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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 입증한 승우야, 더 높은 곳을 향해 튀어라

“내가 독일에서 뛰던 시절에 함부르크에 케빈 키건(66)이라는 영국 선수가 왔어. 덩치는 조그마한데 엄청 빠르더라고. 장대숲 같은 수비수들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영리하게 골을 넣는 모습에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해. 널 보면서 몇십 년 만에 그때 그 느낌이 되살아나더구나.”(차범근)
 

차붐, U-20팀 에이스 만나 조언
경기 할수록 몸 풀리는 유럽·남미
한국은 경험 부족에 점점 더 긴장
성인팀 출장 횟수 늘리는 게 중요
“덩치 큰 수비수 겁나” 승우 고백에
“작은 키 신경쓰지 말고 장점 믿길”
“경기력 쌓게 A대표팀 발탁” 의견도

“성인팀 도전을 앞두고 보니 감독님께서 유럽 무대에서 남긴 업적이 얼마나 위대한지 절실하게 느껴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이승우)
 
차범근(64)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U-20 대표팀 에이스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7일 서울 평창동 차 부위원장 자택에서 만났다. 차 부위원장의 장남이자 2002년 월드컵 당시 국가대표였던 차두리(37) 전 축구대표팀 전력분석관도 자리를 함께 했다. 대화는 U-20 월드컵 이야기로 시작해, 세 사람의 유럽 축구 경험기와 국가대표 경험 등으로 이어졌다.
왼쪽부터 차두리 전 국가대표팀 분석관, 차 부위원장, 이승우. [신인섭 기자]

왼쪽부터 차두리 전 국가대표팀 분석관, 차 부위원장, 이승우. [신인섭 기자]

 
한국은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포르투갈에게 1-3으로 져 탈락했다. 이승우는 아쉬움을 접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14세 때 스페인에 건너간 이후 줄곧 ‘바르셀로나 1군 진입’이라는 목표만 보며 뛰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 것도 ‘경우의 수’에 넣었다. 더 많은 1군 출장 기회를 보장 받기 위해서다. 그와 바르셀로나는 내년 6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 협상 중이다. 프랑스·독일·네덜란드·포르투갈 등지의 클럽들도 고액 연봉과 1군 엔트리 보장 등의 조건을 내걸고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다.
 
차범근 부위원장은 “포르투갈과 16강전 당시 우리 선수들 몸 상태는 조별리그 때와 확연히 달랐다. 긴장해서 잔뜩 굳어 있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몸이 풀리고 플레이가 살아나는 유럽·남미 선수들과 정반대 상황이 발생한 건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증거”라며 “(이)승우 연령대 선수들은 좋은 기회를 얻으면 단기간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임대나 이적을 통해서라도 경기 출장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두리 전 분석관은 “성인무대 데뷔가 늦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바르셀로나 1군은 전 세계 최강이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1군에 진입하거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1군 생존 가능성을 따져 임대로라도 팀을 옮기는 게 합리적 대안”이라고 거들었다.
 
이승우(오른쪽)가 7일 서울 평창동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 자택에서 차 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인섭 기자]

이승우(오른쪽)가 7일 서울 평창동 차범근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 자택에서 차 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인섭 기자]

차붐(차범근 별명) 부자는 “대한축구협회가 이승우 같은 10대 유망주를 성인대표팀(A팀)에 발탁해 경기력을 관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차 부위원장은 “독일 등 유럽에서는 10대 후반의 유망주들을 A팀에 합류시켜 선배들 훈련 및 컨디션 관리 방법을 배우게 한다”며 “나도 17세 때 대표팀에 뽑혀 이회택(71) 선배님과 슈팅 훈련을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 경험을 살려 (내가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고등학생이던 (고)종수(39)와 (이)동국(전북·38)이를 엔트리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차 전 분석관은 “대표선수 발탁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특히나 지금은 월드컵 최종예선 기간이라 어린 선수를 뽑자는 논의 자체가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러면서도 “나도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훈련 파트너로 합류했다가 대표팀에 발탁됐다. A팀에서 훈련하면서 매일 실력이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승우는 “스페인에서 여러 차례 귀화 제의가 있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 거절했다”며 “언제가 되든 A대표팀에서 부를 그 날을 기다리며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인무대 도전을 앞둔 이승우의 고민은 작은 체구(키 1m70cm)다. 그는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지만 덩치 큰 수비수들과 맞닥뜨리면 간혹 겁이 날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고민을 들은 차 부위원장은 “지난 4월 잠비아 U-20팀과의 평가전 때 (이)승우가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는 칩슛으로 골 넣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런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가 몇 명이나 되겠나. 단점 신경쓰지 말고 무서울 정도로 침착한 드리블 돌파와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내는 천재성 같은, 이승우 특유의 장점들만 믿으라”고 조언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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