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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코미 ‘트럼프 탄핵’ 판도라 상자 열다

8일(현지시간)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증언했다. [AFP·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청문회 증인으로 나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나와 FBI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증언했다. [AFP·AP=연합뉴스]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은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폭로했다. ‘미국판 탄핵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난 당신의 충성심을 요구하고, 또한 기대한다’는 말을 했다”며 “대통령은 또 2월 14일 단독 면담에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다. 이 문제를 추궁하지 않았으면 한다. 플린을 해방시켜 주길 바란다. 이 건에서 손을 떼주었으면 좋겠다(I hope you can let this go)’는 말도 했다”고 밝혔다.
 
FBI는 플린 등 트럼프 측근들이 대선 당시 러시아 측과 잦은 접촉을 한 것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등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이었다. 코미는 지난달 9일 뚜렷한 이유 없이 임기 6년을 남겨두고 트럼프에 의해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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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는 올 1월 6일 트럼프타워에서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4개월 동안 세 차례 만나고 여섯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증언에서 “트럼프가 나중에 거짓말을 할 것이 걱정돼 트럼프타워에서 나오자마자 차량 안에서 대화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코미의 ‘폭탄선언’으로 특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여론의 ‘트럼프 탄핵론’이 강하게 대두할 전망이다. 관건은 트럼프의 행위가 탄핵 사유인 ‘사법방해’에 해당되느냐 여부다.
 
트럼프는 의회 밖에서 변호사와 함께 증언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AFP·AP=연합뉴스]

트럼프는 의회 밖에서 변호사와 함께 증언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AFP·AP=연합뉴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4일 회동에서 코미와 대화하기 위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 다른 참석자를 내보낸 건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는 증거”(줄리 오설리번 조지타운대 교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사법방해의 필수 요소인 ‘부정한 의도(corrupt intent)’가 없고 ‘수사를 끝내라’고 명령하지도 않았다”(앤드루 매카시 전 연방검사)는 반박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트위터를 통해 “‘희망(hope)’이란 단어는 ‘명령(order)’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미는 이날 “난 트럼프 요청(request)을 지시(direction)로 인식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증언은) 백악관 인턴과의 부적절한 관계처럼 공개적 스캔들도, 민주당 본부 침입·도청 같은 탈선도 아니다”며 “탄핵은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수사 중단 외압’을 주장한 대화가 단 둘 사이에 이뤄져 코미 주장을 입증하기 힘들고, 러시아와의 접촉 진상과 관련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도 없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코미는 “트럼프에게 ‘당신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털어놓았는데, 이 자체가 “트럼프의 무죄를 FBI가 입증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사이크리시나 프라카시 버지니아대 교수는 “탄핵 지지 여론이 압도적이지 않으면 하원이 탄핵 절차를 시작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지루한 진실 공방 속에 국정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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