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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생명이야기⑮]사위 사랑은 장모님, 씨암탉의 소회




올해는 정유년으로 60년에 한 번 찾아오는 '붉은 닭의 해'이다.

닭은 약 4000년전 야생으로 살던 동물을 길들여 고기와 달걀을 얻기 위해 집이나 농장에서 기르게 된 가축이다. 오래 전부터 앞뜰과 뒤뜰에서 모이를 쪼며 온 식구와 함께해 왔다.

우리는 일 년 동안 9억 마리, 한 사람당 13.8㎏의 닭고기를 소비하고 마릿수로는 18마리를 먹을 정도로 닭을 좋아한다.

기록에 따르면 우리 조상들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닭고기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닭고기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두뇌 성장을 돕는 역할은 물론 몸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뼈대의 역할과 세포조직의 생성을 돕는다.

또한, 각종 질병을 예방해 주고, 뇌신경 전달 물질의 활동을 촉진시키며 스트레스를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특히 닭고기 중 날개는 피부미용과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날개는 콜라겐 성분이 들어 있어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고운 피부를 원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아주 좋다.

닭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서 근육섬유가 가늘고 연해 위가 약한 환자나 노인, 어린이에게도 아주 좋다.

우리나라는 장모(丈母)가 사위에게 씨암탉을 잡아 주는 오랜 전통이 있다.

문화의 다양성으로 의미는 많이 퇴색했지만 그 많은 먹거리 중에 왜 씨암탉일까, 또 씨암탉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한 분이 많을 것이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닭은 양기가 넘치고, 씨암탉은 알을 낳는 동물로 그 만큼 후손을 번창시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한 닭은 문(文), 무(武), 용(勇), 인(仁), 신(信) 등 5가지 덕목을 모두 갖춘 동물로 장모가 사위에게 바라는 덕목(德目)이 모두 들어있다.

즉 사위를 귀하게 여기면서도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뜻과 함께 가문의 번영과 입신양명에 대해 은근히 부담을 준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백년손님이자 귀한 손님인 사위에게 맛있는 음식도 대접하고 영양보충도 시켜주면서 양기도 북돋아 줌으로써 자기 딸을 더욱 사랑해 주라는 은밀한 바람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품종 개량과 사육기술이 발달해 닭고기가 넘쳐나지만 필자가 어릴 적만 해도 닭고기는 귀한 음식이었다.

명절이나 돼야 살코기 몇 점, 혹은 닭기름만 둥둥 뜨는 국을 맛볼 수 있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보면 재산목록에서 손에 꼽히는 것을 선뜻 잡아줘도 아깝지 않은 것이 사위를 사랑하는 장모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알을 많이 낳아야 돈이 됐을 텐데 사위에게라면 큰 수입이 될 수도 있을 씨암탉도 망설임 없이 잡아주었으니 말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총성 없는 종자 전쟁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비해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서울대 등의 전문가 집단은 1990년대부터 토종 닭을 복원해 왔다.

이후 시대 변화에 따라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닭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종자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GSP(골든시드프로젝트) 사업에도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더위를 이겨내는 보양식으로 닭요리를 선호했다.

생명력이 한껏 담긴 닭에 인삼, 찹쌀, 대추, 밤, 마늘 등을 넣고 고아서 먹는 삼계탕이나 백숙은 대표적 전통 여름 보양식이다.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장모님의 심정으로 국산 닭고기를 맛있게 먹어주면 어떨까. 경기 부양 기대감도 높이면서 축 처진 농가들에게는 힘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강희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GSP 종축사업단장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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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