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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전 KT회장 비자금 조성 혐의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11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회사에 10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석채(72) 전 KT 회장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2009년 취임 직후부터 4년여 간 11억여원 비자금 조성 혐의
1, 2심 판단 무죄·유죄 엇갈려…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박근혜 정권서 'MB맨' 이석채 찍어내려 무리한 수사" 지적도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석채 회장 취임에서 사의 표명까지.

이석채 회장 취임에서 사의 표명까지.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액과 사용내역 등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을 회사를 위해 썼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자금 전부가 개인적인 경조사비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전체 비자금 중 개인적 목적과 용도로 지출된 금액을 따로 나눠 특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1월 취임 직후 회사의 미등기 임원들에게 대외활동비 명목의 ‘역할급’을 지급했다가 세금을 제한 금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런 수법으로 2013년 9월까지 11억6850만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자신과 비자금을 관리한 서모 부사장의 경조사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OIC랭귀지비주얼(현재 KT OIC) 등 3개의 벤처기업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103억5000여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 전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의 벤처기업 주식 매임이 ‘경영상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비자금 조성도 “비서실 운영경비나 업무에 필요한 경비 등으로 썼다”고 봤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자 당시 검찰이 이 전 회장을 KT 회장 자리에서 몰아내려고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명박계 인사로 분류됐던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3년 11월 임기를 2년 남겨두고 스스로 물러났다.
 
2심에서는 배임 혐의에 대한 1심의 무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비자금 조성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2심 법원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유죄 부분도 무죄로 판단하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배임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 처벌에 있어서는 형사소송법상 대원칙인 무죄추정 원칙과 검찰의 공소사실 증명책임 원칙이 최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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