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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비어천가’ 각료회의 … 백악관 밖에선 트럼프 탄핵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주재한 전체 각료 회의에서 ‘트비어천가’가 이어졌다. 장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영광’ ‘감사’ ‘경의’라는 단어를 쏟아 냈다. 왕조 시대의 어전 회의를 방불케 한 이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마친 뒤 각료들에게 한마디씩 하도록 주문했다.
 
제일 먼저 발언에 나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일하게 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특권”이라고 입을 열었다. 릭 페리 에너지장관은 “미국이 에너지 분야를 이끌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한 데 대해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은 “대통령이 절대적으로 옳다. 대통령의 지도로 세금을 내면서도 잊혔던 국민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찬사는 멈추지 않았다.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은 “대통령이 내게 준 특권과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에 어떻게 감사를 표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라이언 징크 내무장관은 “공공 토지를 관리하는 데서 당신의 청지기(steward)가 돼 영광”이라고 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축복’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대통령의 정책과 미국 국민을 돕도록 우리에게 기회와 축복을 준 데 대해 대통령 곁의 모든 비서진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일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금고지기로 활동했던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지난해 대통령과 함께 온 나라를 돌아다닌 것이 대단한 영광이었는데 대통령의 내각에서 일하게 돼 더욱 큰 영광”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CNN은 “트럼프가 이제껏 열린 각료회의 중 가장 기이한 회의를 열었다”고 꼬집었다.
 
각료 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칭찬도 경쟁하듯 이어졌다.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의혹 소명을 위해 13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하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법치 구현의 메시지에 국민이 반응하고 있다”며 “온 나라 반응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알렉스 아코스타 노동장관은 “대통령이 발표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은 진짜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스콧 프루이트 환경보호청장은 “(미국의 환경 정책 메시지가) 국제 사회에서 잘 받아들여졌다”고 보고했다.
 
린다 맥마흔 중소기업청장은 프루이트 청장 등이 해외의 호평을 전한 것을 의식한 듯 “저는 해외로 여행을 다니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국내를 돌아다녔는데 소기업들로부터 다시 낙관론을 계속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각료 회의에서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은 장관은 군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장관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장관들의 발언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백악관 밖 분위기는 정반대다.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의원은 대통령 탄핵 요구 결의안 초안을 만들어 공개했다. 셔먼 의원은 “헌정 파괴로 미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에 대한 논의를 하원 법사위가 허용하지 않을 경우 하원 전체회의에서 강제로 논의하도록 표결에 붙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날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주의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헌법상 반부패 조항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사업체를 경영하며 외국 정부로부터 수익을 얻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을 고려 중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현실화된다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의 오랜 친구이자 뉴스맥스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12일 P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아마도 특검 활동을 종료시키는 것을 고려 중이다. 그가 그 옵션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그건 매우 중대한 실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좌절과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어 측근들에게 자주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특검 해임을 두고 백악관에 내분 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홍주희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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