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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상쾌한 족구하는 소리

영화 '족구왕' OST [사진 PPR]

영화 '족구왕' OST [사진 PPR]

스포츠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듣는다는 건 퍽 흥겨운 일이다. 경기 장면의 스펙터클을 배가하고, 승부처에 임팩트를 싣고, 감동의 순간을 확장하는 데 음악만큼 좋은 장치도 없기에, 대개 스포츠영화에선 기운 센 음악을 한 다발로 들을 수 있다.  
 
음악을 통해 그 종목에 대한 영화의 태도를 파악하는 것 역시 흥미롭다.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를 그리는 ‘알리’(2002,  마이클 만 감독)를 보자. 이 영화는 인종차별을 겪는 흑인으로서의 알리(윌 스미스)와 운동선수로서의 알리를 번갈아 주며 시작한다. 그때 불쑥 터져나오는 노랫소리. 샘 쿡의 명곡 ‘Bring It On Home to Me’의 라이브 공연 모습에 맞춰, 알리가 쉬지 않고 펀치를 휘두른다.  
 
‘알리’ 속 솔 음악의 리드미컬함은 그 자체로 알리의 복싱 인생을 대변하는 듯하다. 춤이라고 해도 좋을 그 날렵한 스텝과 펀치는 물론, 차별뿐인 세상을 향해 자유를 외치던 알리의 모습이 샘 쿡의 솔 음악과 절묘한 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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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복싱 영화가 있다. 권투 선수 제이크 라모타(세계 챔피언에서 클럽 코미디언으로 추락하는 인물이다)의 일대기를 다루는 ‘분노의 주먹’(1980,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역시 강렬한 음악으로 오프닝을 여는데, 바로 (‘알리’와 정반대라고도 할 만한) 장엄한 오케스트라 음악이다. 영화는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간주곡(Intermezzo)에 맞춰, 사각의 링 위에서 섀도 복싱하는 주인공(로버트 드니로)의 모습을 한참 슬로 모션으로 보여준다. 마이클에 만에게 복싱이 세상과 편견을 향한 시원한 한 방이었다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있어 복싱은 지독한 고독이었던 모양이다.  
 
한국 스포츠영화의 사정은 어떨까. 최근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생활스포츠로 친숙한 족구를 청춘 드마라로 풀어낸 ‘족구왕’(2014, 우문기 감독)이었다. 이 영화는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세게 기량을 뽐내야 하는 스포츠의 속성과는 사뭇 동떨어져 있다. 복학생인 주인공 만섭(안재홍)은 남들이 토익 점수 올리고, 공무원 시험에 ‘올인’하는 시간에, 애오라지 연애와 족구에 매달린다. 취업 걱정이나, 기성 세대에 대한 원망이나 신세한탄은 접어두고, 잠깐이라도 가볍게 뛰어 놀아 보자는 발랄함.
 
‘족구왕’의 음악은 영화처럼 그저 경쾌하고 맑고 시원하다. 네트 위를 사뿐히 오가는 축구공, 혈기 어린 청춘의 기운처럼 말이다.  
 
‘족구왕’의 OST를 듣노라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동적으로 몸이 반응할 테다. ‘백 투 더 퓨처’(1번 트랙)를 시작으로, ‘총장과의 대화’(2번) ‘족구하고 앉아있네’(6번) ‘청춘’(14번)을 거쳐 ‘복학생의 하루’(16번)로 이어지는 곡명만 봐도 심장이 뛸 듯하다.  
 
TIP. 늦은 감이 있으나, 반갑게도 지난 18일 ‘족구왕’의 OST가 발매됐다. 감성 넘치는 영화 포스터와 블루레이로 영화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프로파간다’ ‘플레인아카이브’, 이 두 스튜디오가 함께 런칭한 영화음악 전문 레이블 PPR의 첫 작품이다. 앨범에는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외에 엔딩곡이자 페퍼톤스 정규 5집 ‘HIGH-FIVE’ 수록곡인 ‘청춘’도 수록돼 있다. 주연 배우 안재홍의 목소리도 스페셜 트랙으로 숨어 있고, 표기식 소사진집 ‘그때의 당신과 지금의 우리:족구왕’도 담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디자인이 심하게 예쁘다. 소장 욕구 100%.
영화 '족구왕' OST [사진 PPR]

영화 '족구왕' OST [사진 P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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