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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미국, 의료·교육 데이터도 이름·주소 등 지우면 맘대로 사용 가능

미국 애플은 2014년 6월 900개 이상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키트’를 발표했다. 헬스키트는 기기와 센서에서 얻은 정보를 올리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다른 장치나 앱으로 모은 정보도 헬스키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업로드된 건강정보는 병원의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통해 병원으로 전송된다. 헬스키트는 미국 종합병원체인 메이요클리닉을 포함한 여러 대형병원과 연계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은 이곳에서 환자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다.
 
공공 빅데이터로 내 집 마련을 돕는 회사도 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회사 질로닷컴(Zillow.com)은 지리정보시스템과 인구통계·학군 등 정부가 공개한 공공데이터를 모아 미국 내 주택 정보를 제공한다. 2015년 시가총액 30억 달러(약 3조369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으며 올해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장기업 25개 중 13위에 올랐다.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은 각종 규제로 발이 묶여 있지만 미국은 IT 공룡들을 앞세워 빅데이터 산업을 이끌고 있다.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 31%(1위), 마이크로소프트 11%(2위), 구글 8%(3위), IBM 5%(4위)로, 미국 기업이 전체 시장의 55% 이상을 차지했다. 빅데이터는 저장 공간이 필요하므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단계를 보여준다. 클라우드는 콘텐트를 서버에 저장하면 각종 기기에서 다운로드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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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빅데이터 산업 발전에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다. 미국에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규제는 법보다 계약이나 사회적 규범에 의해 이뤄진다. 개인정보보호는 문제가 생길 때 처벌하는 ‘옵트아웃(opt-out) 원칙’을 따른다. 민감한 정보와 식별 가능한 정보는 사전 동의를 요구하지만 개별법의 제한이 없으면 개인의 의사에 따라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활용할 수 있다. 의료·교육 등 개별법이 적용되는 분야는 비식별 조치를 하면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비식별 조치는 누구의 정보인지 알 수 있는 특정 내용을 지우는 것이다. 미국은 이름·주소 등 18가지 주요 내용을 정리해 규제하고 있다. 미국은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 데이터 개방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관련 산업을 적극 추진됐다. 미국은 제3자에게 정보가 제공된 뒤 개인정보 침해가 발생하면 그 시점에 정보를 가진 사람만 처벌한다. 반면 한국은 정보 제공자까지 처벌하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미국은 지난해 공공데이터 19만여 건을 공개해 빅데이터 활용을 촉진했다”며 “한국도 개인정보는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이 맞지만 식별정보가 지워진 데이터는 이용을 자유롭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강하게 처벌하는 사후 규제 방식으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복잡한 개인정보법을 하나로 통합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개인정보 오·남용을 강력하게 징벌해 국민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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