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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부터 압박 … 입법 통해 대법원장 권력 분산

문재인 정부가 집권 전 구상한 사법부 개혁안의 핵심 키워드는 ‘분산’과 ‘다양화’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정책라인 관계자는 13일 공약 초안에 담겼던 사법부 개혁안에 대해 “사법 행정을 일선 법관의 견제를 받는 민주적 구조로 바꾸고 대법관 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 개혁 등을 통해 대법관 구성을 다양화하려는 목표를 세웠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대법관 30% 할당제는 문재인 정부의 여성 내각 기용 확대방침과도 같은 맥락이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구상은 공약집에서는 빠졌지만 대법관 여성할당제를 제외한 부분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입법안으로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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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박주민 의원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현재의 대법관 추천위 구성 형식은 2010년에 도입됐다. 추천위원 10명 중 6명이 대법원장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구조다. 선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이 당연직 추천위원이고, 대법관이 아닌 법관 1명과 비법조인 중 3명을 대법원장이 추천위원으로 임명한다.
 
박 의원 입법안은 추천위에서 선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을 빼고 ‘외부 인사’를 추가한 게 특징이다. 추천위원을 15명으로 늘리고 그중 4명은 국회, 2명은 법관회의, 1명은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도록 해 놓았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한 헌법상 권한이다. 국회가 추천위에 개입하려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여성계에서 주장해 온 여성 대법관 할당제는 실현 가능성이 문제다. 2017년 기준으로 여성 법관의 비율(평판사 기준)은 전체 45%에 육박하지만 대법관 임용 가능성이 있는 고법 부장판사는 전체 161명 중 8명(5%)이다. 한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대법관이 될 만한 연배에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여성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일선 법관들의 사법 행정 참여 요구는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담겼다. 각급 법원의 판사회의가 선출한 법원 운영위원들이 어떤 판사에게 어떤 종류의 재판을 맡길지(사무분담)를 스스로 정하자는 것이다. 현재 사무분담권은 대법원장의 위임을 받은 법원장이 갖고 있다. 사무분담권이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지방법원의 특정 보직(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 선거·부패사건 전담부 등)이 고법 부장판사(차관급) 승진에 유리하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차기 대법원장 임명을 전후로 사법부 개혁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임기 중 대법관 14명 중 13명과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을 임명할 수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제청권을 행사하는 2명의 대법관과 국회 야당 추천과 여야 합의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을 빼면 전체 대상 23명 중 최대 17명(74%)까지 문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대법관·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 셈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권 분립 훼손 논란을 피해가며 추천위 구성과 운영 관련 법규만 손질해도 정부의 사법부 개혁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윤호진·김나한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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