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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페미니스트 대통령 곁에 ‘여성비하’ 탁현민?

탁현민

탁현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저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묵묵부답이다. “성차별 인식을 가진 사람은 공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외침에 아직 답이 없다.
 

여성단체연합도 “공직자로 부적합”
성 차별적 인식 파문 갈수록 확산
문 대통령이 이젠 응답할 차례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4월 여성단체들과 만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며 “성평등이 모든 평등의 출발점이라는 마음으로 정의롭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저 문재인이 확실하게 뜯어 고치겠다. 여성의 관점에서 차별은 빼고 평등은 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유독 탁 행정관 앞에선 머뭇거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성평등 차원에서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기용하겠다”고도 했다. 그 결과 임명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피우진 보훈처장은 해당 부처 사상 첫 여성 수장이다. 하지만 여성이 유리천장을 깰 기회를 주는 것만큼이나 성평등 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등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탁 행정관은 『남자마음 설명서』(2007년)에서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와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가 끌리는 여자라고 표현했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기 충분하다.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그냥 하는 수밖에…’라는 문구도 담았다. 한 달 전 이런 발언들이 논란이 되자 탁 행정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10년 전 당시 저의 부적절한 사고와 언행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최근 다른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2007년)에서도 ‘내 성적 판타지는 임신한 선생님’ ‘남자들이 성적 욕구를 채우려고 여자를 만난다고 생각하면 절대적으로 예쁜 게 최고의 덕목’ ‘첫 성 경험, 좋아하는 애가 아니라서 어떤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성’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은 게 드러났다. 탁 행정관은 이번엔 침묵했다.
 
그동안 입을 다물었던 한국여성단체연합도 급기야 23일 “탁 행정관의 차별적 인식은 공직자로서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22일 “청와대의 조치가 필요하다”(백혜련 대변인)고 요구했다.
 
지난해 7월 기자들과 저녁식사 도중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을 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해당 발언으로 파면됐다. 당시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는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킨 점,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품위를 크게 손상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최고 수준의 징계를 결정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성 차별 의식을 노출한 탁 행정관 역시 공직사회 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키고, 고위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점에선 똑같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많은 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그래서_탁현민은?’이라는 물음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가 잘못을 인정할 용기가 있는지, 성평등 의지가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응답할 차례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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