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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 필요한 디스플레이, 반도체보다 일자리 더 만든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막을 내린 ‘2017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컨퍼런스 및 전시회’의 주인공은 단연 늘어나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 디스플레이였다. 고무줄처럼 당기면 늘어나는 화면은 ‘플렉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종착점’으로 꼽힐 정도로 기대를 모으는 제품이다. 올해 54회째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컨퍼런스에는 전 세계 기술기업들과 연구소들이 대거 부스를 차렸지만 ‘스트레처블’을 전시한 부스는 딱 두곳이었다. 그만큼 기술적 난제가 높다는 얘기다.
 

호암상 공학부문 장진 교수 인터뷰
플렉서블·투명제품 세계 첫 개발
맹추격 중국에 기술 3~4년 앞서
최근 10년 고용 가장 많았던 분야
고임금부터 풀어야 일자리 늘어

세계 최대 전자 부품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실물을 전시한 주인공은 놀랍게도 대학 연구팀이었다.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장진 교수팀은 당기면 30%나 늘어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디스플레이를 전시해 전 세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2017년 호암상 공학부문 수상자 장진 교수가 18일 경희대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2017년 호암상 공학부문 수상자 장진 교수가 18일 경희대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센터에서 한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장 교수는 세계 최초로 플렉시블 아몰레드(2002년), 투명 아몰레드(2005년) 등을 개발한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선구자다. SCI에 실린 논문만 500편이 넘고 디스플레이 관련 국내·국제 특허도 100개 이상 갖고 있어 ‘한국 디스플레이 분야의 선구자’로 꼽힌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올해 상금 3억원의 ‘호암상 공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18일 경희대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센터에서 만난 장 교수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요성부터 거론했다. 그는 “어떤 산업이든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무인화 생산 체계를 갖추지만, 디스플레이는 첨단 분야이면서도 일손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며 “정부가 전략산업으로 키워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부품산업 가운데 한국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가장 확고히 다지고 있는 분야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꼽힌다. 이 중 반도체는 무인 자동화로 생산돼 높은 영업 이익률을 보장하지만, 고용 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디스플레이는 인간이 직접 대면하는 제품이어서 인간공학과 디자인이 제품에 녹아들어야 한다. 사람의 손길이 그만큼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장 교수는 “지난 10년간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산업이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했다.
투명 디스플레이 장진 교수팀이 ‘2017 SID’에 전시한 제품. 상단과 하단 왼쪽은 투명 디스플레이. 하단 우측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잡아당기는 장치. [사진 경희대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센터]

투명 디스플레이장진 교수팀이 ‘2017 SID’에전시한 제품. 상단과 하단 왼쪽은 투명 디스플레이.하단 우측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를 잡아당기는장치. [사진 경희대 차세대디스플레이연구센터]

 
그는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늘리기에 대해 “고임금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풀지 않고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고임금이 고용 확산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채용 감소로 이어지는 고리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디스플레이 업계도, 교수 사회도 모두 국내 임금 수준이 일본 보다 훨씬 높고 대만의 두배에 달한다”며 “아무도 고임금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하지 않는 분위기로는 건강한 기업, 건강한 일자리를 만드는데 한계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같은 국내 업체는 물론, 미국·일본·독일 등 해외 기업들과 다양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에 대한 철학부터 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유럽은 연구 내용이 창조적이냐 아니냐로 지원 여부 결정하는데 한국의 공무원들은 당장 실용화 할 수 있느냐, 사업화 할 수 있느냐로 따진다”고 꼬집었다. 창의성을 도외시한 채 사업화를 따지는 일이 반복되면 미래를 선도할 기반 기술이 두터워지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산학 연구 관행에 대해서도 “외국 기업들은 연구 과제를 놓고 같이 토론하고 실험 결과를 공유하는데 반해 한국 기업들은 기초 데이터 공유 없이 시뮬레이션하라는 식의 부당한 요구가 많다”며 “기업 과제와 학교의 연구과제가 일치해야 학생들이 입사해서 곧바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과 중국 등 경쟁 국가의 기술력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놨다. 장 교수는 “앞으로 10~20년은 한국과 중국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은 많이 처져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액정표시장치(LCD)든 OLED든 최고급(하이엔드) 제품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3~4년 정도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은 모든 투자가 기업 단위에서 머물지만 중국은 정부가 직접 대규모 투자에 나서 기술 발전 속도를 높이는 점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장진 교수는
1954 전남 승주 출생
1977 서울대 물리학 학사
1979 KAIST 물리학 석사
1982 KAIST 물리학 박사
1982~ 경희대 교수
2001~ 경희대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센터장
2007 미국 정보디스플레이학회 석학 회원
2012~2013 한국 정보디스플레이학회 회장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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