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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인사 실패, ‘이너서클’의 ‘집단사고’가 부른 문제?

청와대는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져 있을까. [중앙포토]

청와대는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져 있을까. [중앙포토]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최근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는 저서『남자란 무엇인가』가 서점에 진열된 사진이 담겨 있다. 책 제목을 언뜻 봐서는 법학자이자 인권 전문가인 안 전 후보자가 다루기에 의아한 분야라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은 지난해 11월 30일 출간됐다.
 
지난 16일 안 전 후보자가 지명 닷새 만에 낙마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도장을 위조해 상대 여성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무효가 된 사건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안 전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했다.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 등의 내용이 부적절한 성(性) 의식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데도 안 전 후보자가 사퇴하기 2시간 전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 사람이 쓴 책이 어떻다는 것을 청와대가 다 알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과연 공직 후보자의 책은 검증을 안 할까.
 
 2014년 11월 박근혜 청와대에서 김상률 당시 교육문화수석이 임명된 직후 저서 『차이를 넘어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유는 생존권과 자립을 위해 약소국이 당연히 추구할 수밖에 없는 비장의 무기”라고 쓴 부분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박근혜 청와대는 “임명 전에 책 내용에 대해 검증을 했고 본인의 소명을 받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직 후보자의 저서도 검증 대상임은 상식이다.
 
안 전 후보자뿐 아니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지난 11일 동시에 발표된 후보자들에게는 발표 즉시 “흠결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문제는 청와대가 선제적으로 밝혔듯이 이미 알고 있던 문제였다. “시중에 도는 구설”을 정치권에 있는 사람 상당수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임명을 했다가 12일 만에 불명예 퇴진한 김기정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비슷한 사례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문 대통령과 가까웠던 이른바 ‘이너 서클(핵심층)’이었다는 점이다. 안 전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때 이미 민주당 ‘새로운 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인사다.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 패배 후 대권 재도전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학자들과 정책 과외를 할 때 만들어진 모임 ‘심천회(心天會)’의 핵심 멤버다. 김기정 전 차장 역시 심천회 멤버였다.
 
문재인 정부의 ‘이너 서클’이다 보니 과거 저서에 무슨 내용을 적었는지 알아보지 않았을 정도로 검증을 소홀히 했거나 음주운전 전력, 시중의 소문 등의 흠결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 또는 “문제가 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응집력이 강한 집단에서 생기는 이른바 ‘집단사고(groupthink)의 오류’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집단사고에 빠지면 새로운 정보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상황적응 능력이 떨어진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검증 과정에서 느끼는 것과 언론에서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따른 자신감과 코드 인사에 따른 객관적 평가의 부재가 이런 결과를 낳고 있는 것 같다”며 “한 발짝 떨어져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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