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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케이스로 본 전관예우 잔혹사

 28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전관예우 논란이 뜨겁다. 
송 후보자가 해군 참모총장 예편 후 로펌에 상임고문으로 취업해 2009년 1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매월 3000만원씩 총 9억9000만원을 받았다. 법인카드와 렌터카도 제공받았다. 송 후보자는 “일반인과 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세계’가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법조인 출신 로펌행이 기본
월 1억원 받는 경우 허다
낙마여부는 '그때 그때 달라'
고무줄 잣대 논란도 빚어져

 
지난 12일 국방부 청사에 도착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중앙포토]

지난 12일 국방부 청사에 도착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중앙포토]

 전관예우(前官禮遇)란 고위 공직을 지낸 전직 공무원에게 퇴임 후에도 재임 당시와 비슷한 예우를 베푸는 것을 뜻한다. 퇴직 관료가 현직 때의 인맥과 영향력을 활용하면, 민간기업은 이를 지렛대 삼아 큰 이득을 챙기는 일종의 먹이사슬 구조다. 역대 정부 인사청문회때마다 논란이 됐고 방식도 다양했다. 
 
 ◇'기본형' 법조계 전관예우
 
2011년 9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들어서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중앙포토]

2011년 9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들어서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중앙포토]

 전관예우는 법조계에서 만연하다. 이를 두고는 "법률 분야에선 시스템보다 인치(人治)가 그만큼 일반적이었다는 뜻"이란 해석도 있다.  판ㆍ검사가 퇴직 후 로펌에 들어가곤 했는데, 논란이 됐던 인물의 급여 등은 월 1억원이 기본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명박 정부에서 낙마했던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다. 정 전 후보자는 대검찰청 차장(차관급)을 그만둔 뒤 로펌으로 옮겨 7개월간 약 7억원을 받았다. 특히 퇴임 후 불과 사흘 만에 전업한 것으로 확인돼 도덕성 논란이 컸다. 정 전 후보자는 사건 수임 성과급이 포함된 액수라고 해명했지만, 수임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 전 후보자는 자진사퇴하면서 “30여년 법조 경력을 가진 변호사 급여와 이제 막 변호사를 출발한 사람의 급여는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도 그 정도 차이는 용인하리라고 본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해 3월 총선 공천 논의에 참석한 뒤 나오는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 [중앙포토]

지난해 3월 총선 공천 논의에 참석한 뒤 나오는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 [중앙포토]

 
 비법조인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로펌으로 향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의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2010년 8월 국토해양부 차관에서 물러나고 같은 해 12월 김앤장에 고문으로 영입된 점이 문제가 됐다. 김앤장은 이듬해 2월 법제처에서 국토부 소관 법안을 포함한 10개 법안에 대한 법률지원 용역을 수주했다. 야당은 이 과정에서 권 전 장관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전관예우라고 주장했다. 
 
 법조계 전관예우 논란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졌다. '강직'의 대명사로 통했던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5개월 간 수임료 16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청문회에 서지도 못했다. 안 전 후보자는 “변호사 수임료로 번 돈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했지만 "총리직을 돈으로 사겠다는 것이냐"는 비난 여론마저 나오며 지명 엿새만에 자진사퇴했다. 부동산투기나 병역 관련 의혹 없이 전관예우 논란만으로 발목이 잡혔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5년 임명한 김태현 중앙선거관리위원도 전관예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등검사장 출신의 김 위원은 퇴직 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 간 급여 38억원을 받아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였다. 2009년과 2010년 첫 2년 동안은 9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은 “로펌이 왜 고액 연봉을 주면서 고등검사장 재직자를 고용하냐”며 전관예우라고 주장했다.
 
 ◇'로비형' 방산비리 카르텔
 
 군 출신 전관예우 논란의 원조는 박근혜 정부의 김병관 전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이른바 ‘로비형’ 전관예우다. 전역한 군 고위관계자가 곧바로 방산업체나 관련 송사를 담당하는 로펌으로 이직해 군산(軍産) 유착의 의혹을 받는 경우다. 문재인 정부는 방산비리 카르텔을 '적폐청산'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2013년 3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앙포토]

2013년 3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앙포토]

 김 전 후보자의 경우, 2008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예편 후 2년간 독일 군수업체 MTU의 국내 중개업체인 ‘유비엠텍’에서 비상근 자문이사로 재직했다. 김 전 후보자는 당시 2년간 2억원을 받았다. 액수 자체는 법조계 전관예우에 비해 적었지만,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여론은 민감했다. 특히 김 전 후보자의 경우, 당시 군이 국산 K-2 전차 ‘흑표’의 엔진 및 변속기 장치를 MTU사 제품으로 택하면서 커넥션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생계형' 연구용역 수주
 
 군과 법조계에만 전관예우가 있는 건 아니다. 퇴직한 고위 공무원이 재직했던 부처에서 연구용역을 수주하는 경우도 있다. 친정에서 용돈 받는 수준의 ‘생계형’ 이다.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은 2013년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가 도마에 올랐다. 외교부에서 30여년 간 공직생활을 마치고 2007년 퇴임한 윤 전 장관은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수주한 연구용역을 통해 2300만원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외교부가 2012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연구용역 목록에 윤 전 장관의 이름은 없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은 “외교부가 전관예우 차원으로 비밀리에 선배인 윤 후보자에게 용돈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현오석 전 부총리도 2013년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였다. 현 전 부총리는 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던 2008년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장으로 뽑혀 ‘친정’인 재정부에서 1억300여만원의 수행비를 받았다. 그가 2001년 공직을 떠났다가 2007년말 이명박 정부 인수위 자문위원을 맡은 직후였다. "100여명의 전문가 평가단 중 대학원 겸임교수가 단장으로 위촉되는 게 과연 우연일까"라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생계형' 전관예우 중 낙마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물었다. 
 
 ◇전관예우에도 살아남은 이들
 
 야당은 전관예우 경력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했으나 낙마 여부는 경우마다 달라 고무줄 잣대 논란도 뒤따랐다. 
노무현 정부의 이용훈 대법원장과 박시환 대법관, 박근혜 정부의 정홍원·황교안 국무총리는 그대로 임명됐다. 이 전 대법원장은 대법관을 마친 후 5년 동안 변호사 수임료만 60억원을 신고했고, 박 전 대법관은 부장판사 퇴임 후 22개월간 변호사로 일하면서 수임료 22억원을 벌었다. 정 전 총리는 공직 퇴직 후 24개월 간 대형 로펌에서 급여 10억원을 받았고, 황 전 총리 역시 2011년 부산고검장 퇴임 직후 대형 로펌에서 17개월간 16억원을 벌었다. 
 
 한편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26일 전관예우를 금지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명문화하겠다고 밝혔다. 퇴직 대법관이 변호가 개업을 할 수 없도록 하고, 대법관이나 법관에 대한 임기제를 삭제하고 정년제만 남겨둬 정년까지 소신껏 재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개헌특위 자문2소위원회 사법부 분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민이 신뢰하는 사법부'를 위한 헌법개정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개헌안 보고서 초안을 공개했다.
 
국민의당이 지난해 7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민의당이 지난해 7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앙포토]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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