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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콘크리트 제방으로 뒤덮지 말고, 하천 개성 살려주는 관리를

요즘 서울 양재천이나 안양천에서는 많은 시민이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물길 따라 헤엄쳐 오르는 잉어 떼와 수면에 떠 있는 물새를 관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콘크리트로 덮여 새나 물고기는 고사하고 악취마저 풍겨 주민들마저 혐오시설 대하듯 바라봤던 버려진 하천들이었다. 국내 처음으로 이들 하천에 복원 기술을 도입했던 필자로서는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반면 ‘하천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성벽 같은 거석으로 장식된 하천을 볼 때 착잡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시민의 인식이 높아지고 하천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짐에 따라 수자원의 수요와 이용에 중심을 둔 종래의 하천 관리는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하천의 자연환경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재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첫째, 하천의 움직임은 복잡하고 하천마다 제각각 개성이 있지만 이런 각각의 개성도 자연의 법칙성에 따라 변화한다. 이런 법칙성을 찾아 이에 충실히 따르는 기술적 대응을 해야 한다. 하천 관리를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과학 분야 간의 장벽을 넘어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론의 전환은 신규 사업만이 아니라 기존 사업의 점검·개선에도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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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하천사업의 의사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론화함으로써 시민들이 재검토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과거 시민의 참여가 ‘닫혀 있는’ 하향식 형태가 적지 않았다. 최근 사업 중간 단계에서 자문이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계획 초기 단계부터 ‘열린’ 상향식 형태로 시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최근 바람직한 경관과 건전한 생태계를 갖춘 하천은 인간의 건강에 본질적 존재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하천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하천 구역을 제방으로 좁게 옭아매는 일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와 치수 안전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수질 개선과 하천 생태계의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국지적 제방 개방과 함께 강변 습지의 확보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하천의 본래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도심지 제방의 적절한 개방은 도심지 수변 공간 창출과 도시 재생으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엄격히 통제되던 제방을 시민이나 자연에 돌려준다면 그 자체가 도시 생태 재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변해 간다면 하천은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선임연구위원

이삼희한국건설기술연구원선임연구위원

하천 공간은 전체 하천 유역의 약 5%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공간적 범위가 매우 한정돼 있다. 이렇게 좁은 공간을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유하기 위해서는 결국 생태계의 강자인 인간이 하천 구역의 일정 부분을 자연에 할애할 때 풍요롭고 안전하며 맑고 건전한 하천을 가질 수 있다.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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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