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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맞는 4대강 사업 감사...정치적 중립성 갖추려면

 감사원이 이명박정부 국책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 착수를 14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지 23일만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이번이 4번째 감사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3년에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에도 4대강 사업이 또다시 감사원 감사의 타깃이 됐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문 대통령의 지시이후 일련의 과정에 대해 "정치적 부관참시이자 한풀이 정치보복"(추경호 의원)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 착수를 결정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9일 공익감사청구자문위원회가 4대강 사업의 수질관리와 환경영향평가 등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검토한 결과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위원회의 의견, 국민과 언론 등이 제기한 감사 필요성 등을 고려해 감사 실시를 결정했다”고 했다.  
또 "당초 2017년도 감사계획에 4대강 수역의 수량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가뭄 및 홍수 대비 추진실태’ 감사를 준비중이었다"고도 했다. 미리 할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침 환경단체들로부터 공익감사 청구가 들어왔고, 자문위가 그 필요성을 인정했기 때문에 감사를 실시키로 했다는 것이다.  
 
사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치 감사' 논란이 불붙은 건 지난달 22일 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 실시를 지시하면서였다. 감사원법 등을 보면 대통령은 감사 청구권자가 아니며 정부 부처, 국회, 300인 이상의 국민 등만이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취임 12일만에 감사를 지시했고 청와대는 이를 '업무지시 5호'라고 공개했다. 청구 적격성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자 지난달 24일 녹색연합 등 40개 시민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의 설명은 문 대통령의 지시가 아닌 그 감사 청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런 설명을 두고 야당에선 "대통령 지시때문이 아님을 강조하려다보니 말이 길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 대상도 논란이다. 감사원이 밝힌 이번 감사 대상은 ^정책결정 과정 ^계획 수립 ^건설공사 ^수질 등 사후관리 점검 ^성과 분석등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전 과정이 총망라됐다. 감사원은 1차~3차때 감사때 이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세부계획 수립 및 이행실태(1차,2011년 1월), 주요 시설물 품질 및 수질 관리실태(2차, 2013년 1월), 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등 주요 계약 집행실태(3차,2013년 7월)를 모두 들여다봤다. 이번 감사 결정을 두고 "중복 감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차진아 교수는 "대통령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역대 정권이 이미 실시한 감사를 또다시 지시하는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감사 실시과정에서도 또다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이 감사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수시보고를 하는 관행이 이어질지가 초점"이라고 지적했다. 수시보고를 받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감사 결과가 오락가락할 수 있는 구조적인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이는 감사원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 지난 2월 국회 개헌특위에 제출한 ’국가감사제도 현황‘ 보고자료에서 "주요 감사결과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시보고를 하고 있다"며 "직무수행 과정에서 대통령의 영향을 받는다는 오해와 논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감사원의 감사권 행사에 대해 어떤 지시 권한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국제감사기구협의체(INTOSAI)의 권고까지 인용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2014년 7월 감사결과 발표에 앞서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실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피감기관인 청와대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이 검ㆍ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과 함께 4대 권력기관이 되는 핵심 통로가 바로 이것"이라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하는 첫번째 조치는 감사원의 독립기관화를 위한 청와대의 수시보고 중단 선언"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차 교수도 "감사원이 대통령 소속 기관이다보니 수시보고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감사원법 개정이나 개헌을 통해 독립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감사원장의 4년 임기도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주요 국가의 감사원장 임기는 미국 15년, 독일 12년, 영국 10년, 일본 7년 등이다.  
 
역대 정권초마다 5년 임기의 대통령이 헌법상 4년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을 무리하게 교체하려다 잡음이 나왔다.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임기 3년6개월이 남았던 전윤철 원장, 2013년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임기 1년7개월이 남았던 양건 원장은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그때마다 '자기사람 심기를 위한 정지작업'이란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정부에서 임명한 현 황찬현 감사원장의 임기는 올 12월까지다. 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황 원장의 거취가 이번 4대강 사업 감사와 맞물리면서 또한번 관심을 끌고 있다.  
차세현·김록환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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