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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국민 제안, 정책으로 만들 ‘온라인 시민참여장관’ 신설하자

디지털 민주주의 확대하려면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1번가’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아르바이트 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대국민 의견서’ 전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1번가’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아르바이트 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대국민 의견서’ 전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액티브X를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폐지하도록 해주세요.”
 
“공공부문에 낙하산 인사를 없애주세요.”
 
“건강검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청소년 건강검진이 강화되면 좋겠습니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암 덩어리를 퍼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개설 27일 만에 8만8000건이 넘는 국민 정책 제안이 쏟아진 온라인 ‘광화문1번가’ 웹사이트.

개설 27일 만에 8만8000건이 넘는 국민 정책 제안이 쏟아진 온라인 ‘광화문1번가’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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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인수위원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운영 중인 홈페이지 ‘광화문1번가’엔 국민의 이런 정책 아이디어가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다. 청와대가 귀를 연 지 27일 만인 22일(오후 8시30분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8만8000건이 넘는 정책 제안이 접수됐다. 국민인수위원회는 ‘광화문1번가’ 외에 서울 광화문 현장과 우편 등을 통해서도 국민 정책 제안을 받았다.
 
국민인수위는 이번에 들어온 정책 제안을 분야별로 정리해 각 부처로 넘긴다고 한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됐다.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 국민 정책 제안은 한 번의 이벤트일 수 없다. 상시적인 정치 과정일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JTBC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 시민정치분과 위원들은 ‘광화문1번가’란 히트 상품이 한 걸음 진전된 디지털 민주주의를 앞당길 도약대로 진화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토론하고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제안1. 시민 정책참여 촉진할 시스템 필요
 
촛불의 참여, ‘광화문1번가’의 참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이 모든 과제를 상시로 실행하는 별도의 시민 참여 촉진기구가 필요하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대신 시민사회와의 협치 틀을 기반으로 기구를 설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시민 참여 확대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시민들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하고 검토하기 위해 대만은 디지털 부문 총괄 특임장관, 영국은 시민사회청, 미국은 시민참여국이 신설됐다. 물론 온라인 민주주의만으로 지속성과 완결성을 기대하긴 어렵다. 시민참여장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시적 연결을 위해 시민 의견과 제안을 정부에 전달하는 통합 시스템이 돼야 한다.
 
제안2. 정부는 의제 설정자가 돼야
 
참여 물꼬는 터졌다. 광장의 민심은 온라인 공간을 향한다. ‘광화문1번가’에 쏟아진 수만 건의 정책 제안은 한 단면일 뿐이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기사에 대한 댓글에서, 심지어 국회의원 개인 휴대전화로 보내는 항의 문자에서도 시민의 입은 열렸다. 귀만 열어주면 발언은 넘친다.
 
시민정치의 첫 단계가 발언하도록 귀를 열어주는 것이고, 둘째 단계가 시민의 입이 열려 발언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 단계는 넘어서고 있다.
 
이제 그 의견이 서로 융합되며 더 나은 대안을 향해 발전하며,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통합을 이루는 ‘숙의’ 방법을 고민할 때다.
 

쏟아지는 단발성 의견이 숙의로 이어지려면 누군가는 쏟아지는 발언의 경중을 가리고 분류해야 한다. 목소리 큰 이들의 발언과 침묵하는 이들의 발언 사이 균형도 맞춰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서로 토론을 벌이고 공동의 대안을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치 워크숍에서 퍼실리테이터가 하는 것처럼 정리하고 진행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광화문1번가’가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상시로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숙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좋은 퍼실리테이터가 하는 첫 번째 일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일이다. 서울시가 최근 시민들과 나눈 대화를 되돌아보자.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환경단체와 시민들에게 ‘원전 하나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제안,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자는 제안 등이 나왔다. 그 제안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 수단을 짜냈다.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시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질문을 잘 던지면 복잡한 제안의 홍수 속에서 효과적으로 논의를 정리할 수 있다. 또 시민들이 사회문제를 공동으로 고민하며 공동체의 결속력을 키울 수 있다. 질문을 통한 의제 설정은 ‘퍼실리테이터 정부’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제안3. 전문가들이 코디네이터 역할 해야
 
시민 정책 제안은 시민의 생각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시민들은 생업에 바쁘다. 정책 제안의 방향은 옳으나 방법론의 정교함이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전문가 보좌진이 필요하다. 정부나 민간 싱크탱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이 시민들 제안에 연결되도록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줘야 한다.
 
시민들의 정책 제안이 그 뒤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반영되는지, 또는 반영되지 않는지를 제대로 피드백해 줄 필요가 있다. 보통 단발성 민원성 청원은 피드백이 오도록 설계돼 있지만 오히려 큰 틀에서의 정책 제안은 피드백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정책 제안일수록 더욱 피드백을 강화해야 한다. 큰 국가 정책 틀 안에서 해당 제안이 어떻게 소화됐는지를 보여주면 시민의 정치 효능감이 커질 수 있다.
 
제안4. 청소년부터 민주시민 교육 강화해야
 
시민들이 정책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에도 참여하는 프로슈머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공유할 필요가 있다. 참여와 책임을 함께하는 시민이 많아져야 디지털 시민민주주의가 자리 잡기 쉽다.
 
민주시민 교육은 시민들에게 일상적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그 방법론을 알려주는 교육이다. 청소년부터 민주시민 교육을 적극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대표집필=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 
정리=최상연 논설위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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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