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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식품은 몸 해독제 … 토종 콩 요리로 미슐랭가이드 도전”

<div>함정희 ‘함씨네 밥상’ 대표가 국산 콩으로 빚은 <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메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 </span><span style="font-size: 12.8625px; letter-spacing: -0.25725px;">[프리랜서 장정필]</span></div>

함정희 ‘함씨네 밥상’ 대표가 국산 콩으로 빚은 메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전주 한옥마을에는 국산 콩과 천일염 등 100% 토종 먹거리만 고집하는 한식당이 있다. 함정희(64·여)씨가 운영하는 ‘함씨네 밥상’이다.
 

전주 한옥마을 한식당 ‘함씨네 밥상’
GMO 유해성 안 뒤 국산 재료 고집
매출 줄었지만 건강한 한끼 자부심
박원순·조정래 등 유명인들도 단골
“된장·간장 담가 먹는 주부 늘기를”

식당 마당 한 켠에는 장독 200여 개가 빼곡히 놓여 있다. 장독마다 함씨가 국산 콩으로 담근 된장과 간장·고추장 등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중에는 10년이 넘은 간장과 5년이 넘은 된장·고추장이 많다.
 
뷔페식(1인당 1만5000원)인 이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두부와 청국장·순두부탕·콩국수 등 40여 가지다. 모든 식자재는 함씨가 산지를 돌며 농민들로부터 직접 사들인 국내산 농수산물이다.
 
천일염은 전남 신안 임자도에서, 콩은 전북 정읍·고창·김제에서 가져오는 식이다. 모두 계약 재배를 하며, 가격은 시세보다 ㎏당 100~200원이라도 농민에게 더 얹어준다.
 
함씨는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해야 농민들도 제대로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납품한다”고 말했다.
 
김병대 음식칼럼니스트는 “식자재 하나하나가 명품 수준”이라며 “콩국수 하나만으로 식당을 내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div>함씨네 간<span style="font-size: 0.875em; letter-spacing: -0.02em;">장·된장·고추장. [프리랜서 장정필]</span></div>

함씨네 간장·된장·고추장. [프리랜서 장정필]

콩 음식 전문점답게 함씨네 밥상에서 한 달에 사용하는 콩은 6000㎏에 달한다. 수입 콩은 ㎏당 평균 1000원이지만 국산 콩은 5000원으로 5배가량 비싸다. 참기름·들기름 등 양념들도 모두 국내산이다.
 
이 때문에 함씨 식당은 값싼 수입산 식자재를 쓰는 다른 식당보다 마진이 낮다. ‘올바르고 안전한 먹거리를 판다’는 신뢰는 얻었지만 큰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함씨가 국산 콩에 집착한 것은 200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학박사인 안학수 전 고려대 교수의 GMO(유전자변형생물체)에 관한 강연을 들은 뒤 콩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안 전 교수는 이날 “수입 콩 대부분이 GMO 종자에 의한 것이며 아직까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남편 박수겸(67)씨와 함께 두부공장을 운영하던 함씨는 곧바로 기존 거래처 100여 곳에 대한 납품을 중단했다. 수입 콩으로 만든 두부와 청국장 등을 파는 대신 철저히 국산 콩만 쓰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2001년 4억원이던 한 해 매출이 30분의 1로 줄어든 데 이어 2003년에는 부도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함씨는 그러나 “내 이익보다 안전한 밥상을 차리는 게 더 소중하다”며 원칙을 버리지 않았다.
 
2009년 6월 전주시 반월동에 ‘함씨네 밥상’을 연 함씨는 지난 3월 전주 한옥마을로 가게를 옮겼다. 전주시로부터 3년간 전주전통문화관 음식관의 수탁자로 선정되면서다.
 
그는 “우리 땅에서 나는 발효식품이야말로 GMO의 나쁜 성분을 없애는 해독제”라고 말했다. 2007년엔 쥐눈이콩(서목태)과 마늘로 ‘마늘청국장환’을 개발해 특허를 따기도 했다.
 
손님들은 입소문을 듣고 오거나 국산 콩의 효능을 직접 체험한 단골이 대부분이다. 하루 평균 50여 명이 식당을 찾는데 조정래 작가와 박원순 서울시장, ‘수학의 정석’의 저자인 홍성대 상산고 재단 이사장 등 유명 인사도 적지 않다.
 
올해 함씨는 장독대에서 자연 발효된 양념과 가장 한국적인 콩 음식을 앞세워 세계적인 여행정보안내서 ‘미슐랭 가이드’ 등재에 도전한다. 함씨는 “조상들처럼 간장과 된장·고추장을 직접 담가 먹는 소모임이나 주부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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