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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돈봉투 만찬과 검찰 개혁

중앙일보 <2017년 5월 19일자 34면>
검찰, 제 살점 도려내고 조직 문화도 바꿔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이른바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 어제 법무부와 대검이 합동 감찰에 착수했다. 이번 사건의 실체는 복잡하지 않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주재하고 법무부·검찰 중견 간부 8명이 배석한 만찬 때 양측이 70만~100만원이 든 수사비·격려금 명목의 돈봉투를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검찰이 여전히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세상을 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아직도 수사비를 돈봉투로 주고받는 낡은 시대에 갇혀 있는 것이다.
 
특히 안 국장은 국정 농단 수사 당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수백여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이 지검장이 이끄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조사 대상으로까지 거론됐던 인사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이 기소된 지 불과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에 만찬 회동을 한 것도 부적절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그동안 관행이어서 문제 될 게 없지 않느냐”는 검사들의 상황 인식이다. “누구보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을 잘 지켜야 할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이 버젓이 돈봉투를 주고받는 장면 자체가 낯 뜨겁기 짝이 없다”는 우리 사회의 인식과 간극이 너무 크다.
 
이번 사건이 터진 후 검찰이 즉각 감찰에 나서지 않고 미적댄 것도 이런 낡은 사고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부랴부랴 감찰에 나서면서 모양새는 이미 구겨졌다. 지금부터 검찰은 조사 결과로 말하는 수밖에 없다. 합동감찰팀은 만찬 시기의 적절성과 오간 대화 내용, 격려금의 출처와 지출 과정의 적법성, 법무부·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 체계 및 실태, 김영란법 위반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청와대는 사의를 표한 이 지검장과 안 국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키로 했다. 그러면서 이번 감찰은 검찰 개혁이 아닌 공직 기강 확립 차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문 대통령은 ‘감찰’을 지시했지만 사실상 철저히 수사하라는 주문이나 다름없다. 검찰과 재벌을 양대 적폐 세력으로 지목해온 만큼 이번 돈봉투 사건을 검찰 개혁의 호기로 삼을 게 분명하다. 법학자 출신 조국 민정수석 임명에 이어 검찰 개혁의 고삐를 바짝 당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법무부 감찰관을 총괄팀장으로 하고 감찰 인력 20여 명을 대거 투입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검찰 조직은 이번 사건으로 초토화됐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 인사·예산을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마저 감찰 도마에 올랐다. 오래전부터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구호로 요란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변한 건 없다. 이제 검찰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려놓을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검찰도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추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수술당하는 운명이 될 수밖에 없다.
 
한겨레 <2017년 5월 18일자 27면>
‘돈봉투 만찬’ 감찰, 검찰개혁으로 이어져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법무부와 대검에 검사들의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모임의 성격과 시기 등 여러 면에서 부적절했을 뿐 아니라 법률 위반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조사는 당연하다. 사건이 <한겨레> 보도로 공개된 뒤에도 모임 참석자들은 변명으로 일관했고 법무부나 대검 역시 감찰조차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대통령의 국정 농단 재수사 지시 이후 서울중앙지검이 정윤회 문건 사건에서 잘못한 게 없다는 식의 공식 해명을 내놓은 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태도다. 한마디로 검찰개혁을 1순위로 꼽고 있는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이고 오만방자한 권력기관 모습 그대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장들에게 70만원과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고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원씩의 격려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두 번째 기각돼 결국 불구속기소로 마무리하는 등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한 시점에 이뤄진 만찬 자체도 문제지만, 오간 돈봉투의 성격은 더 심각한 사안이다.
 
이영렬 지검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이었고, ‘우병우 라인’으로 알려진 안 국장은 우 전 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하는 등 그를 위해 수사 무마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온 인물이다. 법무부 국장이 일선 수사팀에 돈봉투를 직접 건넨 사실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란 점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잘 봐줘서 고맙다”는 뜻이 아니라면 이해가 안 된다. 이 지검장 역시 “법무부 국실별로 돌아가며 후배들을 만나왔다”며 돈봉투를 의례적인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무부 하위기관인 서울중앙지검의 장이 인사 담당인 검찰1·2과장에게 돈을 건넨 것은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크다. 법무부에서 보내는 287억여원의 검찰 특수활동비가 이런 데 쓰라는 예산인지도 의문이다. 경우에 따라 횡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 내내 청와대의 우 전 수석과 검찰의 ‘우병우 라인’들이 사건을 뒤집고 왜곡해 ‘검찰 농단’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 실체가 감찰로 밝혀질지도 의문이다. 횡령 혐의도 엿보이는 만큼 최소한 특임검사라도 나서야 한다. ‘검찰 농단’ 전반에 대한 재수사도 필요하다. 그렇게 검찰의 썩은 살을 도려내면서 검찰개혁의 시동을 걸 때다.
 
논리 vs 논리
검찰, 더 늦기 전 자정 노력을 vs 셀프감찰 넘어 썩은 살 도려내야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17일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대통령 감찰 지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17일 검찰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대통령 감찰 지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월 9일 실시된 19대 대선에선 검찰 개혁이 초미의 개혁과제로 떠올랐다.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 등은 고위공직자 및 그 가족의 비리를 중점적으로 수사·기소하는 독립기관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를 공약했고, 홍준표 후보는 경찰과 검찰에 동등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고 검찰총장을 외부에서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후보도 수사청을 별도로 두자고 했다.
 
이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0일 청와대 민정수석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발탁했다. 비(非)검찰 출신 인사인 조국 민정수석은 평소 검찰 개혁을 적극 주장해 왔던 인물이어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이 예견됐다. 그러던 차에 뜻밖의 사건이 터졌다. 최순실 게이트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특별수사에 참여한 간부 검사 등 7명이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 검찰국 간부 3명과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한 사건이 그것이다. 안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수사 대상이 된 이후 1000차례 이상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만찬 자리에서 안 국장은 특별수사본부 수사팀장들에게 70만∼100만원씩,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 1·2과장에게 1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사건을 해이된 공직기강의 문제로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감찰하라고 지시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문 대통령은 감찰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때까지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이번 사건을 보는 중앙과 한겨레의 입장은 사설 제목인 “검찰, 제 살점 도려내고 조직 문화도 바꿔라” “‘돈봉투 만찬’ 감찰, 검찰개혁으로 이어져야”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지난 1월 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검찰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필요하다’는 응답(89.8%)이 ‘불필요하다’는 응답(6.4%)보다 무려 14배 이상 높았다. 두 신문사의 사설 역시 민심, 여론 동향과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두 신문의 논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중앙은 “검찰, 제 살점 도려내고 조직 문화도 바꿔라”라고 주문하고 있음에 주목하자. 검찰 스스로 자정(自淨)의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겨레는 “‘돈봉투 만찬’ 감찰, 검찰개혁으로 이어져야”라고 쓰고 있다. 검찰에 대한 외부에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은 이번 사건에서 무엇보다 심각한 것이 “그동안 관행이어서 문제 될 게 없지 않느냐”는 검사들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고, 이런 ‘낡은 사고’ 때문에 이번 사건이 터진 후 검찰이 즉각 감찰에 나서지 않고 미적대다가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부랴부랴 감찰에 나서면서 모양새”가 “구겨졌다”고 분석한다.
 
한겨레는 “우병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두 번째 기각돼 결국 불구속기소로 마무리하는 등 ‘봐주기 수사’라는 비난 여론이 비등한 시점에 이뤄진” 시점에서 이번 돈봉투 사건이 일어났음을 적시하며 대가성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주문한다. 이번 사건 이후 검찰은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한 의례적인 일 가운데 하나라고 해명했지만 한겨레는 이번 사건이 대가성 여부에 따라 ‘김영란법’ 위반의 소지가 크고, 검찰 특수활동비를 자의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횡령죄로도 해석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검찰청의 수장인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 인사·예산을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국장마저 감찰 도마에”에 오른 이번 사건으로 검찰 조직이 초토화되었음을 상기시키며, 검찰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려놓을 것은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스스로를 개혁하라는 것이 검찰에 대한 중앙의 주문이다. 검찰 개혁이 ‘새로운 시대정신’이니만큼 검찰이 스스로 공직 기강을 확립하려는, 자정의 노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외부의 힘에 의해 강제로 수술당하는 운명이 될 수밖에 없”음을 중앙은 말한다.
 
김보일배문고 국어교사

김보일배문고 국어교사

한겨레는 감찰의 주체도 검찰이고, 감찰의 대상도 검찰이니만큼 감찰이 제 식구 감싸기로 흐를 수 있는 가능성을 염려한다. 한겨레가 이번 사건의 수사를 위해 특임검사가 나서야 하며 “‘검찰 농단’ 전반에 대한 재수사도 필요하다”고 한 것은 이번 사건을 법무부 차원의 ‘셀프감찰’에 맡겨둘 일이 아니라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검찰 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시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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