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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채식과 육식의 비율은 '8대2', 전통 한식 이 비율 잘 맞아

“건강에 이상적인 채식과 육식의 비율은 8대 2입니다. 한국의 전통음식은 이 비율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채식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죠. ”
충남 아산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60)교수가 『채소의 인문학』이란 책을 냈다. 정 교수는 “채식과 육식의 조화로운 비율을 갖춘 음식은 성인병 등 만성질환 예방에 좋고 풍미가 뛰어나다”며 “결국 나물을 포함한 한 채소를 많이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나물은 채소를 조미하여 무친 반찬을 말한다.  

호서대 정혜경 교수, 저서 '채소의 인문학'서 주장
채식 기반한 전통 음식은 질병예방 도움, 풍미갖춰
'나물 문화' 중심의 음식문화와 동서고금 채소 이야기
젊은이들 "단순 채소보다 우리 고유의 나물 많이 먹어야"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

 
정 교수는 “채소가 몸에 좋다는 건 현대인의 상식이 됐지만, 그 근거가 과학적으로 규명된 건 그리 오래지 않다”며 “식물은 자외선이나 미생물·해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물질들을 오랜 기간 진화시켜왔는데, 이들 물질이 각종 생리 기능을 활성화해 인간에게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들 물질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 혹은 파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s)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1970년대 중반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 책에서 우리 민족의 '나물 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영양·과학 등 동서고금의 채소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했다. 방귀를 잘 뀌게 한다는 무는 예로부터 소화제로 사용했는데 소화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있어 소화를 촉진한다고 한다. 정 교수는 “조상들이 경험을 통해 무의 효능을 알았다”고 했다. 또 삼겹살과 절친한 마늘에는 단백질을 변성시켜 소화를 촉진하는 알리신이란 물질이 들어있다니 과학적으로도 궁합이 맞다.
 
프랑스 사람들이 고기를 즐겨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는 건 포도주 때문이라는 데 이걸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한다. 이에 빗댄 '차이니즈 패러독스'도 있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중국 사람들이 날씬하고 심장병에 잘 걸리지 않는 걸 말하는데 이건 양파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양파 소비가 늘어 지난해 전통 채소인 무를 제치고 연간 채소 소비량 2위로 올랐다. 1위는 배추다.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한 양파밭에서 농민들이 뙤약볕과 싸우며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한 양파밭에서 농민들이 뙤약볕과 싸우며 양파를 수확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이와 함께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임진왜란 직후에 들어온 고추만큼 오래됐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토마토의 순우리말은 '일년감'이다.
토마토 [중앙포토]

토마토 [중앙포토]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채소 섭취량 세계 1위다. 쌈과 각종 나물이 건강한 음식문화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지만, 과거엔 배고픔을 면하기 위한 구황(救荒) 작물로서 의미가 컸다. 기근의 기(飢)는 곡식이 여물지 않아 생긴 굶주림을, 근(饉)은 채소가 자라지 않아 생기는 굶주림을 뜻한다.  
 
정 교수는 “전 세계 10억 명의 사람들은 굶주리는데 같은 수의 사람들은 영양 과잉과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 오늘날의 이 같은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대인의 식생활을 채식 위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최근 폭증한 육식과 가공식품, 패스트푸드의 범람이 전 세계 사람들을 병들게 할 뿐 아니라 지구 환경까지 위협한다는 인식이 깔렸다. 실제로 육류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채소의 24배에 달한다고 한다.
 
정 교수는 “우리 고유의 나물문화를 젊은이들이 즐기고 지구 미래 대안음식으로 알리자고 책을 썼다”며 “샐러드보다 건강에 훨씬 좋은 나물을 어릴 때부터 많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정 교수는 1986년부터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수십년간 한국음식문화와 역사를 연구해왔다.
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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