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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파트너 찾는 SK … 온라인 쇼핑몰 지각변동 예고

SK그룹이 11번가를 공동 운영할 파트너 찾기에 나섰다. 온라인 유통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11번가를 분사한 후 신세계나 롯데와 같은 유통 기업과 합작회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투자유치 부진, 작년 적자 2000억
유통 강자와 합작회사 설립 검토
연 거래액 6조8000억 국내 최대
롯데서 참여 땐 시장 판도 달라져

11번가는 국내 단일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는 덩치가 가장 크다. 연간 거래액이 6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연간 거래 규모가 14조원이다. 11번가가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1위를 탈환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는 온라인쇼핑몰 거래액이 8조원, 신세계는 2조원 대로 추산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한국온라인쇼핑협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한국온라인쇼핑협회

SK는 11번가를 어떤 식으로건 독자적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힌 상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유통 노하우가 있는 회사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맞지만 합작 회사를 당장 만든다는 것은 너무 나간 이야기”라면서도 “당초 투자자를 구해오고 있었고,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자자를 구한다는 것은 사업을 매각하거나 접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대로 키우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11번가는 사업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려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 중국 최대 민영투자회사인 ‘중국민성투자유한공사’로부터 1조3000억원을 투자받는 협상을 진행하다 무산된 게 타격이 컸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엔 SK가 11번가를 통째로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때문에 SK가 ‘투자를 통해 11번가를 키우겠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유통업에서 손을 떼는 ‘출구 전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하던 유통사업은 면세점, 패션, 온라인쇼핑 정도인데 이미 면세점은 재승인에서 탈락했고 패션 부문도 현대 백화점에 매각했다”면서 “나머지 하나 남은 온라인 쪽도 압도적인 시장 지배자가 되지 못하면서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한국온라인쇼핑협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한국온라인쇼핑협회

11번가는 지난해에만 2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SK플래닛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3600억원인데 이중 절반이 넘는 금액이 11번가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SK플래닛 전체의 기업가치는 3조원가량으로 추정되는데, 11번가를 인수하려면 지분율에 따라 1조∼2조원이 필요하다. 손쉽게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지나치게 큰 셈이다.
 
신세계와 롯데는 일단 “협상이 진행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관계자는 최태원 SK회장이 최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전문가가 맡아 달라’고 했다는 소문에 대해 “두 분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도 현재 그룹 실무진에서 진행된 어떤 이야기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무진 검토 없이 합작회사나 인수합병을 결정하는 경우는 그간 한번도 없었다”는 해명이다. 롯데도 “논의가 이뤄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11번가의 전략 수정엔 온라인 쇼핑 업계의 ‘치킨 게임’이 큰 역할을 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SK는 비전문 영역인 온라인 유통을 계속 하느냐 마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선 것 같다”면서 “온라인 쇼핑몰이나 이커머스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런 식의 질서 재편도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간의 합종연횡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온라인쇼핑시장 자체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5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며, 티몬의 영업손실은 1585억원이었다. 위메프도 적자폭을 전년대비 줄이긴 했지만 6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사실상 유일하게 돈을 버는 곳은 지난해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베이코리아뿐이다.
 
메르츠종금증권 정지수 연구원은 “출혈 경쟁이 이어지면서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전자상거래업체들의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며 “11번가 매각 또는 공동운영 가능성이 논의되는 것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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