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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경제급전, 환경급전 무슨 뜻인가요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Q: 최근 경유세나 미세먼지 논란과 함께 ‘경제 급전(給電)’을 ‘환경 급전’으로 돌려야 한다는 얘기가 언론에 나옵니다. 각각 무슨 뜻이고, 뭐가 다른가요?
 

경제성 먼저 따지는 ‘경제급전’
원자력·석탄 등 에너지원 활용
전기생산 단가 싸 전기료 저렴
가격 높아도 환경오염 줄이는
LNG·태양광 늘리는 ‘환경급전’
문재인 정부 공약, 속도 붙을 듯

돈이냐 환경이냐 … 발전소 가동 우선 순위 말하죠"

 
A: 급전(給電)이란 ‘전기를 공급한다’는 뜻입니다. 경제 급전은 말 그대로 가장 경제적인, 그러니까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을 이용한 전기부터 공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전력시장 운영체제를 이런 비용기반체제(CBP·Cost Based Pool)로 유지해 왔습니다. 가장 싼 에너지원부터 사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당연히 기업과 가정에서 전기를 싼 가격에 쓸 수 있게 됩니다.
 
환경 급전은 에너지원의 경제성 만을 따지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전력을 만들어내는 비용이 더 들어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에너지원부터 써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이죠. 지난 3월 국회 본회의에선 환경 급전을 반영한 ‘전기사업법 개정 법률안’이 통과됐습니다. ‘한국의 에너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돈에서 환경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에너지는 꼭 전력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에너지 소비구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석유입니다. 전체의 절반이 석유로 충당됩니다. 전력이 그 뒤를 잇고 석탄, 도시가스 등을 많이 쓰고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석유의 절반 정도는 플라스틱 등 각종 산업 제품을 만들 때 재료로 쓰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 연료와 같은 수송용이고요. 경유를 사용하면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물질이 발생해 전기차 등 대체 수송 수단을 많이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 반론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한국 상황에서는 전기차를 사용해도 전기의 생산 원료가 친환경적이지 않아 결국 ‘원자력차’,‘석탄차’라는 지적입니다.
 
한국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4분의 1을 전력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인 5분의 1보다 다소 높은 편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역시 다른 에너지원보다 싸게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력 소비는 최근 7년 사이 약 100TWh 이상 증가했습니다. 다른 OECD 국가에서는 전력 소비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지요. 한국도 다른 선진국처럼 산업 등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는데도 경제 규모가 팽창하던 고성장 시기만큼 전력 사용이 늘어나는 것이라 다소 이상하다 할 수 있겠죠. 특히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절반은 기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은 세금이 붙지 않는 원자력과 값싼 원료인 석탄으로 가동되는 발전소 의존도가 높습니다. 천연액화가스(LNG)는 상대적으로 원료 가격이 비싸지만 미세먼지도 덜 배출합니다. 그런데 여름철이 아닌 평소에는 전력 수급이 충분해 화력·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만 써도 충분하니, 굳이 LNG 발전소에서 만들어낸 전기를 살 필요가 없어 LNG 발전소를 지어 놓고도 가동률이 저조합니다. 경제급전 원칙만 따르면 LNG 발전소는 영원히 수익을 못 내 설비를 놀려야 합니다. 한국 LNG 발전소의 평균 가동률은 30%(2015년 기준) 이하입니다.
 
LNG발전소는 2011년 대정전 사태를 겪고 난 뒤 놀란 정부가 민간 LNG 발전소를 대량으로 허가하면서 늘어났습니다. 이후 전력 수급이 안정화되자 한국전력은 다시 평소처럼 원자력발전소와 석탄발전소의 전력을 우선 구입했습니다. 민간 LNG 발전소는 전력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으니 경쟁력을 잃었고, 이미 일부는 적자에 시달리다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이제부터 환경 급전으로 전환한다고 하니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우선 화석연료 사용이 줄면 대기오염 감소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앞서 2015년 7월 발표된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선 특히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많은 노후 화력 발전소 10기를 폐지하기로 이미 약속돼 있었습니다. 화력 발전소 축소 경향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LNG 발전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릴 수도 있습니다.
 
경제 급전 원칙에 따라 한국은 원전 설비도 많이 만들어 왔습니다. 원전 선진국으로 불리면서 설비와 기술을 수출해 수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이 잘해 온 분야를 포기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있습니다. 대신 원전 발전소 생산 전력 의존도를 줄일수록 일본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가 날까 불안해 하는 일도 줄겠지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은 줄었습니다. 일본은 원전 선진국이고 안전에 철저하다고 자신했지만, 대형 참사가 벌어졌고 그 여파는 전 세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사고가 났을 때 감당치 못할 에너지 사용을 경계하자는 게 추세입니다.
 
한국의 경우 전국에 총 25개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구와 국토 면적을 따졌을 때 세계에서 가장 원자력 의존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한국은 지진 위험이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경주 지진 발생을 보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장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경제 급전을 포기하는 대가도 큽니다. 바로 높은 비용입니다. 지금처럼 전력을 마음껏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전력 수급이 계속 안정적으로 이뤄질지 미지수인 거죠.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이지만 현재의 기술로는 관리와 운영이 수월하진 않습니다.
 
이를 근거로 석탄 발전소를 운영해온 기업들은 환경 급전의 큰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속도에 대한 이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기존 화력 발전소의 환경 설비를 교체하는 과정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앞으로 시설에 대규모 친환경 설비 투자를 하면 저렴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민이 오르는 전기 요금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협의도 해야 합니다. 잘못된 누진제 체계를 고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저렴한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게 됩니다. 여기에 LNG도 화석 연료이기 때문에 역시 어느 정도 대기 오염물질 발생은 불가피하다는 점도 잊어선 안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한 친환경 에너지로 완전 전환하는 중간 단계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점진적 전환을 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원전이나, 화력발전소 의존도를 줄여 가면서 5대 에너지원의 균형을 맞추라는 것입니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도 여러 방안이 나옵니다. 우선 우라늄·석탄·LNG를 사용할 때 붙는 세금 체제를 개편하는 것입니다. 환경에 영향을 많이 미칠수록 세금을 높게 매기자는 얘기죠. 이에 더해 각 에너지원 별 비용을 산정할 때 환경·안전·재처리비용 등 생산 외적인 비용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요금을 산정하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영향을 산정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고 이해관계가 엇갈려 합의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결론이 나건 앞으로 전기 요금이 어느정도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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