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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3년5개월째 국보법 수사받는 노신부

김준희내셔널부 기자

김준희내셔널부 기자

“국가보안법 제7조 찬양·고무 조항은 여야가 타협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개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대선 후보 2차 TV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권하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겠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물음에 대해 ‘법 개정’ 추진을 언급한 것이다.
 
이런 국보법 위반 혐의로 2014년 2월부터 3년 5개월째 ‘피의자’ 신분인 인물이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75) 신부다. 박 신부는 2013년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NLL(북방한계선), 문제 있는 땅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하겠어요? 쏴야지” 등의 발언을 해 보수 단체들로부터 고발됐다.
 
전북경찰청은 2014년 9월 “박 신부의 발언이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이 있다”는 외부 기관 3곳의 이적성(利敵性) 감정 결과를 토대로 박 신부에게 세 차례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조사는 불발됐다. 박 신부가 “성직자의 강론을 수사하는 것은 종교 탄압”이라며 출석을 거부해서다. 경찰은 보통 피의자가 출석을 거부하면 체포영장을 신청하거나 추가로 출석 요구서를 보내는데 박 신부의 경우는 2014년 9월 이후 이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현승 전북지부장은 “통상 고소·고발 사건은 석 달 안에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기는데 3년 넘게 사건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신부에게 연락할 방침이라고 한다. 진보·보수 진영 양쪽에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와서다. 이형택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당사자가 당시 발언을 왜 했는지 등을 알려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고령에다 다리까지 불편한 박 신부에 대한 수사를 피의자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석재 변호사는 “수사를 오래 끄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피의자 처지에선 오랜 기간 수사 대상으로 남아 있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수사는 조기에 마무리해야 하고 장기 미제 사건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정리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보법이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개인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
 
김준희 내셔널부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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