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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가격 인상 군불 지피는 정부

100대 85. 지난 2007년 이후 유지돼 온 휘발유 가격 대비 경유 가격 비율이다. 정부가 정해둔 이 비율에 따라 10년 동안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의 85% 선을 유지해왔다. 그동안 몇 차례 경유세와 경유 가격을 올려 이 비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지만, 실행에 옮겨지진 못했다.
 

기재부, 내달 연구용역 보고서 발표
미세먼지 대책 앞세워 검토 나서
휘발유 가격의 90~125%선 시나리오 상정
과학적 증명 어렵고 조세저항 우려

다음 달이면 경윳값이 또 한 번 논란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이 경유세 인상을 전제로 하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서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환경정책평가연구원·교통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은 7월 초 에너지 세제 개편 관련 정부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기획재정부 등은 지난해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후속 조치의 하나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휘발유 대비 경유의 상대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미세먼지 감축에 효과적일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서다.
 
자료: 기획재정부·오피넷

자료: 기획재정부·오피넷

기재부 등에 따르면 조세재정연구원 등은 이 보고서에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 대비 최저 90%에서 최고 125%로 상정하는 내용의 시나리오들을 담았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국 평균 l당 휘발유 가격은 1450원, 경유 가격은 1240원이다. 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경유 가격은 1305~1812원으로 뛰게 된다. 인위적으로 경윳값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은 경유에 붙는 유류세 인상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용역 결과에 경유세 인상을 원하는 기획재정부 등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꿔 말해 정부가 경유세 인상의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결과물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정책의 논리적 근거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다. 실제 기재부는 경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자주 피력해왔다. 윤승출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새 정부의 통합적 에너지세제 개편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현재 에너지 세율 체계는 상대적으로 경유를 유리하게 우대해 주는 입장”이라며 “국제 비교 관점에서 경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세금 비중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윳값 인상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연구용역안이 세제 개편 차원이 아니라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마련된 만큼,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경유와 미세먼지간의 연관 관계는 단기간의 연구로 입증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자료: 기획재정부·오피넷

자료: 기획재정부·오피넷

‘서민 증세’ 논란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유 화물차는 전국적으로 333만 여대에 이르며 이 중 유가보조금을 받는 화물차는 38만여대(11.4%)에 불과하다. 나머지 생계형 화물차 295만 여대(88.6%)는 경유세를 10% 인상할 경우 월 평균 유류 지출액이 총 181억원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앞서 경윳값이 2000년 휘발유 가격의 47%에서 2007년 85%까지 급등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불만은 쌓일 대로 쌓인 상태다. 인터넷 등에서는 경유세 인상 움직임에 대해 “제2의 담뱃세 인상이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담뱃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 소비가 더 늘어난 것 처럼, 경유 가격을 올린다고 경유 수요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쉬운 부분부터 증세를 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재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공청회는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각계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하는 것일 뿐이다. 정부가 경유세 인상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간부는 “경유와 미세먼지간 상관관계 입증, 화물차 소유자 등의 부담 가중 등을 감안해서 경유세를 어떻게 할지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진석·하남현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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