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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모스다] ⑮ 피할 수 없는 두가지,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상) 언더스티어

"Straight roads are for fast cars, turns are for fast drivers." Colin McRae
"직선로는 빠른 차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커브길은 빠른 드라이버를 위한 것이다"라고 콜린 맥레이는 생전에 강조했다.

"직선로는 빠른 차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커브길은 빠른 드라이버를 위한 것이다"라고 콜린 맥레이는 생전에 강조했다.

"직선로는 빠른 차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커브길은 빠른 드라이버를 위한 것이다."
 
카레이싱계의 전설로 손꼽히는 영국의 랠리 드라이버 콜린 맥레이가 생전에 남겼던 말이다. 쭉 뻗은 도로에선 차만 좋다면 누구나 빨리 달릴 수 있겠지만, 굽이진 길에선 결국 '어떤 차를 타냐'가 아닌 '누가 운전을 하느냐'에 따라 빠르기가 결정된다는 소리다. 결국, '누가 운전을 잘하냐'는 질문은 '누가 코너링을 잘하냐'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모터스포츠 다이어리의 이번주 이야기, 코너링을 하는 과정에서 프로-아마추어 관계없이 누구나 겪게 되는 두 가지 현상인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다.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는 모두 운전자의 의도와 다르게 차량이 움직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엄격한 자동차 충돌 테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 IIHS(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는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를 그림으로 쉽게 풀어냈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꺾은 것에 비해 덜 돌면 언더스티어, 더 돌면 오버스티어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오버스티어(왼쪽)와 언더스티어에 대한 개념 설명. [사진 미국 IIHS]

오버스티어(왼쪽)와 언더스티어에 대한 개념 설명. [사진 미국 IIHS]

모터스포츠 다이어리를 통해 수차례 강조한 '트랙션 서클(Traction Circle)'은 자동차의 모든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기본이 된다.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트랙션 서클. 타이어가 발휘할 수 있는 지면과의 마찰력, 즉 '접지력'엔 한계가 분명하다. 박상욱 기자

트랙션 서클. 타이어가 발휘할 수 있는 지면과의 마찰력, 즉 '접지력'엔 한계가 분명하다. 박상욱 기자

자동차는 제아무리 외형이 크든 작든 상관 없이 모두 4개의 타이어를 통해 지면과 접촉한다. 달리고, 멈추고, 돌아나가는 모든 동작은 바로 타이어와 지면의 접촉면에서 발생하는 마찰력, 소위 '접지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돌린 것과 달리 차가 움직인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접지력의 한계를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4개의 바퀴가 땅을 제대로 움켜쥐고 있다면, 이러한 현상은 일어날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의도한 것보다 덜 도는 언더스티어(Understeer)> 
[사진 카어드바이스닷컴]

[사진 카어드바이스닷컴]

의도한 것보다 덜 돌아나간다는 것은 곧, 조향바퀴인 전륜에서의 접지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상황은 ①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거나 ② 급격한 감속과 함께 코너를 들어가거나 ③ 코너 도중 가속을 하거나 ④ 노면의 마찰력이 적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모두 위의 트랙션 서클을 보면 답이 나온다. 타이어의 접지력이 오롯이 횡G에 쓰이지 못 하고 앞뒤 방향의 종G에도 쓰이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언더스티어를 만드는 요소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는 크게 차량 자체가 지닌 요소와 운전자의 개입에 따른 요소로 나뉜다. 편의상 전자를 '선천적 요소'로, 후자를 '후천적 요소'로 표현하자면, 선천적 요소엔 ① 차량의 무게 배분, ② 구동계의 특성, ③ 서스펜션의 세팅, ④ 타이어의 상태 등이 포함된다.
 
① 차량의 무게 배분
"하중이 있는 곳에 그립이 있다"는 말은 모든 운전자가 염두에 두면 좋을 운전의 대원칙이다. 타이어가 마찰력을 발휘하려면 이를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하중이 주어져야 한다. 팔에 힘을 뺀 채 손가락으로 책상을 쓸면 손가락은 부드럽게 책상 위를 스쳐지나지만, 온힘을 다 해 위에서 아래로 책상을 누르면 꿈쩍도 안 하는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 바퀴의 방향이 바뀌는 '조향'은 대부분 앞바퀴에 국한되는 움직임이다. 앞서 코너링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트랙션 서클'에 있어서 차량의 하중이동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 차량을 좌우로 선회하는 데에 있어 '어디에 하중을 싣느냐'는 코너링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사진 BMW]

[사진 BMW]

이처럼 차량의 하중을 이동시키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듯, 차량의 기본적인 전후 또는 좌우 무게 배분은 차량의 스티어링 특성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가 된다. 때문에 일부 자동차 제조사들은 통상적으로 차량의 본네트 아래 위치한 배터리를 트렁크로 옮기기도 한다. 조금이라도 어느 한 쪽에 무게가 쏠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차량의 무게 배분은 코너링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일례로, 코너링 과정에서 운전자가 '이븐 스로틀(Even throttle, 차량이 현재의 속도를 유지하도록 일정 수준의 rpm을 유지할 정도로 액셀레이터를 밟는 것)'을 통해 전후 하중이동을 0에 가깝게 한다고 했을 때, 전후 무게 배분이 50대 50인 차량과 70대 30인 차량의 움직임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② 구동계의 특성
[사진 기아자동차]

[사진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의 i30와 기아자동차의 스팅어는 모두 광고를 통해 멋진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한쪽 방향으로 선회하는 도중 인위적으로 오버스티어를 일으켜 차량의 앞부분이 돌아나가는 것 보다 뒷부분이 더 돌아가게 만들고, 그 힘을 유지한 가운데 스티어링휠을 반대로 돌림으로써 소위 '삐딱하게' 움직이는 것을 지속하는 것이다. 진행방향에 맞춰 4개의 바퀴를 나란히 정렬해놓은 것이 아닌 만큼, 희뿌연 타이어 타는 연기와 냄새, 그리고 소리는 불가피하다.
[사진 현대자동차 i30 광고]

[사진 현대자동차 i30 광고]

그런데 이중 한 광고는 큰 논란이 됐다. 전륜구동(엔진의 동력이 앞바퀴에만 전달되는 구동방식)인 차량이 선보인 드리프트가 '파워 드리프트(뒷바퀴에 순간적으로 강력한 출력을 보내 차량의 뒷부분을 돌려놓는 드리프트 방식)'였던 것이다. 
[사진 현대자동차 i30 광고]

[사진 현대자동차 i30 광고]

흔히 'FF'로 불리는 이러한 전륜구동 방식의 차량의 경우, 엔진과 구동축 등 파워트레인 대부분이 차량 앞부분에 쏠려있다. 마치 농구에서 "왼손은 거들 뿐(오른손잡이 기준)"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뒷바퀴는 거들 뿐"이다. 때문에 이를 FF(Front engine, front wheel drive)라고 일컫는다. 당연히 이러한 구동계의 특성으로 전륜구동 차량은 후륜구동 차량 대비 차량 앞부분에 하중이 집중되어 있다.
[사진 위키피디아][사진 위키피디아][사진 위키피디아][사진 위키피디아]
반면, 후륜구동 차량은 FR, MR, RR 등으로 구분되는데, FR(Front engine, rear wheel drive)의 경우 FF 대비 기본적으로 전후 무게 배분에 유리한 입장에 있게 된다. 엔진이 차량 앞부분에 위치한 것은 동일하지만, 뒷바퀴로 동력을 전달하기 위해 '엔진-변속기-구동축'이 앞바퀴에서 뒷바퀴로 나열되기 때문이다. 엔진이 뒷차축 바로 앞에 위치하는 MR(Midship engine, rear wheel drive)의 경우 태생적으로 전후 일정한 무게 배분에 가장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RR(Rear Engine, rear wheel drive)은 FF와 반대로 조향을 담당하는 바퀴에 하중을 싣기 어려워 무게 배분에 불리하지만 예외도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카 제조사인 포르쉐는 대표 모델인 911에 과거부터 이같은 방식을 고집하며 최적의 코너링 성능을 뽐내고 있다.
[사진 Mercedes AMG DTM]

[사진 Mercedes AMG DTM]

이처럼 구동방식에 따라 무게 배분 등이 달라짐에 따라 주행 상황에서 나타나는 코너링 특성도 달라진다. 과유불급. 앞바퀴에 하중을 실어야 조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만, ① 구동계 특성상 안 그래도 차량 앞부분이 무거운 차량인데 ② 코너에 앞서 브레이킹을 통해 하중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면? 차량은 부드럽게 코너를 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득득득' 타이어를 태워가며 그저 관성의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③ 서스펜션의 세팅
[사진 볼보 폴스타 레이싱 홈페이지]

[사진 볼보 폴스타 레이싱 홈페이지]

그렇다면 모든 레이스카는 전후 무게배분이 50대 50이고, 구동방식이 MR인 것일까. 그렇지 않다. 국경을 넘어 개최되는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에선 위에 설명된 FF, FR, MR 방식의 자동차가 모두 공식 경기 차량으로 쓰이고 있다. 위의 '선천적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바로 서스펜션을 비롯한 차량의 세팅이다.  
[사진 WTCC]

[사진 WTCC]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급격한 스티어링휠 조작이나 급격한 페달 조작 등은 언더스티어를 부르는 행동이다. 페달도 스티어링휠도 모두 부드럽게 조작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조작의 부드러움 또는 급격함과 마찬가지로 서스펜션의 부드러움 또는 단단함과 같은 특성도 자동차의 조향 특성에 영향을 미친다. 
 
흔히들 무조건 단단한 서스펜션이 코너링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코너링에 있어서 서스펜션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는 오랜 경험과 투자, 그리고 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자동차 산업에 있어 후발주자가 선두를 따라갈 때, 엔진 등을 통한 출력은 금방 따라잡더라도 서스펜션이나 차체(섀시) 부분에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이유다.
[사진 AST Moton Supension][사진 AST Moton Supension]
무게 배분과 구동계의 특성 등 모든 조건이 같은 동일 차종이라 할지라도, 서스펜션과 차체의 세팅에 따라 다른 코너링 특성을 갖는다. 앞바퀴 서스펜션의 스프링을 보다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거나 전륜에 위치한 '안티롤바(Anti-roll bar, )'의 경도를 낮춘 차량의 경우, 그렇지 않은 차량에 비해 언더스티어 성향이 보다 약해진다. 조향을(때로는 '조향도') 담당하는 앞바퀴에 보다 부드러움을 주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과유불급'은 명심해야 할 사자성어다.
 
④ 타이어의 상태
앞서 설명한대로, 언더스티어는 결국 타이어가 접지력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발생하는 현상이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차량에 어떠한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고, 그 타이어의 상태가 어떤지 여부는 차량의 주행 성능 자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타이어로 시작해 타이어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이어의 마모 정도에 따라 해당 타이어의 접지력이 좌지우지된다. 또, 같은 마모 상태의 타이어라고 할지라도, 타이어의 공기압을 어떻게 두냐에 따라 타이어와 노면이 실제 접촉하는 면적이 달라진다. 접촉면이 넓으면 넓을수록 마찰하기, 즉 접지력을 얻기 쉬울 것이다. 물론 이 역시도 과유불급. 마치 펑크가 난 타이어처럼 타이어의 컨택 패치(Contact patch,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는 부분)가 눈에 보일 정도로 넓적해진다 한들 코너링은 커녕 직선 주행조차 쉽지 않은 것 처럼 말이다.
 
<'여유로운 소리' 예방, '당장 급한 소리' 해결>
[사진 혼다]

[사진 혼다]

아무리 이같은 설명을 숙지한다 한들, 실제 주행에선 세계 최고의 F1 드라이버들 조차 종종 언더스티어를 껶는다. 위와 같은 요소들 외에도 자동차가 땅 위를 달리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더욱 많기 때문이다. 언더스티어에 대한 해결책은 서킷 주행뿐 아니라 일상 주행에서도 안전한 운전을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언더스티어는 분명 운전자의 의도와 다른 움직임이지만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을 '언더스티어 성향'으로 만든다. 안전을 위해서다. 언더스티어의 경우, 주행 페이스를 늦추는 등 운전자가 대응하기 용이할뿐더러 운전자가 대응하기 어려운 오버스티어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자 함이다. 때문에 언더스티어를 "운전자들의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과유불급.
위의 그림은 언더스티어에 대한 경험이 없는 운전자가 이를 겪을 경우 흔히 범하게 되는 실수를 나타낸다. 스티어링휠을 꺾은 만큼 차가 돌아나가지 않자 더욱 더 돌리는 것이다. 다른 변수의 변화 없이 스티어링휠만 더 꺾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이미 타이어는 차량을 좌우로 움직일 횡방향의 접지력을 잃은 상태다. 스티어링휠을 꺾는다 하더라도 차는 그저 관성에 따라 현재 진행방향으로 움직이는 쇳덩이가 될뿐이다.  
브레이크 페달(왼쪽)과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왼쪽)과 가속 페달.

때문에 운전자가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횡방향의 접지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럼, 횡방향의 접지력을 확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너에서 속도가 높을수록 자동차의 원심력(원운동을 하는 물체가 원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관성력)은 커진다. 과도한 속도에 따른 과도한 원심력, 그리고 그에 따른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밟는 일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잊지 말자, 접지력 총량. 잊지 말자, 트랙션 서클.

잊지 말자, 접지력 총량. 잊지 말자, 트랙션 서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는데도 언더스티어가 이어진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브레이킹이다. 이는 속도를 낮춰 원심력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조향을 담당하는 앞바퀴에 하중을 실어줘 더 높은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게 돕는다. 다만, 앞서 '트랙션 서클'에 대해 이야기했듯, 언더스티어가 발생한 상황에서 급히 속도를 줄이고자 풀브레이킹을 한다면, 차량은 더더욱 횡방향 접지력을 잃게될 것이다. 부드러운 브레이크 페달 조작으로 소폭 속도를 줄이고 앞바퀴에 하중을 실어준다면, 자동차는 마법처럼 코너의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듯 움직일 것이다. 스티어링휠을 꺾은 각도는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타이어가 지닌 접지력의 총량은 제한적이다. 횡방향과 종방향 접지력의 합은 이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타이어가 지닌 접지력의 총량은 제한적이다. 횡방향과 종방향 접지력의 합은 이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가장 좋은 일은,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티어링휠의 조작도, 액셀레이터·브레이크 페달의 조작도 모두 부드럽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 코너를 앞두고도 소위 '풀악셀'을 하는 행동도 절대 금지다. 반대로 '풀브레이킹'을 하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와는 반대로 나의 의도보다 차량이 더 돌아나가는 오버스티어는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주 모터스포츠 다이어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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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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