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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웜비어,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사실상 식물인간”

북한에서 석방돼 지난 13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북한에서 석방돼 지난 13일 고향 미국 신시내티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돼 귀국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라고 의료진이 밝혔다.  
 
웜비어가 입원한 미 신시내티대 병원 의료진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웜비어가 반사적으로 눈을 깜빡이긴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고 듣더라도 아무 반응이 없고 자신이 의도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며 “광범위한 뇌조직 손상으로 인한 ‘깨어있지만 반응을 하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웜비어의 뇌 손상의 원인은 아직 모른다면서 “다만 이 같은 뇌 손상은 일정한 혈류 공급이 중단된 심폐정지 상태에서 뇌조직이 죽을 때 흔히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웜비어가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려 마비됐다는 북한 측 주장에 대해선 “관련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는 신경 손상의 원인이나 정황에 대해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가혹 행위를 뒷받침할만한 신체적 외상이나 골절의 흔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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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들이 김정은 정권에 의해 테러를 당하고 잔인한 일을 겪었다. 북한이 우리 아들을 대한 방식에 대해선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북한이 억류된 모든 미국인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레드 웜비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가 고향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 도착한 다음 날인 14일 밤 10시쯤 전화를 걸어 의식이 없는 웜비어의 상태에 대해 ‘슬픔(sorrow)’을 표시했다. 이어 웜비어의 송환을 위한 미 국무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고 부친은 전했다.  
 
웜비어는 버지니아대 재학 중이던 지난해 1월 평양에 관광을 갔다가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웜비어의 북한 여행기간 중 한 방을 썼던 영국인 대니 그래튼은 15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겪은 웜비어는 이런 일(호텔에서 선전물 절도)를 할 사람이 아니다. 그는 매우 예의바른 청년이었다”고 말했다. 또 “여행 기간 중 웜비어가 한번도 선전물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 이런 일을 계획했다는 낌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작년 3월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북한은 1년 넘게 이를 숨겼다. 
지난 6일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뉴욕에서 유엔(UN) 주재 북한대사를 만나 웜비어의 건강상태를 접한 후 석방을 추진했고 웜비어는 13일 들것에 실린 채 귀국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대북 비난 여론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북한 응징을 촉구하고 나섰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를 주장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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