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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촛불은 87년체제의 최고 성과”

30년 전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사진. [중앙포토]

30년 전 6월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사진. [중앙포토]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6월항쟁의 의미를 짚고 ‘87년 체제’를 조명한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가 쓴 『분단체제와 87년체제』(창비)와 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가 펴낸 『6월항쟁 서른 즈음에』(도서출판 은빛) 등이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987년 민주화 운동은 분단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시민사회의 힘이 등장했음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른바 ‘흔들리는 분단체제’ 아래에서 등장한 ‘87년체제’는 이후 30년 동안 한국 정당정치를 비롯한 실질적 민주주의 성취의 방향을 좌우해왔다. 김 교수는 87년체제 아래서 이뤄진 최량의 정치적 성과 중 하나로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2017 촛불혁명’을 꼽았다. “촛불혁명은 87년체제의 극복이 아니라 그것을 수호한 ‘보수적’ 혁명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혁명은 6월항쟁의 사후 완성”이라는 평이다.
 
“촛불혁명은 현 체제인 87년체제를 구체제로 밀어내고 새로운 제도를 창설한 것은 아니다. 촛불시민들은 오히려 87년체제 안에 새겨져 있는 제도적 절차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압박했다.”(468쪽)
 
한편 임채원 서울대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 쓴 신간 『시민적 공화주의』(한울아카데미)는 “87년 헌정은 역사적 소명을 마쳤다”고 주장한다. “87년 민주화 이후 출범한 여섯 번의 정권이 모두 임기 말에 비슷한 형태의 친인척 비리와 권력형 부패를 겪었다”면서 그 본질적 이유로 현행 헌법이 낳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목했다. 저자가 대안으로 제시한 제도는 ‘보상(輔相)형 대통령제’다. 중국 주나라 『주례』, 송나라 『대학연의』, 조선 『경국대전』 등에 이미 제도적 장치가 명시돼있는 ‘군신공치(君臣共治)’체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제도다. ‘보상’이란 군왕(대통령)을 보좌하는 재상(총리)을 의미한다.
 
『6월항쟁 서른 즈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배우 권해효·박철민 등 45명이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6월항쟁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자신의 삶에 남긴 영향을 밝힌 책이다. 87년 당시 이화여대 법학과 3학년 학생이었던 변영주 영화감독은 “87년 6월의 힘은 앞서갔던 사람들의 열 걸음에서 나온 게 아니라, 지켜보던 나머지 사람들의 한 걸음에서 나왔다”면서 “우리 세대의 행운은 다양한 임계점을 지켜봤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최근 간행된 계간지들도 87년 체제와 6월 항쟁을 특집으로 다루며 그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역사비평’과 ‘황해문화’는 각각 ‘87년 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 ‘촛불과 그 이후의 과제들’을 특집 주제로 잡았다. 또 ‘창작과비평’ 여름호는 김태우 한국외대 한국학과 교수의 글 ‘6월항쟁의 재구성-촛불의 관점에서 돌아보다’를 게재해 6월항쟁과 2016∼2017 촛불집회의 본질적 유사성을 찾아내는 작업을 펼쳤다.
 
김 교수는 ▶끝까지 진실을 파헤친 언론의 용기 ▶광범위한 시민의 참여와 불가능해 보였던 연대의 성공 ▶‘선거’와 ‘헌법’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제도적 기초들이 대중을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정치프레임으로 작용했다는 사실 등을 “무엇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가”에 대한 답으로 제시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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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