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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정부가 들여온다던 태국산 계란 어디로 갔나

장원석경제부 기자

장원석경제부 기자

지난 5월 24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값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시중 가격보다 30% 저렴한 계란 400만~500만 개를 시장에 풀고, 태국 등 수입국을 늘리겠다는 내용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감소도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희망적 전망과 함께였다.
 

현지 상황 모르고 섣부른 발표
검역용 샘플 가져온 뒤 감감무소식
AI 여파로 산란계 숫자 18% 줄어
‘가격 대란’ 6개월 이상 지속될 듯

딱 한 달이 지났지만 계란값은 전혀 안정되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전국 소매점에서 판매된 30개들이 계란 한 판(특란)의 평균 가격은 8002원이었다. 한 달 전에도 8000원이었다. 1년 전(5349원)과 비교해 49.6%나 올랐다. 1년 사이 최저가(5052원)와 최고가(9543원)의 격차가 무려 4500원에 달한다.
 
계란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음식이지만 요리의 부재료로도 두루 쓰인다. 1970년 77개였던 1인당 계란 소비량은 2015년 268개로 늘었다. 계란은 자급률이 100%다. 수입하지 않아도 온 국민이 충분히 먹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계란을 낳는 산란계 사육 두수는 지난해 6월 6828만 마리에서 올 6월 5599만 마리로 18%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계란 생산량도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지난 겨울 급속히 번진 AI로 무려 3787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여파다. 정부가 수입이라도 해서 공급을 안정시키겠다고 나선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이마저도 일 처리가 미숙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2일 부산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던 태국산 계란 70만 개는 국내에 반입되지 않았다. 애초 농식품부는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약 200만 개의 태국산 계란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수입업체가 현지에서 물량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21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검역본부 관계자가 태국산 계란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뉴시스]

21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검역본부 관계자가 태국산 계란 샘플을 검사하고 있다. [뉴시스]

물론 정부가 민간 수입업체의 계약 진행 과정에 일일이 간섭하는 건 무리다. 올 초 미국산 계란을 들여올 때처럼 수입업체에 물류비를 지원한 것도 아니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더 이상하다. 현지에 수입할 계란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수입업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수입을 통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부터 한 셈이다. 현재 5개 업체가 태국산 계란을 수입하겠다며 검역용 샘플을 국내에 들여왔다. 그러나 이들 중 구체적인 수입 날짜와 물량을 결정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농식품부 내에서도 “조만간 수입이 시작될 걸로 보이지만 (수입 발표는) 섣불렀다”는 반성이 나오는 이유다.
 
‘프라이’ 하나가 부담스러운 데 계란값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올 연말은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여름철엔 계란 소비가 조금 줄어든다. 그러나 공급 회복은 멀었다. 지난 AI 때 살처분 대상에 포함된 농가 중엔 아직 병아리조차 못 들여온 곳이 수두룩하다. 이동제한조치와 까다로운 검사 절차 때문이다. 이 와중에 여름 AI까지 발발해 방역은 더 강화됐다.
 
농가는 어쩔 수 없이 기존 닭의 생산 기간을 연장한다. 노계는 생산성이 떨어진다. 마릿 수가 평년 수준에 근접해도 계란 생산량 회복까진 시간 더 걸린다는 의미다. 입식된 병아리가 계란을 낳으려면 대략 6개월이 걸린다. 이 사이 AI가 다시 확산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면 또 살처분과 공급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정부는 언제쯤 답을 찾을까?
 
장원석 산업부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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