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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한도 P2P 투자, 성공하려면 … 싹수 있는 4가지 확인해야

지난달 P2P(Peer to Peer, 개인 간 거래) 누적 대출액이 9901억원을 기록했다.  
 

누적대출액, 5월 말 9901억원…1년새 10배↑
가이드라인으로 업체별 1000만원 투자 제한
투자금 별도 관리 등으로 시장 건전화 유도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따지고 연체율 체크
투자자보호장치 확인하고 담보가치 살펴야

한국P2P금융협회가 6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47개 회원사의 5월 총 누적 대출액은 4월(8680억원)보다 1221억원이 늘어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P2P 금융 연구 기관인 크라우드연구소가 전체 140여개 P2P금융 업체를 대상으로 한 집계에서는 4월 11일 이미 누적 대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891억원)과 비교하면 누적 대출액 기준으로 시장은 1년 새 10배 넘게 큰 셈이다. 은행ㆍ증권ㆍ보험ㆍ카드 등 모든 금융 영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1인당 1000만원 한도 생겼지만…
 
지난달 29일부터 금융위원회 주도로 제정한 ‘P2P대출 가이드라인’이 시행됐다. P2P 금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투자자 보호와 투명한 거래 확보를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다. 개인당 투자금 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했지만 그간 “왠지 못 미더워서…”라는 일반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건전한 시장 발전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성모(37)씨는 “직장 동료나 친구 중에 투자했다는 사람이 꽤 있긴 했지만 ‘내 돈 떼먹고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에 투자는 꺼려졌다”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일종의 우량 업체 선별 기준을 마련해준 셈이니 이번 달 월급이 들어오면 투자를 시작해 보겠다”고 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투자금 제한이다. 일반 개인투자자는 P2P 업체당 연간 1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하나의 상품(동일 차입자)에는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업체에 가ㆍ나ㆍ다 상품이 있다면 가ㆍ나ㆍ다를 합쳐 1000만원까지만, 각각에는 최대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다른 B업체 상품을 고른다면 마찬가지로 B업체 전체로는 1000만원, 개별 상품별로는 5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이는 5월 29일 이후 새로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서만이다. 5월 29일 이전에 투자한 돈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고 그대로 인정된다.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개인투자자라도 소득이 많으면 투자한도는 올라간다. 이자ㆍ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거나, 사업ㆍ근로소득이 1억원을 초과한다면 업체당 4000만원(동일 차입자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이를 입증하려면 P2P 업체에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종합소득 과세표준 확정신고서나 종합소득세 신고서 접수증,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내야 한다.
 
법인이나 개인 전문투자자는 투자금액 한도가 없다. 개인 전문투자자는 금융투자계좌 개설 1년이 지났고, 금융투자상품 잔액이 5억원 이상이며, 소득액이 1억원 혹은 재산가액이 10억원 이상으로 금융투자협회로부터 발급받은 전문투자자 확인증을 제출해야 한다.
 
투자금 제한에 가려 조명을 못 받았지만, 가이드라인에는 투자자 보호에 대한 P2P 업체의 의무도 담겨 있다. 고객의 투자금을 떼어 먹지 않도록 투자 예치금을 업체의 자산과 분리해 은행이나 상호저축은행, 신탁업자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별도로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한다. 업체가 파산하는 등 최악의 경우에도 고객 투자금을 지키기 위한 조치다.  
 
업체는 또 투자위험, 차입자 정보, 예상수익, 연체율 등의 정보를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알려야 한다. 그간 이런 투자정보 공시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P2P금융협회에 소속된 40여개 회원사들은 이를 자발적으로 공시했지만,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100여개 업체 중 절반 가량은 정보공시에 소극적이거나 공시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는 게 협회 측의 분석이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모든 업체는 정보공시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
 
투자금을 별도 예치하지 않거나 정보 공시를 소홀히 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면 업체 이름이 협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하주식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엔 연계 대부업체에 시정명령 등 감독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P2P 영업을 위해서는 연계 대부업체를 세워야 하는데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 권한은 금융위원회에 있다.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 별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가이드라인 시행을 예고한 터라 업체 측에서 충분히 대비를 했기 때문이다. 다만 예치금 관리를 맡은 은행의 시스템 구축이 늦어져 일부 업체의 경우엔 이자와 원금 상환을 수작업으로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수현 테라펀딩 홍보팀장은 “이자가 제때 들어가지 않아 고객 문의 전화가 많았다”며 “회사(테라펀딩)가 지연 이자를 부담하고 고객들에게 일일이 입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 정비 때문에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첫 투자 상품을 7일에야 오픈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P2P 투자 때 따져 볼 ‘4가지’
 
시장 건전화를 도모하는 가이드라인이지만 생각지 못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가이드라인으로 ‘의도치 않게’ 업체별 1000만원씩 분산 투자하게 되면서 집중 투자 리스크는 줄었을지 모르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업체 선택에 따른 리스크는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차미나 크라우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000만원 이상의 고액을 투자하고 싶어 기존에 자신이 이용하던 업체 외에 새로운 업체를 찾으려다 잘못된 선택을 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P2P에 처음 투자하거나 투자금 제한으로 신규 업체를 골라야 한다면 P2P금융협회에 소속된 업체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며 “일부 영세 업체들은 투자금 관리 등 역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실패하지 않는 P2P 투자를 위한 4가지 체크 리스트를 살펴봤다.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자료: 한국P2P금융협회

① 투자금 별도 관리 등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가이드라인을 얼마나 잘 따르는지를 따져야 한다. ‘고객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을 도입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에 투자할 경우 업체가 파산이나 해산하면 예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P2P 업체와 연계 금융회사 등이 P2P 대출에 투자자 또는 차입자로서 참여하는 행위 등은 가이드라인에서 제한된다. P2P 업체가 투자자로 참여할 경우 다른 투자자와 이해 상충 발생 소지가 있으며, 차입자로 참여할 경우엔 부실 대출 가능성이 커질 우려가 있어서다.
 
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원금보호’ㆍ‘확정수익’ 등 투자자를 현혹할 수 있는 문구를 사용하면 안 된다. P2P대출 상품은 원금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밖에 가이드라인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유사 P2P 업체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하단을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 하단에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통신판매신고번호가, 대부업사업자로서 대부등록번호가 표기돼 있다. 정상적인 P2P 업체라면 두 가지 번호가 모두 표시돼 있어야 한다.
 
② 연체율ㆍ부실률 등 회사별 트랙레코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보공시는 필수 항목이다. 대출 구조, 누적 대출금액, 대출잔액, 연체율ㆍ부실률 등을 홈페이지에 게재해야 한다.  
 
특히 연체율(30~90일 미만 연체)과 부실률(90일 이상 연체) 확인은 필수다. 업체의 상품 선별 능력을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연체율 상위 5개사는 빌리(14.9%), 이디움펀딩(3.6%), 팝펀딩(3.3%), 펀다(1.6%), 렌딩사이언스(0.9%) 등이다. 부실률 상위 5개사는 빌리(1.8%), 8퍼센트(1.4%), 렌딧(1.3%), 펀다(1.1%), 어니스트펀드(1%) 등이다.  
 
다만 현재 연체율ㆍ부실률이 0%라고 해서 무조건 우량한 업체는 아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아 연체나 부실이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대출의 내용도 살펴야 한다. 매달 이자만 갚고 원금을 만기에 한꺼번에 갚는 상품 구조의 경우엔 연체나 부실이 생길 가능성이 작다. 반대로 원금과 이자 상환이 함께 이뤄진다면 연체나 부실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미나 렌딧 이사는 “개인 신용 대출 위주로 최소 5000원 단위로 수십ㆍ수백개의 채권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연체나 부실이 났다고 해도 실제 개인이 입는 손실률은 미미하다”며 “예상 수익률에 이미 신용도에 따른 연체ㆍ부실률이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P2P 업계 전반의 연체율ㆍ부실률 등을 확인하고 싶다면 협회 홈페이지(p2plending.or.kr)의 공시자료를 확인하면 된다. 실제 투자를 하겠다면 업체별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상세 자료를 확인하면 된다.
 
③ 부실 준비금 적립 등 투자자 보호 장치 
P2P대출은 원금 보장이 안 되지만 업체별로 불안해 하는 투자자를 위해 펀드 조성이나 보험 가입 등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8퍼센트는 지난 2015년부터 투자금의 최대 50%를 보전해 주는 안심펀드를 운영해 오고 있다. 안심펀드는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의 대출금액 3000만원 이하 채권에만 적용된다. 해당 채권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의 일정부분을 안심료로 적립한다.
 
자영업자 전문 P2P금융업체 펀다는 최근 ‘세이프플랜’을 도입했다. 세이프플랜은 상품을 50개 단위로 그룹을 형성하고, 각각의 그룹에 부실 준비금인 ‘세이프플랜 펀드’를 독립적으로 운용한다. 세이프플랜 펀드는 펀다가 자체 출연금과 수입원을 통해 총 대출금의 5%를, 대출자가 2%를 적립한다. 황승민 팀장은 “대출금의 7%를 적립해 운용하고 부도가 나는 채권이 있을 경우 세이프플랜 펀드 자금을 통해 보호해준다”며 “50개 상품으로 이뤄진 각 그룹마다 부실률 7%까지는 원금이 보호된다”고 말했다.
 
렌딧은 불가피한 사유로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경우를 위해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의 ‘무배당 더세이프 단체신용보험’에 가입했다. 대출고객이 대출기간 중 사망하거나 80% 이상의 장해로 대출금 상환을 하지 못하면 남은 대출금액을 상환해주는 서비스다.
 
④ 신용도ㆍ담보가치 등 투자상품 정보
투자상품 정보는 투자 전에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원금 손실이나 회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판단 근거이기 때문이다. 정수현 팀장은 “최근 투자가 몰리면서 상품 모집이 1분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이 급한 마음에 일단 투자하고 보는 경우도 많다”며 “일단 투자하면 돈이 묶이기 때문에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P2P 업체는 사업 내용, 신용도, 상환계획, 담보가치, 추심절차 등 차입자에 대한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이외에도 각종 공시정보가 ‘투자상품과 이용약관’에 동일하게 기록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차미나 선임연구원은 “상품 오픈 전에 ‘사전 공지’ 형태로 투자 상품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다”며 “이때 여유를 가지고 신용도나 담보가치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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