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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B·C형 간염, HIV 치료제가 제약업계 아이폰”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수석 부사장 윌리엄 리 
미국 제약 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등 국내 유수 제약사들이 롤모델로 꼽는 곳이다. 3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 ‘하보니’, 신종플루 백신 ‘타미플루’ 등 혁신 신약 21개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길리어드가 만든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연간 1000만명이 넘는다.  
 

30년 만에 10대 제약 기업 발돋움
아이폰이 디지털 혁신의 계기 됐듯
신약 개발로 바이오업계 판도 바꿔
적은 직원 수, 파격적 M&A로 보완
예방·치료 넘어 ‘완치약’ 만들어야

윌리엄 리 길리어드 수석 부사장은 “길리어드의 목표는 치료약 개발이 아닌 질병의 완치”라며 “최고의 약으로 환자들의 삶을 더 낫게 해야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길리어드]

윌리엄 리 길리어드 수석 부사장은 “길리어드의 목표는 치료약 개발이 아닌 질병의 완치”라며 “최고의 약으로 환자들의 삶을 더 낫게 해야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길리어드]

길리어드는 198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화학박사 출신 3명이 힘을 합쳐 세운 바이오 벤처 기업으로 시작했다. 시가 총액은 2002년 2억 달러(약 2200억원)에서 858억 달러(약 96조원, 2017년 5월 현재)로 뛰며 ‘글로벌 10대 제약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길리어드의 전 세계 임직원 수는 8600명이다. 노바티스(11만명), 바이엘(11만명), 화이자(7만명) 등 여타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5일 방한한 윌리엄 리 길리어드 본사 연구부문 수석부사장에게 길리어드의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전략을 들어봤다. 화학 박사 출신인 리 부사장은 91년 길리어드에 합류했다. 그는 HIV(에이즈 바이러스), 간 질환, 종양, 염증, 호흡기 질환 등에 대한 길리어드의 연구 및 임상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리 부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길리어드는 약을 만드는 회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익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간의 숱한 실패 사례에 굴하지 않고 R&D에만 집중한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만든 의약품이 세상에 얼마만큼 기여를 할 수 있는지다”라고 설명했다. 존 마틴 길리어드 최고경영자(CEO)도 공식 석상에 설 때마다 “길리어드의 경영 철학은 의약품이 아닌 과학을 파는 회사”라고 강조한다.  
 
길리어드의 목표는 ‘질병을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을 만드는 것이다. 치료 약물을 내놓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약효와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시킨다.  
 
2004년 HIV(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인 ‘트루바다’를 내놨지만 2012년 좀 더 개선된 HIV 치료제 ‘스트리빌드’를 내놨다. ‘트루바다’는 2012년 에이즈 예방제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트루바다는 현재까지도 에이즈를 예방하는 용도로 허가를 받은 유일한 의약품이다. 의약품을 처방대로 정확하게 복용한다면 에이즈 예방 효과는 96%에 이른다.  
 
길리어드는 2013년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에 이어 이듬해인 2014년에도 만성 C형 간염 치료제 ‘하보니’를 출시했다. ‘소발디’는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60%에 머물렀던 C형 간염 완치율을 97%까지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첫 해 매출이 100억 달러(약 11조200억원)를 넘었다. 한 알에 1000달러가 넘는 높은 가격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길리어드는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저렴한 가격 정책을 내세운다.  
 
길리어드가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B형 간염이다.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등 간질환과 간이식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 부사장은 “길리어드는 이미 B형 간염 치료제를 내놓긴 했지만, 우리는 질환을 완치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리어드에는 ‘제약 업계의 애플’라는 수식어가 종종 따라붙는다. 애플이 ‘아이폰’이나 ‘맥북’으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시장에서 혁신을 이룬 것처럼 혁신 신약으로 제약 업계에서 애플에 필적할 만한 역사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리 부사장은 “우리가 만든 C형 간염·B형 간염·HIV 치료제가 곧 ‘제약 업계의 아이폰’”이라며 “이 약들은 치료 판도를 바꾸고 환자들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꾸준히 아이폰 시리즈를 내놓는 것처럼 우리는 최고 효능의 신약을 만든 이후에도 안전성·효과·환자 편의성을 발전시킨 약을 계속 내놓는다”고 설명했다. 길리어드가 보유한 HIV 치료제는 12개다. B형 간염 치료제와 C형 간염 치료제도 각각 3가지 치료제가 있다.  
 
제약회사 답지 않은 파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길리어드 만의 특징이다. 길리어드는 지금까지 총 14개 제약 관련 기업을 인수해왔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소발디’로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2011년 신약 개발업체인 파마셋을 104억 달러(11조6600억원)에 인수하면서 가능했다. ‘소발디’와 ‘하보니’의 합산 매출이 매년 10조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M&A 케이스다.
 
리 부사장은 “HIV 치료제를 만들 때도 벨기에 및 체코의 대학 과학자들과의 파트너십이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HIV 관련 연구자가 우리 회사에는 600명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6만명이 있다”며 “길리어드가 모든 것을 혼자 다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국내 기업 중에서 LG생명과학과 한국화학연구원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하보니’의 원료를 길리어드에 납품한다.  
 
작고한 부친이 한국전쟁 참전 용사였다는 리 부사장은 한국 제약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데이터 수집 체계가 상당히 우수하게 갖춰져 있다”며 “신약 개발과 임상 연구 진행시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극찬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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