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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모은 화폐만 6만점…화폐박물관 세운 60대 사업가

김진세씨가 화폐박물관에 전시된 화폐들을 소개하고 있다. 진천=최종권 기자

김진세씨가 화폐박물관에 전시된 화폐들을 소개하고 있다. 진천=최종권 기자

 
“이게 얼마만이야. 십전(十錢)짜리 지폐가 다 있네.”

충북 진천 김진세씨 세계 각국 화폐 전시관 만들어
75년 옛 오백원 짜리 지폐 모은 뒤 전국 돌며 수집

30일 오전 충북 진천군 진천읍 화폐박물관. 관람객 배음전(69·여)씨가 박물관에 전시된 딱지 크기의 십전 지폐와 오십전(五十錢) 지폐를 이리저리 살펴봤다. 배씨는 “어릴적 십전을 주면 눈깔 사탕 1~2개를 살 수 있었다”며 “지폐가 귀한 시절이라 장사를 하는 아버지가 저녁에 십전짜리 지폐를 가져오면 인두로 잘 다리고 풀로 붙였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배씨의 추억을 옆에서 귀담아 듣던 박물관 주인은 “십전 지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62년 발행된 뒤 그해 화폐개혁으로 없어져 어떻게 쓰였는지 알 길이 없었다”며 “박물관을 찾은 어르신들 덕에 10년 만에 그 쓰임새를 알게됐다”며 웃었다.
30일 오전 충북 진천군에 있는 화폐박물관에서 김진세씨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이 모은 화폐를 설명하고 있다. 진천=최종권 기자

30일 오전 충북 진천군에 있는 화폐박물관에서 김진세씨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이 모은 화폐를 설명하고 있다. 진천=최종권 기자

 
40년 동안 손수 모은 옛 화폐들을 모아 박물관을 설립한 사업가가 있다. 김진세(60) 진천화폐박물관 대표가 주인공이다. 지난 12일 개장한 이 박물관은 330㎡ 규모 1층 건물로 5000여 종, 5~6만개의 동전과 지폐가 전시돼 있다. 김씨가 전국을 돌며 모은 것으로 세계 각국의 화폐와 고려·조선시대, 대한민국 정부 수립후 3차례의 화폐 개혁 전후의 지폐 등이 전시돼 있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김씨는 75년 오백원 짜리 지폐 서너장을 산 뒤로 지금까지 화폐 수집에 공을 들였다. 그는 “남대문과 거북선 그림이 그려진 옛날 오백원 짜리 지폐를 한 장당 1500~2000원을 주고 여러장 샀다”며 “열살 때 동네 입구에서 오백원 짜리 지폐 126장을 주워 주인을 찾아줬는데 당시 그 돈이면 소 두마리를 살 정도로 값어치가 대단했다. 그 일을 계기로 돈을 벌면 꼭 오백원 짜리 지폐를 사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천화폐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지폐. 진천=최종권 기자

진천화폐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지폐. 진천=최종권 기자

 
돈에 관한 아픈 기억도 지폐 수집에 계기가 됐다. 7남 1녀의 형제를 둔 김씨의 집안은 세끼 식사를 제대로 못할 정도로 가난했다. 김씨는 10대 때 서울로 상경해 종이 상자 제작 공장과 육가공 업체 등에서 일했다. 열세살 때 시골에서 잡은 참새를 대전역 앞에서 팔아 집안 생계를 이끌기도 했다.
 
김씨는 “여섯살 때 동네에서 뛰어놀다 부모님이 주신 십환 짜리 동전을 잃어버려서 이틀 동안 잠을 못자고 끙끙댔다”며 “어려운 집안 형편에 돈까지 잃어버려 크게 상심했던 일도 지폐 수집에 애착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화폐 수집에 몰입한 김씨는 여러 종류의 화폐를 모았다. 이 박물관에는 2000여년 전 고조선 시대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폐(명도전·明刀錢)에서부터 고려 시대의 건원중보·동국중보·삼한통보, 조선 시대의 상평통보·조선통보 등이 전시돼 있다.
진천화폐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지폐. 진천=최종권 기자

진천화폐박물관에 전시된 옛날 지폐. 진천=최종권 기자

 
일제 강점기에 발행한 화폐와 한국조폐공사에서 발행한 최근 것까지 각종 화폐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영국·중국 등 세계 100여개국의 화폐아 북한의 화폐도 전시돼 있다.화폐들은 김씨가 전국의 골동품점을 돌거나 경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구입했다. 상평통보는 초가집이나 가옥을 허물때 나온 것을 직접 찾아가 모았다.
 
화폐박물관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화폐박물관 옆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씨는 “그동안 수집한 화폐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박물관을 짓게 됐다”며 “관람객들이 동전 한 닢을 보며 옛 추억을 회상하고, 이색 화폐를 보는 즐거움을 공유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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