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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올여름엔 댓잎 소리 들으며 죽림욕 어때요

대나무숲(대숲)은 한여름의 천연 해열제다.
 

호젓한 분위기 대숲 4곳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국내에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83배에 달하는 241.11㎢의 대숲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여행지로 다듬어진 대숲은 흔하지 않다. 1980년대 대나무 산업 쇠퇴로 대나무 자원도 방치됐다. 대숲의 가치를 재발견한 건 겨우 2000년대 들어서였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죽림욕을 즐길 만한 대숲 4곳을 골랐다.
 
 
거제-대나무 세 뿌리가 일군 기적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맹종죽. 거제 맹종죽테마파크에 많다. [중앙포토]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맹종죽. 거제 맹종죽테마파크에 많다. [중앙포토]

1927년 경남 거제군(현 거제시) 하청면 신용우 면장은 일본으로 산업시찰에 나섰다가 대나무 세 뿌리를 얻었다. 고향에 돌아와 대나무를 심었고, 대나무는 사람 손을 타지 않고도 군락을 이루고 숲이 됐다. 바로 그 자리에 조성한 대나무 테마파크가 거제 맹종죽테마파크다. 면적 10만㎡에 이르는 숲에 대나무 3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 대숲 지분을 가진 지주 19명이 합심해 2012년 개장했다. 산책길을 따라 거니는 데만 한 시간 걸린다. 한 해 10만 명의 여행객이 찾아오는데 단체손님이 없는 주말이 외려 한산하다.
 
‘맹종죽’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대나무 중 가장 굵은 대나무종이다. 전남 담양에 가장 흔한 대나무종인 ‘솜대’의 직경이 10㎝ 정도인 데 반해 맹종죽은 30㎝에 이르는 것도 흔하다. 맹종죽테마파크는 맹종죽 시배지로, 국내에 자생하는 맹종죽의 80%가 이곳에 있다. 여황진 맹종죽테마파크 관리인은 “날씨가 온화하고 사시사철 해풍이 부는 거제도 기후가 맹종죽 생장에 좋다”고 설명했다. 체험비(1인 7000원)를 내면 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무휴. 어른 3000원, 어린이 1500원.
 
하동-맨발로 산책하는 대숲
 
부드러운 마사토를 깔아 놓아 맨발로 산책할 수 있는 하동 섬죽로. [사진 하동군청]

부드러운 마사토를 깔아 놓아 맨발로 산책할 수 있는 하동 섬죽로.[사진 하동군청]

2016년 4월에 개장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는 국내 유일의 자이언트판다 부부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보금자리다. 한 마리가 하루에 먹어 치우는 대나무 양만 15~20㎏에 이르는데 먹이를 경남 하동에서 공수해 간다. 섬진강과 지리산을 곁에 둔 하동에서는 주변 오염원이 거의 없어 청정한 대숲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하동에서 대숲 여행지로 이름난 곳은 없다. 하동 대숲 대부분이 자연림이라 여행객이 일부러 찾아가 걸을 만한 산책코스가 적기 때문이다. 그런 하동에서 대숲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하동군 하동읍 하동공원이다. 2003년 조성한 하동공원은 면적이 16만㎡에 이르는데 공원 한편에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 군락지가 있다. 산책로가 없어 접근이 힘들었는데 2015년 군락지 안에 길을 텄다. 섬죽로로 이름이 붙은 산책코스가 510m 이어져 있다. 부드러운 마사토가 깔려 있어 맨발로 걸어도 된다. 섬죽로를 빠져나와 하동공원 꼭대기 충혼탑에 다다르면 하동시내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인다.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담양-북적북적한 죽녹원이 싫다면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죽림욕을 즐기는 가족 여행객. [중앙포토]

담양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죽림욕을 즐기는 가족 여행객.[중앙포토]

 
전남 담양은 ‘한국의 죽향(竹鄕), 대나무 고을’로 불린다. 담양에 있는 대숲 면적을 모두 합치면 전국 대숲의 4분의 1에 이른다. 담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대나무 여행지는 2003년 개장한 대나무테마파크 죽녹원(16만㎡)이다. 하지만 한 해 120만 명 이상 찾다 보니 대숲의 정취를 즐기기 어렵다.
 
보다 한적한 대숲을 찾는다면 전남일보 사진기자였던 신복진(2010년 작고)씨가 정년퇴직 후 가꾼 대나무골테마공원으로 방향을 틀어도 좋다. 반듯반듯하게 정돈된 죽녹원에 비해 자연 그대로의 숲 느낌을 준다. 산책하면서 맹종죽·분죽·왕대·오죽·조릿대 등 다양한 대나무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다. 10만㎡ 부지에 대숲·소나무숲·잔디밭 구역이 나뉘어 있는데 한 바퀴 둘러보는 데 40분이 걸린다. 운영시간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우천 시 휴장.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국내 3대 정원으로 꼽힌 소쇄원 입구에도 대나무길이 있다. 대숲 오솔길을 지나면 소쇄원의 정자와 계곡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 보수공사로 제월당·광풍각 접근은 막혀 있다. 대신 입장료가 10월 30일까지 무료다.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순천-법정 스님 흔적이 남아 있는 길
 
법정 스님이 18년 동안 머물렀던 전남 순천 불일암 앞 대나무 숲길. [중앙포토]

법정 스님이 18년 동안 머물렀던 전남 순천 불일암 앞 대나무 숲길.[중앙포토]

전남 순천 조계산(884m) 자락에는 신라 말기 창건된 송광사가 있다. 송광사는 16개의 암자(큰절에 딸린 작은 절)를 품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암자가 법정 스님(1932~2010)이 수행했던 불일암이다. 본래 이름은 자정암이었는데 75년 법정 스님이 중건하면서 불일암으로 불렀다.
 
법정 스님은 불일암에 1975년부터 92년까지 17년 동안 머물렀다. 송광사와 불일암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오솔길 옆으로 대숲이 우거져 있다. 불일암으로 향하는 길에 ‘무소유 숲길’이란 이름을 붙여 놓았지만 특별하지는 않다. 안내판 설치 등 약간의 정비를 해 놓은 수준이다. 자동차는커녕 두 사람이 어깨를 맞대고 걷기 힘들 만큼 좁은 흙길이라 홀로 호젓하게 걸어야 더 편하고 운치 있다.
 
송광사 경내를 빠져나와 무소유 숲길로 들어서면 먼저 삼나무숲이 반긴다. 곧이어 갈림길이 나오는데 법정 스님이 만든 나무 이정표가 불일암으로 향하는 방향을 알려 준다. 갈림길부터 불일암 사이가 그윽한 대나무 향을 즐길 수 있는 대숲 산책로다. 송광사에서 불일암까지 30여 분 걸린다.
 
운영시간 오전 6시~오후 7시. 입장료(송광사) 어른 3000원, 어린이 무료.
 
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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