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경제 view &] 정책 뇌관 없인 4차 산업혁명 폭발 없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경제학) 교수

김태유서울대 산업공학과(경제학) 교수

최근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호사가(好事家)들의 토론을 넘어 국가 정책으로 추진될 것이라면 서둘러 그 의미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면직수입 근절하자 면직산업 태동
영국 산업혁명도 정책이 일으켜
특정분야 기술 북돋우는 정책 아닌
미래지향적 대혁신이 필요할 때

‘산업혁명’은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혁신과 이에 수반한 경제사회적인 근본적인 변혁이다. A. 토인비가 『영국 산업혁명 강의』(1884)에서 정의한 산업혁명론에 대해 J. 클래펌은 『근대 영국 경제사』(1926)에서 통계적인 연구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산업혁명을 전후해 십수 년 동안 경제성장률의 획기적인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을 근거로 산업혁명의 존재를 의심 또는 부정하는 회의론이 등장한 것이다. 최근에 회자하고 있는 3, 4차 산업혁명에 관해서도 유사한 이유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혁명에 관한 최근의 연구는 1980년대 신경제사(cliomertrics) 방법론으로 N.F.R 크래프츠가 『산업혁명기 영국의 경제성장』(1985)에서 산업혁명 당시의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평가보다도 낮게 수정했다. 그러나 “토지에 기반을 둔 경제가 기술과 자본에 기반을 둔 경제로 구조적 전환”이라는 산업혁명의 개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인류는 산업혁명 이후 불과 300년도 안 되는 기간에 그 이전 3000년, 아니 3만년 동안 이룩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발전을 성취했다.
 
당시 7억 남짓하던 인구가 70억에 육박하고, 인당 국민소득은 약 10배 이상 늘어났으며, 산업국의 경우 평균 키도 10㎝ 이상 커질 정도로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체험했는데 누가 감히 산업혁명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의문은 산업혁명 직후 수십 년간 경제성장률의 큰 변화가 없었는데, 어떻게 100년 이상 지난 후에야 그렇게 급격한 변화가 가시화 될 수 있었는가다. 그 해답을 필자는 『경제성장론 :Economic Growth』(2013)에서 산업사회의 경제성장이 가속(acceleration)하기 때문임을 밝혔다. 가속하는 곡선의 초기 변화는 작지만 시간이 갈수록 변화가 점점 커져 결국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농업사회가 이미 산업사회로 대체되었으니 그 변화를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는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지식기반사회는 이제 막 도래하기 시작하였으니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예측한 가설(hypothesis)과도 같은 현상을 3,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학문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그렇지만 지나간 산업혁명에 준하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는 사실에는 전 세계가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그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무어라 이름하여 불러야 하고 또 미리 대비해야만 한다.
 
그것을 미국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일본은 ‘소사이어티 5.0’ 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러서 안 될 이유는 하나도 없다. 각국이 처한 환경과 능력이 다르니 전략도 이름도 다른 것이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이름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서는 시장에서 민간 주도의 산업혁명이 저절로 일어난 것으로 오해하는데, 사실은 영국 정부의 정책이 산업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양을 키우던 후진국 영국은 양모수출 금지법(1337), 반제품 수출금지법(1555)으로 모직물 제조국으로 발전했고, 캘리코 수입금지법(1700), 캘리코 착용금지법(1721)으로 인도 면직물 수입을 근절하자 영국 내에서 새로운 면직물 산업이 태동된 것이 1차 산업혁명의 시작이었다. 독일과 일본 같은 후발국의 경우 산업혁명에서 정부의 역할은 더 확고하고 전방위적이었다.
 
이처럼 정부정책이라는 뇌관 없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대폭발은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한 정부 정책은 단지 특정 분야의 과학기술을 진흥하는 연구·개발이나 산업 정책이 아니다. 규제 개혁을 위한 정부 혁신, 청년 일자리 창출과 고령자 이모작 등을 포함한 범정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혁신 만이, 인류문명사의 변곡점(inflection point)을 맞이한 문재인 정부를 4차 산업혁명에 성공한 정부로 역사에 남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경제학)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