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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콘서트홀서 미러볼·뽕짝이?…손열음·박현빈 "죽여줘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기분 괜찮으신 거죠? 화 나신 거 아니죠? 개인적으로 노래할 시간이 아닌데…. 하하."

10일 오후 3시 고급 클래식 공연장으로 통하는 롯데콘서트홀.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브랜드 공연 '음.악.편.지 II 마이 플레이 리스트'의 현장인데 천장에서 미러볼이 돌아가고 분홍·파랑 조명에 뽕짝 리듬이 한껏 울려 퍼진다.

손열음이 연주한 슈만 판타지 Op. 17가 울려퍼진 직후 트로트가수 박현빈이 검정 그랜드 피아노와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을 무대 배경 삼아 '춘향아'를 부르자 객석은 들썩거렸다.

박현빈은 하지만 행사장 같은 폭발적인 분위기가 나오지 않자 객석을 향해 "원래 조용하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공연장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곤드레"(박현빈) "만드레"(객석), "그냥 한번"(박현빈) "죽여줘요"(객석) "오빠한번"(박현빈) "불러봐" 등 박현빈과 객석이 노래를 주고받는 교감은 행사장 못지않았다.

'손열음의 음.악.편.지'는 손열음이 롯데문화재단과 손잡고 대중과 소통하고자 만든 브랜드 콘서트다. 박현빈과 협업 역시 이 프로그램의 하나다.

반짝이 의상이 아닌 무난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박현빈은 "제게 무늬가 없는 의상은 하나"라며 "큐빅, 깃털 달린 의상이 대부분인데 오늘 입는 의상은 결혼식 2부 때 입은 것으로 인터넷에 박현빈 결혼식 사진을 검색하시면 이 옷이 나온다"고 웃었다.

박현빈은 이날 댄서 4명과 함께 홀로 '춘향아'와 '곤드레 만드레'를 들려줬는데 지난해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에서 트로트가 울려퍼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뮤지컬스타 김준수, 한지상 주연의 뮤지컬 '데스노트' 쇼케이스가 이곳에서 열렸을 조차 이례적이라는 얘기가 나온 바 있다.

데뷔 이후 처음 클래식공연장에 선다는 박현빈은 다소 조용한 객석 분위기가 "정상적인 것"이냐고 손열음에게 누차 물었는데 손열음은 "흥이 많이 나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박현빈은 사실 성악 전공자다. 여섯 살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대학 때 성악을 전공했다. 이후 대중음악, 그중에서도 트로트가수로 전향 하자 담당 교수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다 말렸다고 했다.

박현빈은 "성악을 할 때도 트로트 같은 느낌으로 부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 장점을 살렸다"고 웃었다. 평소 다른 음악장르보다 클래식음악을 더 많이 듣는다는 그는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글쓰기에도 능한 손열음이 펴낸 책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 책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등등한 기상이 늘 좌중을 압도하던 우리 할머니"가 지친 밤 홀로 방에 앉아 트로트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에서 이 음악의 힘을 깨달았다고 썼는데 이를 보고 롯데문화재단이 박현빈과 협업을 제안했다.

실제 손열음 공연에는 젊은 청중이 많은 편인데 이날 손주 손을 잡고 온 머리가 희끗한 노년층이 눈에 띄었다. 중장년 단체 관객들도 많았다.

반대로 젊은 청중들을 다수 본 박현빈은 "동생들 앞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거의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드디어 손열음과 박현빈의 협연 시간. 마치 박현빈을 대신해 반짝이 의상을 입고 나온 듯한 손열음은 트로트를 멋스럽고 고급스럽게 편곡해 연주했다.

박현빈은 특히 강승모가 원곡을 부른 '무정 블루스'를 부른 뒤 "자신이 반주를 한 것 같다"며 손열음의 연주에 혀를 내둘렀다.

마치 수려하며 감성적인 모차르트풍처럼 편곡된 박현빈의 '샤방샤방'은 템포가 있는 웅장한 클래식 발라드로 재탄생했다.

어쿠스틱 울림이 좋은 롯데콘서트홀에서 음향증폭장치인 마이크를 사용해 음향이 선명하지 않고 초반에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기도 했지만 클래식음악과 협업은 색다르면서 멋진 흥분을 안겨줬다. 특히 어렵게만 느껴지던 클래식 공연장 문턱을 낮추는데 큰 계기가 됐다.

박현빈이 노래를 한다고 해서 공연장을 찾았다는 50대 후반의 김모씨는 "손열음 씨와 박현빈 씨의 협업도 좋았는데 잘 모르지만 순수 클래식음악도 듣기 좋았다"고 했다.

이날 첫곡은 슈만의 '꿈'. 잠잘 때 꾸는 꿈이 아닌 백일몽, 즉 충족되지 못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현실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것에 가까운 꿈을 이야기하는데 손열음이 이 공연으로 꿈꾸는 꿈과 맞닿았다.

손열음은 "색다르게 보셔도 괜찮고 편견을 갖고 보셔도 괜찮다"며 "다만 음악과 음악이 만나면 무슨 장르라도 어색하지 않거든요. 그런점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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