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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일 아파트, 트와이스 TT … 이젠 알앤비로 즐겨봐요”

K팝 히든 프로듀서 ⑦ 진보
리메이크 앨범 ‘KRNB2’를 발매한 진보는 “그동안 약간 외롭게 알앤비를 해왔는데 이 장르에도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리메이크 앨범 ‘KRNB2’를 발매한 진보는 “그동안 약간 외롭게 알앤비를 해왔는데 이 장르에도 훌륭한 아티스트가 많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한국의 리듬 앤 블루스(R&B)는 적잖이 억울한 측면이 있다. 블루스도, 재즈도 모두 우리 것이 아닌데 흑인 솔을 느끼고 표현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데 한국에서 나고 자라 슈퍼프릭레코드를 꾸린 진보(한주현·35)는 꾸준히 K알앤비를 이야기한다. “K팝을 좋아하고, K힙합을 찾아 듣는 국내외 팬들이 이제는 K알앤비를 즐길 때가 됐다는 것”이다. 같이 작업한 뮤지션들의 명단을 보면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부터 발라더 김범수, 래퍼 빈지노,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교집합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조합이다. 대체 어떤 알앤비를 말하는 걸까.
 
지난 10여년 간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005년 데뷔 앨범 ‘콜 마이 네임’ 이후 발매한 정규 3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리메이크 앨범 ‘KRNB’다. 2012년 1편이 인디 뮤지션들이 주로 이용하는 해외 음악 플랫폼 밴드캠프를 통해 유통됐다면 이번에 발표한 ‘KRNB2’는 어느 음원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판이 커졌다. 전작이 혼자 프로듀서 겸 보컬로 나서서 12곡을 끌고 갔다면, 이번엔 크러쉬·후디·지소울 등 알앤비뮤지션이 총출동한 것도 차이점이다.
 
16일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열린 음악감상회가 끝나고 만난 그는 한껏 상기돼 있었다. “트와이스의 ‘TT’는 너무 최신 히트곡이라 동의를 받을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007작전을 펼쳤죠. 박진영 형이 자주 가는 LP바에 가서 우연히 마주친 척 가장해 노래를 들려드렸어요. 그런데 ‘와 욕 나오게 좋다’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수민과 함께 부른 ‘TT’는 농밀하게 끈적였고, 어린 시절 우상 이현도와 함께 만든 ‘말하자면’은 그 시절과 지금의 청춘을 뜨겁게 아울렀다.
 
이미지와 사운드 장비를 함께 놓고 동시에 작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 슈퍼프릭레코드]

이미지와 사운드 장비를 함께 놓고 동시에 작업하고 있는 모습.[사진 슈퍼프릭레코드]

알앤비를 고집하는 이유가 뭔가.
"정말 좋은데 다들 잘 모르니까 그런 것 같다. 이제 힙합이 뭔지는 대충 다 안다. 스웩도 알고. 데뷔 후 줄곧 힙합 하냐는 얘길 들었는데 이번 앨범과 준비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런 오해가 좀 해소되었으면 좋겠다.”
 
힙합과 알앤비는 어떤 차이가 있나.
"사실 근본은 비슷하다. 솔이라는 아빠가 있으면 두 아들이 알앤비와 힙합이랄까. 첫째는 노래하고 사랑받기 좋아하는 애고, 둘째는 좀 거칠기도 하고 성격이 전혀 다른. 소울과 힙합이 사회문제에 좀 더 관심이 많다면 알앤비는 인간의 희노애락 중에 애(愛)에 집중하는 편이다.”
 
이번 리메이크 앨범의 선곡 기준은.
"시대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을 상징하는 ‘아파트’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게 되면 윤수일의 원곡에도 관심을 가질테고. 피처링 아티스트 캐스팅은 음악을 따라가는 것 같다.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영화 ‘비트’와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를 섞은 듯한 느낌에 부감으로 뉴욕 밤하늘을 찍은 ‘SNL’ 오프닝에서 영감을 얻었다. 뉴욕에서 오래 산 지소울의 감성과 잘 맞아떨어졌다.”
 
이미지의 영향을 많이 받나보다.
"원래 섞는 걸 좋아한다. 소리가 모양으로 보인다든지, 색깔로 보인다든지 하는 공감각(synesthesia)적인 경험을 많이 하는 편이다. f(x) ‘올 나이트’를 만들 때는 줄곧 비틀즈의 ‘옐로 서브마린’을 모티브로 한 노란 신발을 신고 있어서 가사에도 나온다.”
 
외골수 괴짜일 줄 알았던 진보는 의외로 ‘협업’ 을 자주 언급했다. “처음 K팝 리메이크를 권한 것도 외국인 친구였다”고 한다. 너무 근본없이 섞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졌을 때 그게 한국의 비빔밥 문화요, K팝의 매력이라고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K팝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막상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정형화되어 있다. 다양한 K팝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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