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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맞벌이도 대비해야 할 ‘최저임금 1만원 시대’

한애란경제부 기자

한애란경제부 기자

집에서 아이와 놀아줄 대학생 ‘놀이 시터’를 구했다. 시급 1만5000원에 2시간씩 주 2회. 월 27만원 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놀이 시터 시급이 1만원이었다는데 시세가 올랐다.
 
한편으로는 20년 전 대학생 과외의 시급과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동시에 과연 놀이 시터 시급이 지금보다 55% 오른 2만3000원이 되더라도 나는 주 2회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계산해봤다. 인상률을 55%로 따져본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최저임금 인상률(현 6470원에서 1만원으로)이 55%이어서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에 민감한 사람은 크게 두 부류일 것이다. 실제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 또는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고용주. 언론도 두 이해당사자의 입장을 전하기 바쁘다. 하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영향이 없을까. 최저임금은 아니지만, 그보다 약간 웃도는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 또는 그 정도 임금으로 누군가를 고용한 사람. 이들은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도 지금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까.
 
식당 사장님, 중소기업 대표이사의 얘기만은 아니다. 육아를 위해 돌봄 인력을 고용하는 내 주변 워킹맘들의 이야기다. 예컨대 오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와서 맞벌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봐주는 하원 도우미의 시급은 1만원 안팎이다. 만약 최저임금이 55% 오른 1만원이 된다면 하원 도우미 시급은 55%까지는 아니더라도 20~30%는 오르는 게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지금 월 100만원 정도인 하원 도우미 비용이 월 120만~130만원으로 인상된다. 이 정도 금액이면 누군가에겐 큰 부담일 수 있다. 월 200만원 안팎을 받는 입주 도우미를 쓰는 집이라면 월급 인상에 따른 부담은 더 클 것이다. 물론 육아도우미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서 최저임금을 적용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는데, 시장 논리에 따라 도우미 월급이라고 따라서 오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사회전반에 파급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일 수 있다. 게다가 내년부터 정부가 아동수당을 10만원씩 준다고 약속했다. 맞벌이 부부는 아동수당을 받아서 육아도우미 시급을 올려주면 된다는 뜻까지 담겼으리라.
 
다만 묻고 싶었다. 최저임금 인상을 일부 계층 얘기가 아닌 자신의 일처럼 여기고 정책을 설계했느냐는 점을. 정책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사장의 부담이 늘어나는 데 동의한다면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도우미 월급도 늘리겠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한애란 경제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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