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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웜비어 사망에도 계속되는 럭셔리 북한 여행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잊지못할 경험(Unforgettable Experience and Close Access)''미지의 세계로의 여행(journeys to another world)''오직 하나뿐인 행선지(unique destination)'….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이 회사는 현지 사진작가와 협업해 질 높은 여행사진을 제공하는 걸로 유명하다) 뺨치는 근사한 사진과 함께 이런 가슴 설레는 문구로 사람을 유혹하는 이 곳은 어딜까. 
뜻밖에도 예측불허 김정은의 나라 북한이다. 억류 17개월만에 혼수상태로 고국에 송환됐다가 끝내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2016년 1월 멋모르고 관광을 떠났던 바로 그 북한 말이다.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석방돼 6월 13일 고향 신시네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19일 끝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석방돼 6월 13일 고향 신시네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19일 끝내 사망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선 웜비어가 겪은 끔찍한 비극을 계기로 미국 시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정작 유럽은 물론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들조차 여전히 홈페이지를 통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멋스런 카피와 사진으로 지금 이 순간도 북한에 갈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의 한 북한 전문 여행사 홈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한 북한 전문 여행사 홈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캡쳐]

최근 북한을 찾는 관광객이 점점 늘고 있는 데는 북한 당국의 외화벌이 노력만큼이나 이런 여행사들의 역할이 컸다. 유럽 최대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스웨덴의 한 업체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당장 7월 6일 떠나는 일정을 비롯해 1년에 무려 33차례의 단체관광을 이미 진행했거나 할 계획이고, 혼자 언제든 떠날 수 있는 개별여행 상품까지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스웨덴의 한 북한 전문 여행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단체여행 일정. [사진 홈페이지 캡쳐]

스웨덴의 한 북한 전문 여행사 홈페이지에 소개된 단체여행 일정. [사진 홈페이지 캡쳐]

웜비어 소식이 알려진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애초에 위험한 지역으로 여행한 게 잘못"이라는 비판도 일부 있었다. 여기엔 "가기 힘든 곳을 구태어 찾아가서 화를 자초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통일부 대변인 역시 올초 북한관광이 늘고 있다는 보도에 "(북한 관광객은) 극한지역 마니아"라고 한정했다. 마치 탐험가가 오지에 가듯 극소수만이 관심을 갖고 북한을 찾는다는 뉘앙스다.  
2016년 1월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체제전복혐의로 재판을 받고 억류됐던 오토 웜비어. [AP=연합뉴스]

2016년 1월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체제전복혐의로 재판을 받고 억류됐던 오토 웜비어. [AP=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클릭 한번으로 신청할 수 있을만큼 생각보다 가기 쉬운 데다 비싸도 매력적인 곳으로까지 과대포장되어 있다. 2016년 11월 뉴욕타임스가 싱가포르에서 연 '럭셔리 트래블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솔직히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 교관이 직접 나와 민간 우주여행을 준비중인 버진 갤럭틱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등 공식 행사가 아니었다. 컨퍼런스 중간 점심 테이블에서 만난 세계 각국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북한여행이 얼마나 쉬운 지를 확인한 것이었다.  
이날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은 1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북한 여행 경험자였다. 베이징에서 출발해 3성급 호텔에서 3박4일 묵는 개인 일정이 1460유로(185만원)나 하는 '럭셔리' 여행인데도 거리낌없이 다녀들 왔다. 관광업계, 특히 이색경험을 내세우는 럭셔리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여행 좀 다녀봤다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에 다 가능한 얘기다. 심지어 홍콩에 사는 영국인은 미성년자 아들을 포함해 온 가족이 북한에 여행 다녀온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들은 다행히 무사히 돌아왔다. 하지만 여행사들이 온갖 미사여구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땅에 관광객을 끌어들인 대가를 웜비어와 그 가족이 치렀다. 이런 식의 '잊지못할 여행'이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북한은 그저 색다른 티베트나 부탄과는 다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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