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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 선진국 도입 땐 저소득층 타격”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누구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도록 완충 장치(cushion)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같은 아이디어를 연구해야 한다.”
 

OECD, 영국 등 4국 대상 효과 분석
복지 줄이고 기본소득에 과세하면
1인당 지급액, 빈곤 기준보다 적어
전 계층의 세금부담은 훨씬 커져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프로젝트가 실패하더라도 안전망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감을 갖고 창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생계를 돕느라 컴퓨터 코딩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기본소득이 ‘쿠션’이 되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저커버그의 축사는 기본소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1월부터 핀란드에서는 기본소득 실험이 진행 중이다. 핀란드 사회보장국은 25~58세 실업 급여 대상자 가운데 2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월 560유로(약 7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본인 의사와 향후 다른 소득 발생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핀란드 정부는 시범실시 결과를 보고, 2019년 기본소득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기본소득이 실업률을 하락시키는지 여부를 관할하기 위해서다.
 
자료: OECD 보고서

자료: OECD 보고서

기본소득 논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부 학자들에 의해 제한적으로 논의되던 기본소득 아젠다가 최근 유명인사와 싱크탱크 등에 의해 여론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이런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5일 ‘정책 묘약으로서의 기본소득’이란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 일자리·소득부문 연구팀은 프랑스·이탈리아·영국·핀란드 4개국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우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국민에 동일한 기본소득을 배분하는 경우 선진국에서는 빈곤층을 줄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모든 계층의 세금부담은 훨씬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소득은 가족, 노동, 소득, 자산에 관계없이 국가가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그래서 보편적 기본소득이라고도 한다. 기존의 사회보장제도에서 제공하는 수당과 혜택 같은 각종 복지제도를 없애고 기본소득으로 대체하는 구상이다.
 
자료: OECD 보고서

자료: OECD 보고서

OECD는 기본소득 시뮬레이션의 전제 조건으로 ▶예산 증액이 없는 선에서 ▶은퇴 연령 이전의 성인 및 어린이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기존의 복지 혜택은 모두 삭감하고(주택보조금과 현물 지원은 유지) ▶기본소득에도 과세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1인당 기본소득 지급액은 빈곤선(빈곤을 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금액)을 밑돌았다. 예컨대 프랑스 성인은 기본소득으로 월 456유로(약 57만원)를 받게 되는데, 프랑스 성인 1인당 빈곤선은 이보다 훨씬 높은 월 909유로(약 114만원)다.
 
현재 복지 혜택을 받고 있는 저소득 가정은 기본소득제도가 실시되면 형편이 더 나빠지는 셈이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조기 은퇴자(55~64세)와 실업자는 현행 사회보장제도에서 받는 혜택보다 손해를 봤다.
 
자료: OECD 보고서

자료: OECD 보고서

핀란드·프랑스·영국에서는 빈곤율이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빈곤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현재 복지헤택이 고소득층보다 빈곤층에게 불리하게 짜여져 있어서다. OECD는 “이탈리아의 사회보장제도는 소득 하위 20%보다 상위 20%의 부자들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여서 이 나라에선 기본소득이 재분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사회보장제도가 부자에게 유리한 나라에서는 기본소득이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본소득의 승자는 중산층이었다. 프랑스·핀란드·영국에서는 현재 아무런 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중간 소득 가정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보고서는 “최저보장 소득 수준만큼 기본소득을 주려면 증세를 필요로 하며, 국민 대다수의 세금 부담이 올라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의 비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모든 사람이 최저보장 소득을 받게 되면 시스템을 어떻게 짜고, 시행하느냐에 따라 혜택을 보는 사람과 불이익을 입는 사람이 나뉘어서 나타난다”며 “근로의욕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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