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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돼지농장 때문에 30년간 창문도 못 열고 '감옥생활'…강원도 홍천 만내골 주민들 하소연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주민이 돈사 주변 토양과 수질 오염을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주민이 돈사 주변 토양과 수질 오염을 확인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박진호 기자

“냄새 때문에 정말 못 살겠습니다. 벌써 30년이 넘었어요. 여름에 창문 열고 살아보는 게 소원입니다.”
2일 오전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의 한 돈사 옆. 대형 굴삭기가 4.5m 깊이까지 땅을 파내자 검은색 흙과 함께 흙탕물이 흘러나왔다. 굴삭기가 흙을 퍼 올리자 악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만내골 주민들 악취와 파리떼 때문에 30년간 창문 열 엄두도 못내
홍천군 수질 및 토양 시료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 분석 의뢰

3가구 지하수 수실 검사 별도 진행, 결과 상관없이 상수도 설치 계획
농장주 축산분뇨 80% 축산분뇨처리장 보내 악취 저감 위해 노력 지속

 
주민 이금래(80·여)씨는 “마을 주민들은 30년 넘게 악취와 파리떼를 참아가며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살아왔다”면서 “이제 더는 마을이 오염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주민들이 나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돈사 주변 땅 2곳을 세로 15m, 가로 5m, 깊이 4.5m까지 파냈다. 그곳에서 나온 흙과 물을 병에 담은 홍천군 관계자와 주민들은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과 민간기관에 각각 성분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김흥진(78)씨는 “땅만 파냈는데 악취가 나는 것은 물이 썩었다는 것 아니냐. 이 물이 결국 하천과 지하수까지 오염시켜 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땅파기 현장에 나온 주민은 40여 명. 오전 11시에 기자회견까지 연 주민들은 악취와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돈사 주변 토양과 수질 오염 검사를 위해 굴삭기가 땅을 파고 있다. 박진호 기자

돈사 주변 토양과 수질 오염 검사를 위해 굴삭기가 땅을 파고 있다. 박진호 기자

 
앞서 지난 4월 18일 주민들과 홍천군은 돈사 주변 땅을 판 뒤 구덩이에서 나온 물을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수질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성 질소를 포함한 총질소가 88㎎/L이나 검출됐다. 먹는 물 수질 기준 중 암모니아성 질소는 0.5㎎/L다.
 
이에 따라 홍천군은 지난달 25일 지하수를 쓰는 가구에 대한 수질 검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3가구에서 채취한 지하수를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정밀 분석하고 있다. 군은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해당 가구에 상수도를 연결할 계획이다.  
 
홍천군 관계자는 “돈사 주변에서 땅파기를 통해 시료를 채취한 만큼 검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적인 처분을 할 방침”고 말했다.
더이상 악취를 참을 수 없다며 기자회견에 나선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주민들. 박진호 기자

더이상 악취를 참을 수 없다며 기자회견에 나선 홍천군 화촌면 송정리 주민들. 박진호 기자

 
이제국 만내골주민대책위원장은 “만내골은 상수원보호구역 취수장에서 12㎞ 떨어진 청정구역인데 가축분뇨로 인한 악취와 수질, 토양오염으로 주민들이 커다란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사 주변 토양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수질 및 토양 검사가 진행된 지점 인근에 위치한 돈사는 1982년부터 운영되온 곳으로 현재 3000여 마리의 돼지를 키우고 있다. 이 밖에도 인근엔 2곳의 돈사가 더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농장주는 “그동안 냄새가 많이 난다는 민원이 있어 지난해부터 축산분뇨 80%를 퇴비화하지 않고 축산분뇨처리장과 에너지타운으로 보내고 있다. 악취가 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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