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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써티(Thirty)테크] ⑮ 부동산 광풍 부는데…P2P로 올라 타볼까

 
써티테크는 중앙일보 기자(특히 경제부)들이 실제 상품에 투자해 보고 그 체험기를 독자와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어쩌다 보니 제가 담당(이라 쓰고 ‘시다바리’라 읽는다 ㅠ)을 맡게 됐는데, 담당으로서 기사 작성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세운 게 있습니다.  
 
‘니 돈 들어가니 니가 투자하고 싶은 걸 써라’
 
요즘 인기라서, 취재원이 좋다고 밀어서, 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돈 벌 것 같은 상품에 투자하고 그걸 기사로 쓰자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템 선정에서부터 각자의 취향이 드러납니다.
저는 써티테크팀에서 ‘사짜’ 투자자로 찍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비제도권 금융 투자자  
근사한 말로 하면, 신기술 금융 혹은 핀테크 전문 투자자라고 할 수 있죠.
다들 은행이나 증권사가 파는 ‘번듯한’ 외화예금이나 펀드, 공모주 투자 같은 걸 하는데, 저는 P2P(Peer to Peer, 개인 간 거래)대출이나 가상화폐 투자를 아이템으로 골랐기 때문입니다.
 
다음 투자처를 고민하는데 역시 펀드에는 손이 잘 안 갑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크게 데였기도 하고,
코스피 지수는 너무 많이 오른 터라 지금 들어가기도 부담이네요.
(저는 현재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나 소득공제펀드에만 돈 넣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생각난 게 어느 날의 점심 식사 자리.
개인 신용 대출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지난번 써티테크 기사가 나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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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P2P 업체가 연락을 해 왔습니다. 우리도 있다! 고요.
 
그래서 만난 양반이 테라펀딩의 양태영 대표(와 정수현 홍보팀장)입니다.
P2P 관련 기사를 쓰면서 익히 들었던 이름입니다.  
왜냐고요? 1등이거든요(누적 대출액 기준).
 
만나기 전만 해도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부동산 담보 P2P대출이면 부동산 경기가 꺼지면 부실 나는 거 아닌가.
분산투자도 아니고 ‘몰빵’하는 건데 연체 나면 내 돈 다 날리는 거 아닌가.
 
그런데 만나 얘기를 듣고 보니 생각보다 위험한 건 같지는 않더군요.
(아~ 이 팔랑귀를 어쩌란 말인가 ㅠ)
 
 이 업체는 정확히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곳입니다. 부동산PF 하니까 수천 억원대 엄청 거대한 사업을 생각하기 쉬운데, 쉽게 말해 빌라 건축자금 대출해 주는 겁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거면 은행에서 빌리지 뭐하러 이자 비싼 P2P 업체에서 빌리나. 그만큼 담보로 잡은 집이 매력적이지 않은 거 아니야?
 
 그런데 자기 땅에 빌라를 지어서 분양, 혹은 전세를 주고 싶은 (예비) 건물주는 어떻게 돈을 마련해야 할까요? 미래에 완공될 빌라를 담보로 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파트 건설사들이 완공 전에 분양권을 팔아 공사 대금을 마련하는 것처럼 전세권(?)을 팔아 돈을 마련할 수도 없고. 건물주 입장에서는 빌라 완공 때까지 일시적으로 건축자금이 부족한 일이 벌어집니다.
 
 이 틈을 P2P 업체가 노렸다고 합니다. 보통 저축은행 같은 곳에서 고금리로 돈을 빌리는 데 그보다는 싸게 대출을 해 주는 거죠(투자자 입장에선 세금이나 수수료 제해도 연 8% 수익은 올리고요). 빌라가 완공되고 나면 빌라를 담보로 은행에서 저리로 돈을 빌려 P2P 대출금을 상환합니다. 아니면 분양을 하거나 전세를 놓아 P2P 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는다고 합니다. 건축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개 투자기간은 12개월 이내로 짧습니다.
 
 당연히 위험은 합니다. 빌라 짓다가 뭔가 어그러져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다 지었는데 분양이 안 되거나 전세가 안 나가면 어쩌나요. 내 돈 떼이는 건가요. 양태영 대표는 “담보 잡은 토지를 팔거나 빌라를 경매에 넘겨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예상 경매 낙찰가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내외에서 보통 1순위 대출이라 연체나 부실 위험이 적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 업체가 영업한 지 2년이 넘었는데도 지난달 기준으로 연체율과 부실률이 제로입니다.
 
 급 관심.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P2P 투자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자 지난달 29일부터 가이드라인을 시행했습니다. 1인당 1000만원으로 제한을 두는 등 각종 규제책을 만들긴 했는데, 이 가이드라인 시행을 계기로 오히려 일반인들의 관심이 확대됐습니다. 제도권 안에 들어오면서 돈 떼일 염려가 줄었다고들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이번엔 P2P대출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부동산PF P2P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9901억5000만원의 누적대출액 가운데 3845억5000만원(약 39%)이 부동산PF 대출입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업체 선정. P2P금융을 연구하는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업체수가 156개사에 이른다고 합니다.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예금처럼 원금을 정부가 보호해 주는 것도 아니고, 은행처럼 허가 받은 곳만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업체를 잘 골라야 하기 때문에 한국P2P금융협회에 소속된 47개사 가운데서 고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에 투자금을 유용하거나 원금보장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를 현혹한 P2P 업체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초 골든피플은 투자자를 모집하고 대출이 실행된 것처럼 위장해 논란을 일으켜, 대표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현재 구속 기소됐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업체들은 협회 소속사가 아닙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소속된 회원사의 경우 자발적으로 외부회계감사를 받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누적대출액 및 연체율 등을 공시해야 합니다. 이승행 협회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마련한 P2P가이드라인을 성실히 준수하는 업체만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가 될 수 있다”고 가입 조건을 추가했습니다. 협회 회원사라면 그래도 믿을 만하다는 얘기죠.
 
 한국P2P금융협회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누적 대출액이 첫 페이지에 표시돼 있습니다. 5월 말 기준으로 협회 소속사만 해도 1조원에 육박하네요.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오른쪽 위에 ‘공시자료’를 클릭하니 매달 얼마나 시장이 커졌는지가 나옵니다. 스크롤을 아래로 내리니 ‘업체별 공시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클릭. 그러자 거대한 엑셀 데이터가 등장합니다. 긴장하지 마시고. 이 데이터를 보기 편하게 엑셀 파일에 붙였습니다.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부동산 PF 누적대출액이 많은 순으로 정렬. 5월 말 현재 부동산PF 누적 대출액이 10억원 이상인 업체가 16개. 아무래도 규모가 큰 게 좋아 100억원 이상으로 좁혔습니다. 7개 업체가 남네요. 그리고 연체율ㆍ부실률을 봤더니 일부 업체에서 연체와 부실이 발생했습니다(참고로 8퍼센트와 어니스트펀드는 전체 누적대출액에 비해서 부동산PF 대출이 적습니다. 이곳은 신용 대출이 주력인 업체입니다. 신용 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방식이라 연체와 부실이 생긴 듯합니다).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연체와 부실에 제로인 100억원 이상 업체를 고르니 테라펀딩ㆍ루프펀딩ㆍ펀딩플랫폼ㆍ모아펀딩 등 4개사가 남습니다. 대형사가 낫겠지 싶어 테라펀딩과 루프펀딩 중에서 고민. 사람이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한 번이라도 얼굴 본 사람이 있는 테라펀딩에 왠지 마음이 가네요. 업계 1위라는 점도.
 
 그래, 결정했어!
 
 회사 홈페이지에 가서 일단 회원에 가입합니다. 투자자 등록을 하면 가상계좌가 생깁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가입자명과 연계 은행계좌의 계좌주가 같아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별다른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0만원까지 투자가 가능합니다(한 상품당 500만원). 다만, 연봉이 1억원 이상이시라면(부럽습니다...흑) 이를 입증하는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연 투자한도가 400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자료: 테라펀딩

자료: 테라펀딩

 
 투자상품을 확인해 보니 가이드라인 시행 전에 집중적으로 상품이 모집됐네요. 그러나 시행 일주일 전부터 제3자 예치금 관리 시스템 문제로 상품 모집이 안 됐습니다(나중에 얘길 들어보니 기존 상품의 원금과 이자 상환도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아 직원들이 휴일에 출근해 지연 이자 물어가며 회원들에게 일일이 입급시켜줬다고 하네요).
 
 그러다 지난 8일에 첫 상품 오픈. 그런데 담보가 2순위입니다. 회사 자체로 평가한 등급이 D2. 8개월에 연 15.06%. 수익이 높고 그간 D등급 상품도 무리없이 상환해 왔던 회사 이력으로 볼 때 문제가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2순위가 마음에 걸립니다. 다음 상품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사람 생각이 다 비슷한 모양입니다. 가이드라인 시행 전 오픈한 상품들 대부분이 1분안에 투자자 모집을 마감했습니다. 4월 24일 모집한 15억짜리 물건은 17초 만에 투자자 모집이 끝났습니다. 그런데 8일 오전 10시 오픈한 이 상품은 점심 먹고 들어와 확인했는데도 아직 마감이 안 됐네요(결국 모집은 완료됐습니다). 아마 2순위라서 그런 듯합니다.
 
 지난 12일 아침, 홈페이지 들어가 보니 이날 오후 3시에 1순위 A등급 상품을 오픈한다고 합니다. 이미 같은 상품이 법인전용으로 5명이 참여해 10억5000만원을 모집했습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는 11억5000만원을 모집하는 겁니다. 10개월 연 11.5%. 지하철역 가까워 분양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2시 좀 넘어 들어가 보니 11억5000만원 모집인데 펀딩 진행률이 50%나 이뤄졌습니다. 3시 투자오픈인데 이게 뭔가요. 그건 바로 자동투자 때문입니다. 투자 신청이 무슨 수강 신청처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미리 조건을 걸어두면 자동투자가 이뤄지는 겁니다. 자동투자도 사람이 몰리면 순번대로 이뤄지고요(참고로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투자상품 정보가 옵니다. 그런데 대개 30분~1시간 전에 오는 터라 문자메시지를 받고 투자 물건을 확인하면 꼼꼼히 살펴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돈이 생겼을 때 홈페이지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자료: 테라펀딩

자료: 테라펀딩

 
 아, 투자 오픈도 전에 5억7500만원 마감. 5억7500만원만 남았습니다. 알람을 2시 59분에 맞춰 놓고 기다립니다.  
 
 3시 오픈. 투자하기를 눌렀습니다. ‘동의함’을 쳐 넣고 투자를 완료해야 하는데 기사 쓴다고 캡쳐 하느라 시간을 좀 보냈습니다. 그래봐여 몇 초? ‘투자하기’ 버튼을 눌렀는데 투자 가능금액이 20만원 남았답니다. 100만원은 안 된답니다. 다시 20만원을 넣고 ‘투자하기’ 클릭. 투자가 마감됐답니다 ㅠ (홍보팀에 확인하니 60초 만에 투자자 모집이 끝났답니다. 그것도 막판에 20만원짜리 투자금 때문에 60초 걸린 거지, 그게 아니었다면 훨씬 금방 마감됐을 거라네요). 
자료: 테라펀딩

자료: 테라펀딩

 
 방심하고 있었습니다. 투자신청이 수강신청 전쟁과 같다는 사실을 ㅠㅠ.
 
 그날 저녁 홈페이지를 확인했습니다. 다음날(13일) 오전 10시 1순위, B1 등급 상품이 오픈한답니다. A등급은 아니지만 LTV가 58%로 낮고 입지 조건이 워낙 좋아 투자해도 괜찮을 듯싶습니다. 오늘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까 자동투자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자료: 테라펀딩

자료: 테라펀딩

  
 자동투자 성공 여부는 투자 오픈 1시간 전에 문자로 알려준답니다. 13일 오전 9시가 넘었는데도 문자가 안 오네요.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자동투자가 안 됐습니다.ㅠ 순번에서 밀린 듯합니다.
 
 오전 10시 투자 오픈. 번개와 같이 투자.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오픈 1시간이 지났는데도 이번 건은 투자 마감이 안 됐습니다ㅠ. 아마 차주의 신용등급이 낮아 투자 물건의 등급이 B1으로 나온 게 투자를 망설이게 한 이유인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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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정해진 날짜에 따박따박 이자가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자는 다음달 첫 영업일에 가상계좌로 입금된답니다. 수익이 연 12.07%이지만 세금(수익의 27.5%)과 플랫폼 이용료(매달 원금의 0.1%) 등을 제하면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수익률은 8.76% 정도 됩니다(투자상품 설명에 나와 있는 ‘투자수익 계산기’를 눌러보면, 정확히 얼마를 투자하면 얼마의 돈이 들어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계 은행계좌로 출금 신청하면 따로 수수료는 없지만 다음 영업일에 입금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혹시 돈 떼이는 건 아닌지 차후 보고 드리겠습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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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