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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사망, 정상회담에 '적신호'…靑, 부정여론 차단 노력

북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귀국 엿새 만에 사망하면서 9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 확대에 대한 공감을 구하려는 한국과 달리 미국 정부가 더욱 강경한 대북 압박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대북정책에서 입장 차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망과 관련, “북한은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CBS 뉴스 프로그램 ‘디스 모닝(This Morning)’의 간판 앵커 노라 오도널이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의 죽음에 북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오도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웜비어 가족과 미국인에게 깊은 조의를 표한다”며 “(그가 북한에 있을 때) 불공정하고 잔혹한 대우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잔혹한 행동에 대해 북한을 강하게 비난한다. 아직도 많은 한국과 미국의 시민들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낼 것을 북한에 요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웜비어 사건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는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 정권이 비이성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와 같은 국가와 함께 일(대화)하면서 북핵의 완전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 후 “나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간 제재와 압력만으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고 했다. "비핵화 이전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미국의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질문이 나오자 문 대통령은 “내 입장이 미국의 정책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도널이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건 북한에 접고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나는 먼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곤 “두 번째 단계로서 북한의 핵계획을 완전히 해체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현지 분위기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온도 차가 있다. 19일(현지시간) 웜비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성명을 냈다. “미국은 다시 한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는 강한 어조였다. 이날 백악관에서 과학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웜비어가 억류된 1년 반 동안 많은 나쁜(bad) 일이 발생했다. 우리는 앞으로 그걸(북한을) 핸들링할 수 있다”며 강경한 대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이 문제를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민심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워싱턴을 방문한 정부와 국회 인사들은 “미국 내 여론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보다 웜비어에 대해 더 민감하다”고 말한다.
 이런 분위기는 정상회담에까지 연결될 수 있다. 일각에선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려는 것 자체가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에선 대북 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잦아드는 대신 대북 ‘응징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반드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북한이 불법 구금 중인 미국인 3명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의 강경론을 비판해 왔던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도 CNN에 출연해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 옳다”고 거들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의 공동발표문에는 당초 ▶대북정책 협력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 재확인 ▶한반도 평화는 한국이 주도한다 등 크게 세 가지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웜비어 변수로 대화의 중요성을 크게 부각하려는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강태화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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