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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10명 중 8명이 아깝다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김기환경제부 기자

김기환경제부 기자

서비스 수준과 무관하게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내야 하는 돈. 부동산 중개 수수료다.
 
지난해 11월 서울 가락동에 아파트 전세를 구하려던 이모(34)씨는 문을 부숴놓고 나간 이전 세입자를 편드는 공인중개사와 언성을 높였다. 문을 수리하기 위한 중재 등의 서비스를 해줄 생각은 안 하고 계약만 강요해서다. 다른 집을 구할 시간도 없고 이미 가계약을 한 이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3억원짜리 전세 아파트를 계약했고 수수료 120만원(0.4%)을 냈다. 그는 “공인중개사가 한 일이라고는 집주인이 내놓은 물건을 세입자에게 연결해준 게 전부인데 정해진 수수료를 내야 해 언짢았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15년 부동산 거래 경험이 있는 531명을 설문한 결과 82%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고 답했다. “싸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공인중개사 시장이 포화해 수입이 양극화했다는 본지 기사엔 “(공인중개사가) 하는 일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댓글 수백 개가 달렸다. <중앙일보 5월 29일자 B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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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수수료의 기본 원칙은 서비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서비스의 질과 상관없이 비싼 집을 거래할수록 수수료를 많이 내는 구조다.
 
물론 성실하게 발로 뛰고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믿음직스럽게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도 많다. 공인중개사 업계를 대표하는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향후 가치가 수십~수백 배 뛸 수 있는 부동산 거래를 중개하는 만큼 그만한 수수료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동산 가치가 수십~수백 배 뛰는 경우가 드물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공인중개사가 거래를 잘 중개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고객은 많지 않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 같은 선진국에선 공인중개사가 주거·공업·상업용 부동산 전문 중개는 물론 주택 거래에서 파생한 컨설팅·세무·법률 상담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공인중개사가 주택 매매와 전·월세 거래를 단순 중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온 한국 부동산중개 업계와 차이가 난다.
 
정부가 업무 영역에 금을 긋고 보호해 주던 시대는 지났다. 변호사 업계가 부동산 중개에 뛰어드는 등 업종 구분이 빠르게 무너지는 추세다. 공인중개사 스스로 ‘전문가’라고 자부한다면 실력을 쌓고 서비스를 차별화해 소비자로부터 “수수료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세무 등의 전문 지식을 갖추고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공인중개사 시대를 이제 열어가야 한다.
 
김기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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