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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어떻게 세계 드론의 94%를 장악했나

중국 말고 드론 만드는 나라가 또 있나요?
 
지난주 상하이 CES 아시아 현장에서 만난 중국 드론 업체 직원의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2017년 현재 전 세계 상업 드론 시장의 94%를 장악하고 있다. 시중에서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드론 10대 중 9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얘기다.  
드론 [출처: 이매진 차이나]

드론 [출처: 이매진 차이나]

 
드론은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하나다. 중국은 현재 가격 경쟁력과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전 세계 드론 시장의 '룰 세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CES 아시아 2017’이 열렸다. CES는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다. 올해로 3회째인 CES 아시아는 CES의 아시아 축소판이다. 상하이에서 열리는 만큼 중국 업체들이 주를 이룬다. 전 세계 22개국의 약 450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업체였다. 
CES 아시아 2017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출처: 차이나랩]

CES 아시아 2017이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출처: 차이나랩]

CES ASIA 2017의 백미는 단연 드론이었다. 중국의 유명 드론 제조업체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글로벌 드론 업계 최강자 DJI가 올해 처음으로 참가를 선언하면서, 드론 전시장에 활력을 더했다. 중국 스스로 세계 최고의 드론 기술 국가를 자부하는 만큼 어느 다른 부스보다 중국 업체들의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가 차세대 DJI
 
드론 업체들이 모여있는 N2 전시관에 들어서자 중국 업체인 파워비전의 부스가 눈에 들어온다. 파워비전은 이날 드론 업체로는 유일하게 방수 드론 '파워레이'를 전시했다. 파워레이는 수심 30미터까지 잠수해 최대 4시간 수중 촬영이 가능한 레저용 제품이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드론의 촬영 장면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수중 드론 파워 레이 [출처: 차이나랩]

수중 드론 파워 레이 [출처: 차이나랩]

파워비전은 이외에도 개발, 예약 판매에 들어간 세계 유일의 달걀 모양 접이식 드론인 파워에그를 시연하며 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파워비전은 지난 2010년 베이징에서 출범한 상업용 드론 업체로, 줄곧 개성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유럽, 북미 등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파워비전의 달걀모양 드론 파워에그 [출처: 차이나랩]

파워비전의 달걀모양 드론 파워에그 [출처: 차이나랩]

상하이의 소형 드론 전문 업체 이랜뷰는 이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드론을 선보였다. 무게 60g에,  가로 6cm, 세로 9cm 크기로 딱 손바닥 반 만하다. 이날 시연을 담당한 직원이 스마트폰 케이스 속에서 드론을 꺼내자 곳곳에서 탄성이 나왔다. 이름부터 에어셀피(셀카)인 이 제품은 3~5분 정도 비행할 수 있으며, 장착된 500만 화소 카메라로 셀카를 촬영할 수 있다.
이랜뷰의 초소형 셀카 드론. 손바닥보다 작다. [출처: 차이나랩]

이랜뷰의 초소형 셀카 드론. 손바닥보다 작다. [출처: 차이나랩]

다만 안정적인 호버링(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다고 장담한 업체 측의 말과 달리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제품은 앞서 지난 2016년 12월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킥스타터에서 60만 달러의 크라우드 펀딩을 유치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어셀피의 정식 판매 가격은 249 달러다.  
 
란바오 이랜뷰 영업 총책임자는 "7년여간 드론 하나에 매달린 결과 현재는 제품 제조, 모듈 연구 개발, 대량 생산 능력을 갖춘 드론 제조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드론 기술과 관련해 취득한 글로벌 특허가 100건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징둥의 택배 배송 드론(왼쪽), 무인 택배 배송차 [출처: 차이나랩]

징둥의 택배 배송 드론(왼쪽), 무인 택배 배송차 [출처: 차이나랩]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이 공개한 택배 배송 드론 역시 큰 화제가 됐다. 이날 전시된 Y-3 드론은 최대 10kg의 택배를 싣고 20KM 거리를 왕복할 수 있다. 정해진 위치에 택배를 놓고 자동으로 물류센터에 복귀하는 시스템이다.  
 
장천 징둥그룹 CTO는 이날 기조 연설을 통해 “징둥의 드론과 무인 배송 로봇이 오는 6월 18일 실제 물류 운반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징둥은 이외에도 궂은 기상환경에서도 배송이 가능한 고정익 드론인 V-2 모델도 선보였다. 징둥은 현재 최대 1톤에 달하는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물류 드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DJI의 새 드론 모델 스파크 시연 현장. 열기가 뜨겁다 [출처: 차이나랩]

DJI의 새 드론 모델 스파크 시연 현장. 열기가 뜨겁다 [출처: 차이나랩]

올해 처음 출사표를 내던진 세계 상업용 드론 절대 강자 DJI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음에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관객 대부분이 최근 출시한 보급형 소형 드론 스파크를 직접 시연해보기 위해 부스를 찾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파크는 합리적인 가격(62만 원)과 최첨단 기술로 보급형 드론의 끝판왕으로 평가받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드론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출처: 차이나랩]

드론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출처: 차이나랩]

이외에도 2016년 미국 CES, CES 아시아에서 최고의 드론 상을 거머쥔 중국 드론 업체 유니크(YUNEEK), CES 아시아 2017 최고의 드론 제품상을 수상한 GUD의 BYRD, 중국 하이 그레이트사가 만든 접이식 소형 드론 TAKE 등이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중국 현지 IT 칼럼니스트는  “그동안 중국 드론 업체들은 DJI를 따라 하기에 급급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또 다른 DJI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CES ASIA 2017에 출품된 다양한 드론 제품들 [출처: 차이나랩]

CES ASIA 2017에 출품된 다양한 드론 제품들 [출처: 차이나랩]

기업 연수단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KMA한국능률협회 중국 사업센터 담당자는 “드론은 단순히 놀이 용이 아닌 과학, 소방, 농업, 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중점 분야 중 하나”라며 “중국의 이 같은 드론 기술력은 향후 산업 전반의 발전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어떻게 드론 1등 국가가 됐나?
 
중국이 지난 몇 년 단숨에 전 세계 드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차이나랩이 현장에서 만난 중국 드론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의 드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계기로 'DJI'의 등장을 꼽았다. DJI는 지난 2006년 26살의 청년 왕타오가 창업한 드론 업체다. 독보적인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단 7~8년만에 전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2017년 기준 DJI의 기업 가치는 무려 10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 홍대에 위치한 DJI 매장 [출처: 차이나랩]

서울 홍대에 위치한 DJI 매장 [출처: 차이나랩]

DJI가 전세계 드론 시장의 일인자로 올라선 시점. 때마침 중국 전역에 창업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젊은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드론으로 향했다. 너도 나도 제2의 DJI를 꿈꾸며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한해 400여 개의 드론 업체가 새롭게 생겼고, 이들이 조달한 투자금만 6억 달러를 돌파했다.  
 
단순히 시장만 커진 것이 아니다. 시장 플레이어들이 많아지면서 기술이 축적됐고, 동시에 부품, 조립, 소프트웨어, 디자인 등을 아우르는 드론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었다. 조금 과장해 한 20대 청년의 과감한 도전이 중국을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국 반열에 올려놨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의 드론 전문 기자이자 CES ASIA 2017 드론 세션의 진행자였던 추즈리는 "DJI로 대표되는 선발대 업체들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면서, 후발주자들이 따라올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우월한 하드웨어 스타트업 환경이다. 중국 드론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남부 해안 도시 선전에 적을 두고 있다. 선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드웨어 창업의 중심지다. 중국 제조업의 메카였던 선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조달하고, 가장 신속하게 시제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화창베이 전자 시장이 있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잉단(왼쪽), 선전 스타트업 벨리(오른쪽) [출처: 차이나랩]

하드웨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잉단(왼쪽), 선전 스타트업 벨리(오른쪽) [출처: 차이나랩]

 
동시에 핵스(HAX), 잉단과 같이 전문화된 액셀러레이터 기관들이 초기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중국 정부 역시 이 같은 선전 스타트업 클러스터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젊은 드론 개발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적합한 환경인 것이다.
 
중국 드론 업체 GDU의 배리 기술 개발팀 팀장은 "선전에서는 드론을 개발하고 제품 양산까지 보통 6개월~1년이 소요되고,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까지 드는 비용은 1만 위안(약 170만원, 인건비 제외) 정도"라며 "유럽, 미국, 한국, 일본 등 국가와 비교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까지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의 느슨한 규제 역시 드론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얼마 전 드론 실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드론이 공항 등 비행 금지 구역에 진입하는 등 드론 관련 사고가 급증한 탓이다. 이는 사실상 그동안 중국의 드론 관련 규제가 얼마나 느슨했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지만, 중국 당국이 드론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마련해준 것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IT 미디어 IT168의 자오화밍 기자의 설명이다.  
 
상하이= 차이나랩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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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