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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공 500㎞ 휘저은 북한 무인기, 성주 사드기지까지 촬영

지난 9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 비행체가 경북 성주골프장의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기지 상공에서 10여 장의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TV는 발사대 2기(왼쪽 사진 검은 원)와 레이더 1기(오른쪽 사진 검은 원)가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위성사진이라고 언급했지만 출처와 촬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지난달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공개한 사진. 조선중앙TV는 발사대 2기(왼쪽 사진 검은 원)와 레이더 1기(오른쪽 사진 검은 원)가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는 위성사진이라고 언급했지만 출처와 촬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사진 조선중앙TV캡처]

군 관계자는 13일 “무인기에 장착된 일제 소니 DSLT 카메라의 메모리를 분석한 결과 성주골프장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 10여 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무인기는 성주 북쪽 수㎞ 지점부터 촬영을 해 남쪽 수㎞ 지점에서 회항한 뒤 북상하면서 사드 기지를 정찰했다”며 “카메라 메모리 속 사진 수백 장 중 사드 기지 사진은 10여 장이었으며 나머지는 임야와 민가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무인기는 2014년 3월 31일 서해 백령도에서 추락한 북한 무인기와 모양은 비슷했지만 크기는 좀 더 컸다. 엔진은 기존(1기통)보다 더 큰 2기통을 달아 추력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중국을 통해 이 엔진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기업이 상용 무인기를 북한에 판매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무인기는 고도 2∼3㎞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했고 해상도는 인터넷 위성지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사진을 확대하면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가 흐릿하게 보이는 수준이었다.
 

이 무인기에는 데이터 송신기가 없어 미리 입력한 좌표를 따라 비행한 뒤 무인기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용했던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군 당국은 또 이 무인기가 사드 기지를 촬영한 뒤 북한 쪽으로 돌아가다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이 같은 정보를 주한미군과 공유했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에서 성주골프장까지 거리는 270여㎞다. 이 무인기가 500㎞ 넘게 영공을 비행하는 동안 군 당국이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지난 9일 주민이 신고할 때까지 무인기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바른정당 소속의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일본에서는 2시간 전에 자세하게 보도한 사실을 방금 전 합참으로부터 보고받았다”며 “대한민국 영공이 북한군에 뚫렸다. 청와대는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청와대가 사드 보고서 누락으로 호들갑을 떠는 사이 북한은 우리 영공을 유유히 침범해 전략자산인 사드 촬영을 시도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보고서 누락이 아니라 대한민국 영공이 뚫린 사실에 충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이 사드 체계 배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 없이 갈팡질팡하는 동안 국민의 안보 불안은 커져만 간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은 인공위성이 없어 정찰 목적으로 300여 대의 무인기를 활용하고 있다. 크기 3m 이하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이 작아 탐지가 쉽지 않다. 군 당국은 이에 대비해 차세대 국지방공레이더, 신형 대공포, 레이저 대공화기 등을 개발 중이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이런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그때까지 기존 전력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군은 이날 또 다른 북한 무인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방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무인기 수색작업에 나섰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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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