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롯데 변호한 이인걸 선임행정관
'여성비하'논란 탁현민 행정관 등

사진=JTBC화면 캡처
검찰과 정치권에선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롯데그룹을 변호했던 인사가 국정농단 재수사를 총괄해야 하는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 선임행정관 자리를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걸 내정자는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도 제조사인 옥시 측 대리인을 맡았다.
대검 중수부 연구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검사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선임행정관은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서 정부 측 대리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29일 정의당 추혜선 대변인은 “이인걸 선임행정관의 이력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과 배치된다. 개혁과 반부패, 어느 쪽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 행정관 내정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에 발탁된 탁현민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여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탁현민 전 교수는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여성을 7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끌린다, 이 여자’ 항목에는 ‘허리를 숙였을 때 젖무덤이 보이는 여자’ ‘뒤태가 아름다운 여자’를 적었다.

탁현민 전 성공회대 겸임교수
또 ‘만나본다, 이 여자’에는 ‘스킨십에 인색하지 않은 여자’를, ‘하고 싶다, 이 여자’에는 ‘콘돔을 싫어하는 여자’, ‘몸을 기억하는 여자’를 꼽았다. 그는 ‘콘돔 사용은 성관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건 테러를 당한 기분’이라고도 적었다.
이에 탁 전 교수는 “책의 글로 불편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지금은 달라졌지만 10년 전 그릇된 사고와 언행에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야당은 일제히 탁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탁 행정관의 청와대 근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며 “천박한 여성관을 드러낸 탁 행정관을 즉각적으로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비하 논란에 대해 사과한 탁현민 행정관의 페이스북
앞서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의 수장인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변호사 시절 ‘노조 파괴’ 논란으로 악명을 떨친 갑을오토텍의 민사 사건을 맡았던 전력으로 사과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