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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때도 이 땅엔 '먹어도 같이 먹고 굶어도 같이 굶자' 정서

한국 국민은 소득 불평등과 소득 격차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이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조사가 있었다.  
 

2007년 경제학과 학생 설문 때도
각 계층 소득 모두 2배로 늘 때보다
동일하게 소득 늘 때 '평등' 답 많아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당시 서울대 등 5개 대학 경제학과 학생 691명을 상대로 ‘각 개인의 소득이 두 배가 됐다고 가정하면 불평등은 증가하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기에 응답자의 41%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불평등도가 변함없다는 답은 30.2%, 불평등도가 감소했다는 답은 28.8%였다.  
 
반면 ‘각 개인에게 동일하게 소득을 더해 주었을 경우 불평등은 증가하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52%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변하지 않았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41%였다. 증가했다고 답한 비율은 7%에 머물렀다.
 
익명을 원한 당시 연구자는 “성장의 결과가 사회 구성원에게 비례적으로 전달되는 게 아닌, 모두에게 동일한 정도로 전달되는 걸 학생들이 더 원하는 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 조사의 경우 소득이 모두 두 배 늘었을 때 ‘불평등도의 변함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5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이 외국에 비해 동일하게 부가 늘어나는 걸 원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 때 전북 군산의 노동조합 운동을 다룬 동아일보 기사. 당시 구호는 ‘먹어도 가티먹고(같이 먹고), 굶어도 가티굶자(같이 굶자)’ 였다. [자료=중앙포토]

일제 때 전북 군산의 노동조합 운동을 다룬 동아일보 기사. 당시 구호는 ‘먹어도 가티먹고(같이 먹고), 굶어도 가티굶자(같이 굶자)’ 였다. [자료=중앙포토]

이런 경향은 과거 노동시장 ‘구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강점기 시절 전북 군산 지역 노동조합의 구호는 ‘먹어도 가티먹고(같이 먹고), 굶어도 가티굶자(같이 굶자)’였다. 당시 노조는 “각 단체 내부의 조직이 통일적 작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같은 동료들끼리도 누구는 그날 먹을 것이 있게 되고, 누구는 그날 먹을 것이 없게 되는 현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평 분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대중적으로는 상대적인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것보다 절대적인 소득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더 인기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자칫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으로 빠져 나눠먹기식 퍼주기로 변질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 때문에 성장 활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상대적인 소득 불평등 해소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에는 소득 불평등도가 줄면 성장도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 더 이상 경제성장의 모범국가가 아닌가’ 보고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과 주요 신흥국 9개국 등 43개국을 대상으로 한 소득 불평등 조사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재분배지수가 1포인트 개선될 때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정됐다. 소득재분배지수는 시장소득 지니계수에서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를 뺀 수치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소득 재분배가 경제를 성장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보긴 어렵지만 인적ㆍ물적 자본 투입 영향력을 보완해 경제 성장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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