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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재임 중 주가 30% 하락 … 주주 불만에 밀려난 이멜트

제프리 이멜트

제프리 이멜트

미국의 복합 대기업 제네럴 일렉트릭(GE)을 지난 16년간 이끌어 온 제프리 이멜트(61)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물러난다. 이멜트 회장은 8월 1일자로 CEO 자리를 후임에게 물려주고, 회장직은 올해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GE가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후임에는 GE 헬스케어 부문 대표인 존 플래너리(55)가 CEO 겸 회장으로 내정됐다.
 
존 플래너리

존 플래너리

이멜트 회장은 시대 변화에 맞춰 GE의 사업구조를 성공적으로 재편한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재임 기간 주가와 주주 수익률에서는 시장 평균을 밑도는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2001년 이멜트 회장 취임 당시 GE는 미국의 대표적인 백색가전·금융 회사였다. 그는 이 회사를 16년 동안 에너지·항공·헬스케어 등 미래 지향적인 디지털 산업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기존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신규 사업을 추가하고 영역을 확장해 이름만 같을 뿐 내용은 완전히 다른 회사로 재편했다. 이멜트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물려받은 회사의 3분의 2 정도를 매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1년 당시 GE 전체 매출액의 절반(580억 달러)은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을 담당하는 GE캐피털에서 나왔다. 금융 부문 매출은 지난해 96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그 사이 이멜트 회장은 플라스틱, 가전제품, 보험, 미디어 부문을 매각했다.
 
자료: WSJ·블룸버그

자료: WSJ·블룸버그

GE의 핵심 사업 분야와 거리가 있는 NBC유니버셜 지분 49%를 2007년 컴캐스트에 팔았다. 보험사업도 스위스리에 매각해 정리했다. 가전 부문은 중국 하이얼 그룹에 매각했다. 이멜트 회장 주도로 정리한 자산은 2600억 달러(약 29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GE는 이달 초에는 조명사업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1878년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GE를 설립하는 데 근간이 된 사업부문마저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매각으로 얻은 자금으로 이멜트 회장은 미래 지향적인 사업에 투자했다. 엔론의 풍력 발전 부문을 인수해 재생 에너지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세웠다. 생명과학, 석유 및 가스업체를 인수하기도 했다. 기존의 헬스케어·항공·전력 분야는 규모를 더욱 키웠다. 헬스케어 부문은 2001년 매출액 90억 달러에서 지난해 183억 달러로 2배로 키웠다. 항공 부문 매출액도 100억 달러에서 255억 달러로 증가했다. GE는 현재 제트기 엔진과 파워 터빈, 의료용 기계, 석유 및 가스 관련시설 제조 및 운영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
 
사업 부문 재편은 성공적이었지만 주주들로부터 박수를 받지는 못했다. GE 주가는 그가 취임한 2001년보다 약 30% 하락했다. WSJ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에 속한 기업 가운데 최악의 실적이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지수는 121% 상승했다.
 
자료: WSJ·블룸버그

자료: WSJ·블룸버그

운이 따르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멜트 회장은 다트머스대(응용수학)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했으며, 1982년 GE에 입사했다. 2001년 45세의 나이로 ‘전설적인 CEO’였던 잭 웰치 회장에 이어 GE의 9번째 회장이 됐다. 이멜트 회장이 취임한 지 나흘 뒤 9.11 테러가 터졌다. GE의 항공사업 부문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웰치 전 회장 시절 솟구친 GE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GE사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사업이 골칫거리가 됐다.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깎아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GE는 일찌감치 이멜트 회장의 승계 계획을 세웠고, 그 일환으로 이번 CEO 교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승계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2013년에는 CEO 교체기를 2017년 여름으로 확정지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가 하락세가 이멜트 회장의 퇴임을 앞당겼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멜트 회장의 퇴임 소식에 투자자들은 환영했다. 사임 발표 이후 GE 주식은 4% 올라 29.07달러(약 3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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