은 26일 북한 핵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해 '쿠바식 접근법'을 제시했다.  
 

26일 중앙일보-CSIS 포럼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 국장
"평양-워싱턴에 '이익 대표부' 개설하자"
"상주 대화 채널...외부 세상 연결 통로 효과"
"북한, 대가로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해야"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미국과 수교한) 쿠바의 사례처럼 평양과 워싱턴에 '이익 대표부(Interest Section)'을 개설하자"고 제안했다. '이익 대표부'란 공식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국가의 외교 대표부로 준공관의 성격을 지닌다. 미국은 쿠바에 자국민의 여행을 금지하는 등의 봉쇄조치를 취하면서도 양국에 '이익 대표부'는 유지함으로써 대화 채널을 열어두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견이 아니며 한미 정상간의 조율과 지역 내 다른 국가들의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중앙일보 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70626

중앙일보 CSIS 포럼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20170626

 
그는 '이익 대표부' 설치를 통해 정기적으로 '상주하는(in- residence)' 대화채널을 개설함과 동시에 북한에는 외부세상의 정보와 연결되는 통로를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방법이 북한에 '부드러운 내부 파열'을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북한은 이에 대한 대가로 지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협의를 통해 북·미간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행동에 이르지는 못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2014년 매튜 토드 밀러와 케네스 배 등 억류된 미국인 2명에 대한 석방 교섭을 위해 방북했을 때 북한 정찰국장과 국가안정보위부장을 만나 나눈 대화를 언급했다. 그는 "북한 고위층은 한·미 군사력에 대한 피해망상증이 있으며,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리비아 카다피 정권 사례를 통해 핵 능력이 생존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자신들이 핵무기를 갖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들에게 신경을 써주지도 않을 것이며, 정권의 붕괴도 막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핵 무기는 북한에 있어서 체면이자, 존재이며, 레버리지(수단)"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북한에는 리비아식이 아니라 쿠바식 접근법도 있으며, 미국-베트남 관계처럼 "미국에게 영원한 적은 없다"는 점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선제공격에 대해서도 "무모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선제공격을 한다면 북한은 즉각 반응할 것이며, 말 그대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서울 수도권 지역 2500만명 시민은 물론, 미 시민권자와 한·미 이중국적자 수천명의 목숨도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중국은 북한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유일한 나라"라면서도 "지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에 찬성했던 중국이 예외규정을 이유로 북한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완충 지대로서 북한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미국이 지지하는 남한 주도의 통일을 전략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 기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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