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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목고 등의 초·중학생 '고가' 어학캠프 내년에 사라진다

용인 외대부고 영어캠프에 참여한 학생들 모습. 외대부고는 방학 때 학교 시설을 이용해 약 3주간 합숙 캠프를 개최한다. 비용은 300~40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중앙포토]

용인 외대부고 영어캠프에 참여한 학생들 모습. 외대부고는 방학 때 학교 시설을 이용해 약 3주간 합숙 캠프를 개최한다. 비용은 300~40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중앙포토]

박선주(42·서울 잠원동)씨는 한 자사고가 올 여름방학에 개최하는 영어캠프에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보낼지 망설이고 있다. 초등 5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까지가 대상인 이 캠프는 3주간 열리는데 참가비가 396만원이다. 박씨는 "아들이 영어 실력 키우고 자사고 진학에도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될 것 같은데,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400명 모집 인원이 벌써 거의 다 찼다'는 안내에 박씨는 마음이 더욱 다급해진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의 초등생·중학생 대상 어학 캠프가 내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 이런 캠프에서 참가비를 많이 받지 못 하게 하는 내용의 지침을 교육부가 최근 마련했다. 이에 대해 캠프를 주최해온 외고 등은 "캠프에서 나오는 수익을 재학생 교육 개선에 쓰고 있는데, 수익이 별로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캠프를 열 필요를 못 느낀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교육부는 방학 중 학교 시설을 활용한 어학캠프에 대한 새로운 운영기준을 마련해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중·고교와 대학·국제학교 등에 전달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새 기준은 수익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실비를 토대로 참가비를 책정해야 하고 학교가 가져가는 수익은 전체 참가비의 10% 이내로 한다는 게 핵심이다. 실제 캠프 운영을 위해서 학교가 지출해야 하는 강사료·교재비·숙박비·식사비 등에 맞춰 참가비를 정하라는 이야기다. 새 기준은 내년 1월 1일 이후 개최되는 어학캠프에 적용된다. 
 
새 기준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 권지영 학원정책팀장은 “외고 등에서 어학캠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은 초·중학생의 해외 어학연수 수요를 국내로 전환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최근 이런 수요가 줄어든 데다 일부 외고·자사고가 학교 명성을 이용해 과도한 수익을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의 사교육비 통계 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단기 어학연수에 쓰인 비용은 2014년 6190억원에서 지난해 3864억원으로 줄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행 학원법상 학교는 재학생이 아닌 학생을 대상으로 어학캠프 등을 운영할 수 없다. 하지만 2013년 12월 박근혜 정부는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방학 중 어학캠프를 허용 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어학 연수를 위해 해외로 나가는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하자는 취지였다. 2014년 교육부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해당 학교와 업무협약 맺고 어학캠프 위탁 운영하는 경우’에 한해 어학캠프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학생·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가 방학을 활용해 초·중학생 대상의 어학캠프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당시엔 어학캠프 참가비를 학교가 자율 책정하게 했다. 수익률 제한도 두지 않았다. 다만 어학캠프 참가비가 학원에서 받는 교습비 상한을 넘어선 안 된다는 느슷한 기준만 제시했다. 학원 교습비는 시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분당 200원 내외다.
 
이런 가운데 방학 어학캠프 참가비로 300만원 넘게 받는 학교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여름방학부터 2017년 겨울방학 사이에 어학캠프를 연 중·고교는 모두 13곳. 이중 서울외고·서울국제고 등 공립학교 5곳은 5일 이하의 단기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거나 참가비를 5만원 이내로 받았다. 반면 용인외대부고·민족사관고·청심국제중고·대원외고·하나고 등 사립학교들은 참가비로 최저 99만원에서 최대 350만원을 받았다.  
높은 참가비도 문제이지만 일부 학교의 어학캠프는 입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입시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문은옥 연구원은 “일부 고교의 고액 캠프는 자기소개서 첨삭, 소논문 교육 등이 포함돼 사실상 해당 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입시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학교는 지난해 여름·겨울 캠프에서 자기소개서 첨삭을 지도하거나 재학생을 멘토로 참여시켜 학교 홍보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대원국제중은 캠프를 ‘대원과의 인연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설명했고, 대원외고는 특강으로 ‘대원외고 지원을 위한 올바른 학습법’을 진행했다. 하나고는 2016 영어캠프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입학여부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교육부 권 팀장은 “일부 학교가 어학캠프에서 과도한 수익을 올리는 것은 어학캠프를 허용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 다만 어학캠프에 학교 시설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유지·보수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10% 이내의 수익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 주도 사업에서도 실제 비용의 5~10%를 간접적 비용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일부 학교는 캠프 참가비의 40%를 학교 수익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민족사관학교 전경. 민사고에서 실시하는 캠프에는 민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중앙포토]<br>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민족사관학교 전경. 민사고에서 실시하는 캠프에는 민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중앙포토]

이에 대해 해당 학교들은 “캠프 수익으로 학교가 재정적 도움을 얻기 어렵다면 굳이 어학 캠프를 계속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입장이다. 용인외대부고의 한 관계자는 “외국에서 하는 어학캠프는 한 달짜리가 80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캠프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 학교 캠프엔 외국에 있는 유학생도 올 정도로 인기 높은데 그만큼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사고 관계자는 “캠프 운영 수익을 학교 재정에 보태 재학생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활용해왔다. 이를 ‘돈 잔치’ 하는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진학 희망자 대상의 입시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나고 측은 “우리 학교 캠프는 입학과는 전혀 무관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학교는 교육부가 애초 제대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서 3년 만에 기준을 바꾼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다. 한 학교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국내 어학캠프를 활성화하겠다고 하고서 3년 만에 손바닥 뒤집듯 방침을 바꾸니 어떤 장단에 맞춰 학교를 운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권 팀장은 “캠프에 허용된 내용은 외국어 학습이지만 실제로는 입시 대비 프로그램으로 운영한 학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학부모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참가비는 ‘실비’로 책정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민희·박형수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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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