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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O2O 서비스] 내 손안의 ‘집사’ 법률·회계·의료·투자 상담까지 ‘척척’

컨시어지(concierge)식 서비스 제공하는 앱 확산...O2O 비즈니스, 1인 가구 증가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적극 대응


올해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음식과 식자재 배달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사·의료·애견·법률·주차장·차량 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겪었던 결제의 어려움이나 긴 대기시간 같은 불편함을 온라인으로 해결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O2O 서비스는 이제 ‘내 손 안의 집사’ 역할까지 맡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변호사나 회계사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카카오스탁맵은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스탁맵의 투자 상담사가 투자자문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전민규 기자

카카오스탁맵은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인에게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스탁맵의 투자 상담사가 투자자문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전민규 기자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2월 함께 살고 있는 어머니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어머니는 1년 전 우연히 알게 된 A씨에게 10만원대 소액의 돈을 빌려주면서 거래를 시작했다. A씨는 돈을 빌린 후에는 약속된 날짜에 잘 갚았다. 그렇게 시작된 돈 거래 규모가 어느 순간 수백만원대로 커졌다. A씨가 높은 이자를 준다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정해진 날짜에 높은 이자를 쳐서 돈을 갚았던 A씨는 어느 날부터 “하던 사업이 있는데 돈 흐름이 좋지 않다. 돈을 더 빌려주면 바로 해결할 수 있고, 빌린 돈은 바로 갚을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어머니는 이미 빌려준 돈을 되돌려받지 못할까봐 A씨의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서 A씨에게 빌려주기까지 했다. 그렇게 그의 어머니는 1년 만에 1억원 가까운 돈을 A씨에게 빌려줬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박씨는 A씨에 대해 여러 가지 알아봤다. 박씨는 A씨가 자신의 어머니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A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 같다. 소송을 거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어머니는 “A씨는 좋은 사람이다. 갚는다고 했으니 바로 갚을 것이다”라고 반대했다. A씨 때문에 집안 분란까지 생겼다. 박씨는 A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내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급한 것은 변호사를 구하는 일이다. 이때부터 박씨의 마음고생이 시작됐다. 여러 지인들에게 부탁해 몇몇 변호사를 소개받았다. 
 
여러 번 변호사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서 상담한 후에 검사 출신의 변호사에게 이 사건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수임료도 달라는 대로 수백만원을 줬다. 사건 의뢰 후 박씨는 그 변호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변호사는 박씨에게 사건 진행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한 적이 없다. 궁금해서 사무실로 전화를 해야만 사무장이 받아서 대신 전해줬다. 박씨는 “사건 수임을 맡긴 후로 변호사를 만나기도 어려웠고, 통화도 힘들었다”면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한데 시원하게 답해주지 않아서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수백만원의 수임료를 지불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궁금한 게 있으면 변호사에게 묻고 답변을 들으려고 하는 게 아닌가”라며 박씨는 울분을 토했다.
 
올해 관련 시장 규모 300조원대로 커질 듯
 
법률 분야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헬프미, 로톡, 변호인 앱 스크린 샷. / 사진·사진 각 사

법률 분야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헬프미, 로톡, 변호인 앱 스크린 샷. / 사진·사진 각 사

형·민사소송을 해봤던 이들이라면 박씨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할 것이다.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은 변호사를 만나 상담받는 게 쉽지 않다. 상담만 받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상담을 해줄지를 모르기 때문에 변호사 사무실을 노크하는 게 힘들기만 하다. 회계사나 세무사, 의사 등의 전문가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은 이들에게 상담을 받고 싶지만, 비용이나 불편함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는 없을까.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주고 있다. ‘내 손 안의 집사’ 서비스로 주목을 받는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마치 호텔에서 컨시어지(concierge, 호텔 같은 곳에서 고객의 요구를 해결해주는 관리자)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 일상에 파고든 O2O 서비스가 다시 한번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당 10만원대 변호사 상담 서비스 인기
실시간으로 수의사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펫닥의 ‘개궁금’ 메뉴. / 사진·펫닥

실시간으로 수의사로부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펫닥의 ‘개궁금’ 메뉴. / 사진·펫닥

O2O 서비스는 몇 년 사이 가장 확대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로 꼽힌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로 대표되는 배달 서비스로 시작해 ‘야놀자’같은 숙박 분야로 이어지면서 급격하게 성장했다. 지금은 부동산·금융·세차·주차장 같은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분야가 더욱 넓어졌다. 지난해 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KT경제경영연구소가 펴낸 ‘2017년 인터넷 10대 이슈’에 O2O 서비스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은 약 54조원,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 규모는 930조원이다. 이 중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겹치는 부분이 약 300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를 근거로 한국의 O2O 시장 규모는 2017년 3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에는 108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위주였던 O2O 서비스 시장에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CT 대기업까지 뛰어들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 방식으로 O2O 시장에 진출했다. 네이버는 ‘윈도’라는 서비스로 전국 3800여 개 오프라인 매장 물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이용자와 O2O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런 거대 기업의 진출에 O2O 서비스 스타트업은 서로 손을 잡으면서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O2O 서비스의 흐름은 ‘개인화’로 나타났다. ‘2017년 인터넷 10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단순 중개를 넘어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형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라며 “특별히 1인 가구 증가에 발맞춰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O2O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요즘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분야는 법률 O2O 서비스다. 로씨닷컴·로톡·헬프미·변호인·CLC 등의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서비스는 비슷하게 운영된다. 사용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변호사를 검색하고 선택한 후에 상담 예약을 신청하면 된다. 상담 예약 시간에 변호사는 채팅·e메일·전화·화상 같은 방법으로 고객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상담 비용은 시간당 5만~15만원 정도다. 변호사의 풀(pool)이 가장 많은 서비스는 2014년 2월 론칭한 로톡이다. 5월 현재 662명의 변호사가 로톡에서 활동하고 있다.
 

변호사 서비스가 대중화하는 데는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과거 변호사는 상담보다는 사건 수임에 치중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간당 비용을 받는 상담 시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로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로앤컴퍼니 정재성 이사는 “2011년 약 1만 명이던 변호사 수가 5년 만에 2만2000명을 넘었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호사들이 새로운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개월 동안 로톡을 통해 이뤄진 변호사와 의뢰인의 연결 사건은 3000여 건이다. 변호인을 서비스하고 있는 표귀중 대표는 “과거에는 시간당 10만원 정도 하는 상담에 변호사들이 참여하는 것을 꺼려했다”면서 “로스쿨과 법률 시장 개방 등의 환경 변화 때문에 변호사들이 상담 서비스에 참여하는 데 거부감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8년 경력을 쌓은 이상민 변호사는 2015년 6월 설립된 법률 서비스 스타트업 헬프미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헬프미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일했던 박효연 변호사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유명 로펌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변호사가 속속 나올 정도로 법률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민 헬프미 COO는 “지금까지 변호사 O2O 서비스는 변호사 상담 서비스에만 치중했는데, 헬프미는 법률 서비스 자동화로 차별화하고 있다”면서 “법인등기나 지급명령 같은 일을 우리 플랫폼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문 분야도 O2O 서비스 각광


‘로톡’을 서비스하는 로앤컴퍼니가 주최한 변호사들의 모임. / 사진·로앤컴퍼니

‘로톡’을 서비스하는 로앤컴퍼니가 주최한 변호사들의 모임. / 사진·로앤컴퍼니

투자자문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직접 투자가 자신이 없다면 투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투자자문 상품은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자 위주로만 제공됐다. 카카오스탁맵(MAP)은 고액 자산가만 이용하던 투자자문 서비스를 일반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는 수억원을 투자해야만 투자자문 상담을 받았지만, 카카오스탁맵에서는 최소 500만원(ETF는 50만원) 이상이면 투자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의 엠폴리오(M-Folio)는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와 전문가들의 추천 상품을 통해 고객 스스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자산관리 앱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아직 O2O 서비스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의료법에 따라 원격진료가 사실상 금지돼 있기 때문에 모바일을 통한 의료상담은 어려운 상황이다. 의료 서비스는 대부분 전문 의사나 병원을 검색하는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전국 6만여 곳의 병원과 2만여 개의 약국을 검색할 수 있는 굿닥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의료 서비스가 있다. 최초의 치과용 서비스 앱 프리덴탈이다. 병원 찾기뿐만 아니라 상담 요청도 가능하다. 프리덴탈 김재억 대표는 “프리덴탈은 환부를 환자가 직접 촬영해서 올리면 치과의사들이 조언을 해주고, 환자는 그걸 보고 치료받을 병원과 치과 의사를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수의사 상담 서비스는 활성화되고 있다. ‘내 손 안의 반려동물 주치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15년 12월 출범한 펫닥이 대표 주자다. 대표 서비스는 ‘개궁금’이라는 메뉴다. 앱을 통해 반려동물의 사진이나 증상을 입력하면 1:1 채팅으로 수의사가 바로 상담을 해준다. 병원과 방문 예약도 앱을 통해할 수 있다. 펫닥의 박민서 마케팅 팀장은 “우리 서비스는 반려동물 별로 맞춤 상담이 이뤄진다. 강아지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와 고슴도치 같은 다양한 반려동물의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하우투비즈가 론칭한 인앤아웃은 회계사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바일 회계 앱이다. 사업자가 인앤아웃에 작성한 장부나 결산서 같은 서류 검토를 원하면 전문가 리뷰를 활용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회계기록의 적정성이나 인건비 관련, 임직원의 4대 보험 같은 회계나 세무에 관련된 내용을 상담해준다.
 
이외에도 직방·다방·오피스픽 같은 부동산 서비스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 심리상담이 가능한 모바일 앱은 카운스링·트로스트 등을 꼽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4년 출시했던 차량관리 앱 마이카스토리 1.0의 업그레이드 버전 마이카스토리 2.0을 지난해 12월 내놨다. 근거리 통신 기술을 활용한 맞춤 정보 서비스와 차량 운행 정보 분석 서비스 같은 최신 기술과 함께 상담 서비스도 적용했다. 고객이 긴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정비 전문가를 화상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컨시어지’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분야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디캠프 김광현 센터장은 “O2O 서비스가 예전에는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하던 일을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옮겨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게 하는 게 전부였지만 요즘에는 빅데이터·인공지능·딥러닝 등의 기술을 결합해 전문 분야로까지 혁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고, O2O 서비스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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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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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