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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추억] ‘싸고 친절’ 일본 MK택시 신화 일군 재일동포 기업인

유봉식 전 회장. 미 시사주간 타임은 95년 MK택시를 ‘세계최고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했다. [중앙포토]

유봉식 전 회장. 미 시사주간 타임은 95년 MK택시를‘세계최고의 서비스기업’으로 선정했다. [중앙포토]

‘일본 택시업계의 풍운아’로 불렸던 유봉식(일본명 아오키 사다오) 전 MK그룹 회장이 지난 8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폐렴으로 입원 중 숨을 거뒀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3년 친형을 따라 현해탄을 건너 교토에 정착했다. 리쓰메이칸대학을 중퇴한 뒤 주유소를 운영하다가 60년 택시 10대로 미나미 택시를 시작했다. 77년 가쓰라(桂)택시를 인수·합병하면서 두 회사의 머리글자를 따 MK택시를 설립했다.
 
MK택시는 ‘싸고 친절한 택시’의 대명사로 통했다. 택시기사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요금을 받지 않을 정도로 서비스정신이 투철했다. 장애인을 우선 승차시키는 제도를 처음 도입한 회사도 MK였다. 무엇보다 한때 “타 업체보다 10% 싸다”고 강조했을 만큼 가격 경쟁력이 뛰어났다. 이를 바탕으로 한 MK택시의 성공은 방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다. 재일동포 성공 신화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였다. 95년엔 미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세계최고의 서비스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노사 관계도 모범적이었다. MK택시는 과거 일본에서 횡행하던 ‘총알택시(가미카제 택시)’를 막기 위해 운전기사들의 생활 안정을 중시했다. 업계 최초로 사택을 짓고, 택시 한 대마다 수익을 독자적으로 관리하는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그는 2003년 한국에서 열린 강연 도중 “MK택시가 성공한 것은 끊임없이 고객 서비스와 직원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노사 공존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인은 법정 싸움까지 벌여가며 당국의 규제에 맞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82년 일본 택시업계에서 이어지던 ‘동일지역 동일운임’ 규정을 깨고 가격을 인하하고 싶다며 소송에 나선 것이다. 오일쇼크로 택시비가 오르고 손님이 급속히 줄어들자 짜낸 고육책이었다. 3년 뒤 오사카 지방재판소는 고인의 손을 들어줬지만 일본 당국은 항소했다. 89년 양측이 화해하면서 다툼은 끝났다. 아사히신문은 고인을 “국가와 투쟁한 규제완화의 기수”라고 평했다.
 
MK택시는 교토를 기점으로 도쿄·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 8곳에 진출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상하이 등지로도 사업을 확장했다. 고인은 2005년 장남인 노부아키(信明) 씨에게 MK그룹 경영권을 물려줬다. 2001년부터 재일한국인 계열 긴키산업신용조합 회장을 맡았지만 “세습인사를 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고 2013년 물러났다. 고인은 2004년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김상진 기자 kine3@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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